뉴노멀 시대 관광산업의 지향점, 관광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간 융합 이루어져야
뉴노멀 시대 관광산업의 지향점, 관광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간 융합 이루어져야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3.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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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김현정 박사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김현정 박사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김현정 박사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하동원 한국융합관광연구소 소장은 관광학의 다학제적 성격을 강조한다. 관광학은 홀로 존재하기보다는 다양한 사회현상과 사람들의 이동이 만들어가는 사회학의 한 분야라는 것이다. 따라서 관광산업의 발전은 필시 다른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이뤄질 수 있고, 이뤄져야 한다. 이제까지 관광산업은 변두리 산업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해양관광은 해수부에서, 생태관광은 환경부에서, 스마트관광은 과기부에서, 전시산업은 산자부에서 구분해 수행하는 것만 봐도 관광이 주체가 아닌 부분으로 인지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분야 내 관광요소들이 관광을 중심으로 모여야만 다양해지는 관광객들의 요구, 관광업을 둘러싼 산업구조의 변화, 바이러스와 전쟁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관광산업 간의 결합과 관광산업과 산업 간 결합을 연구하며 관광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는 일에 앞장서는 곳. 한국융합관광연구소의 하동원 소장, 김현정 박사와 관광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미래의 관광산업을 이끌 융합 전문가들

한국융합관광연구소는 관광 분야의 석·박사 출신의 전문가들이 모인 민간연구소로 관광학의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처방식 관광컨설팅, 관광계획이 아닌 논리적 이론과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는 공공기관 및 지방정부의 관광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서울관광재단과 뉴노멀 시대의 서울 관광산업 융·복합 방안 연구를 수행하며, 한국관광공사와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 연속으로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지정한 최우수 관광 마을(Best Tourism Villages)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농촌 지역이 선정되는 데 연구소가 큰 역할을 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는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개발과 농촌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부터 최우수 관광 마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당 최대 3개의 마을을 추천할 수 있으며, 문화, 자연자원, 잠재성, 경제·사회적 지속성, 민관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다. 전 세계 57개 국가 130개 마을이 응모한 가운데 유엔세계관광기구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32곳이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되었고, 이중 하동군 평사리가 포함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 해 전에 신안군 퍼플섬과 고창군의 고인돌, 운곡습지마을이 선정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탈리아의 이솔라델질리오, 스위스의 무르텐, 페루의 라마스, 중국 다자이 등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지역들 사이에서 2년 연속으로 최우수 관광 마을에 한국의 마을이 선정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지역관광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인 동시에 관광을 통해 한국의 국제관광 리더십을 높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일이기도 하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개인화, 안전의식강화 등이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캠핑으로 촉발된 아웃도어 여행의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연구소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활용한 관광이 새로운 관광산업이 될 것으로 예측하며 관련 연구를 본격화했다. 이밖에도 생태관광과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와 관광,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와 관광 등의 연구에도 주목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 이 같은 요구가 커지는 이유는 관광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여행, 숙박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쓰레기 배출, 생태계 훼손, 환경오염 등을 발생시키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을 위해 ESG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였고, 연구소 또한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ESG 경영 실천에 나섰다. 여행업계는 친환경 여행상품 출시와 사회공헌 활동으로 힘을 보탰고, 호텔업계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내부 캠페인을 시행하는 그린 캠페인을 비롯해 중소협력사들과 공정거래계약을 체결하고 판매 노하우 전수 및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관광산업의 미래를 위해 환경보전 노력, 안전 및 고객 보안 강화, 상생 및 윤리 경영 등 3개 요소에서 관광 분야 ESG 실천을 공동 추진하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노력을 이어나가기로 약속했다.

대표적인 융합관광으로 떠오르는 MICE(Meetings, Incentive Travel, Conventions, Exhibitions/Events) 관광 마케팅 전략 수립 연구도 연구소 설립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MICE 산업은 대규모 회의장이나 전시장 등 전문시설을 갖추고 국제회의, 전시회, 인센티브 투어와 이벤트를 유치해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사업으로 숙박, 교통, 관광, 무역, 유통 등 관련한 사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MICE 방문객이 지출하는 금액이 단순 레저나 관광목적의 일반 여행자보다 많고,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점에 주목하며 MICE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유치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여수시는 지난해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1059건의 MICE행사를 유치해 33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국제회의 유치활동 및 국제회의 개최지원, 해외 마케팅 활동, 국제회의 관련 정보제공, 전문인력 양성, MICE업계 네트워킹 구축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연구소는 이러한 연구의 주체인 한국관광공사의 활동을 위탁 운영하며 MICE산업을 통한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김현정 박사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국융합관광연구소 김현정 박사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관광업계의 혁신적인 도전들

