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엔데믹과 함께 다시금 회복을 준비하는 여행·관광산업의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관광트렌드에 따르면 가장 먼저 지역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일상경험을 추구하는 로컬관광이 주목받고 있으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특산품과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워케이션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한 지역에서 머물러 살아보는 체류형 여행도 급증하고 있어,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지역기반의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구현을 위한 정부와 학계의 발전방안 모색 역시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지역관광업계의 변화와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대안
관광업계에서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의 큰 변화는 바로 ‘디지털화’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융합이 지속됨에 따라 관광산업 역시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재편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지방관광업계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구현을 위한 대응전략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김영미 교수는 뉴노멀 시대의 지역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도 연구로도 많은 목소리를 내왔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의뢰한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하며 뉴노멀 시대 新성장 동력산업으로서 4대 문화관