관광산업은 자연자원, 인문자원, 역사자원, 인공자원 등 순수관광산업 등의 테두리 안에서 바라보던 전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관광산업은 관광객의 다양한 니즈가 반영된 동태적인 산업인 만큼 관광객이 관심을 가진다면 어떤 분야도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지구상의 모든 자원을 관광자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가치사슬인 호텔이나 여행업을 비롯해 간접적인 가치사슬로까지 시선을 확장하고, 확장된 관광산업 가치사슬 속에서 어떻게 유기적 결합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융·복합 관광 사례로는 마이리얼트립이 가이드라이브와 함께 국내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랜선투어가 있다. 가이드 매니지먼트 기반의 제작사 가이드라이브는 유튜브, 네이버프리즘, 아프리카TV, 화상회의 시스템 등과 결합해 실시간 랜선 여행 패키지를 출시했고, 이를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판매했다. 세계 각지의 베테랑 가이드가 여행지를 소개하는 실시간 소통 기반의 라이브 투어로 해외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현지 라이브와 해외 명소들을 영상자료와 사진으로 안내하는 스튜디오 라이브 등의 상품을 구성했다. 온라인랜선투어는 출시 5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6000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는데,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시기에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협업을 대안 상품으로 마련해 위기를 극복한 현명한 융·복합 관광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숙박업과 플랫폼 간의 결합 산업의 사례도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은 최근 의류대여 서비스업체인 렌트더런웨이와 협력해 여행지에서 입을 옷을 제공하는 옷장 컨시어지 서비스를 런칭했다. 고객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W호텔 4개 지점(아스펜, 마이애미 사우스비치, 워싱턴DC, 할리우드)의 렌트더런웨이에서 원하는 의상스타일을 고르면 예약한 객실 옷장을 통해 옷을 수령할 수 있다. 지역에 따른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공하며, 객실에서 체크아웃할 때 대여품을 반납하면 돼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니즈를 겨냥한 것으로 호텔은 물론 비관광분야인 패션 분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업 간 융합 외에 뉴노멀 시대를 고려한 돌발적인 변화의 특성 또한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전 산업 분야에 거대한 변화를 촉발했다. 한 치 앞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든 전염병이라는 전례없는 이슈를 경험하며 우리는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하동원 소장과 김현정 박사 역시 앞으로는 갑작스러운 변화와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대처가 중요해질 것이라 강조한다. 한국융합관광연구소는 뉴노멀 시대의 환경을 요목조목 분석해 관광산업이 안정적으로 존속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9가지를 정해 지켜나가고자 한다.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고려하고 생태적 기능을 강화하는 환경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기술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첨단성’, 고객의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관광의 체험성과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몰입성등이 포함된다.

관광은 특히 외부적인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불확실성이 강한 뉴노멀 시대에는 성장보다는 낙차의 폭을 줄이는 게 중요해요. 연구소가 정의한 9가지의 뉴노멀성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반등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부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해요.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관계를 통해 채우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산업 내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까지 대두되는 뉴노멀 시대에 모든 문제를 대비하고 해결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관광을 주축으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탈바꿈한다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제 관광모델을 주도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관광을 중심으로 연결되며 뻗어 나가는 선들의 중심에 한국융합관광연구소가 자리할 것이다.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국융합관광연구소 하동원 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관광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연구소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정보통신 분야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온데다가 관광학부의 석사와 박사과정을 거쳐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전문가로서 200여 회 이상의 지역 및 산업 관광컨설팅을 진행하며 지역과 산업계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하동원 소장이 한국융합관광연구소의 적임자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관광산업의 진정한 성장을 바라는 그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소기업들이 급격한 기술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정책, 관광산업과 산업과의 융합에 기반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관광이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그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광객의 숫자를 목표로 정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

제 삶의 철학 중 하나는 하찮음의 미학이에요. 가볍고 사소한 일들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며 이것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작은 도전과 실패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며, 임시적, 가변적, 실험적, 동태적, 예측 불가능적의 상황을 즐깁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하 소장에게 관광분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관광은 정의할 수 없고, 영역도 확정할 수 없으며 다만 모든 것이 관광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사회현상을 즐겁게 바라보고 있다. 관광객이 가는 모든 곳은 관광지이며, 관광객이 사는 모든 물건은 관광상품이다. 그는 다만 관광이 일상의 모든 곳에서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존재할 수 있도록 연구소를 통해 의미 있는 과정들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실험적 접근을 통해 창의적인 관광 해법을 제공하고, 틀에 박힌 정형화된 접근에서 탈피해 관광 분야와의 이질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관광 가치를 창조해갈 연구소의 하찮은 도전과 실패들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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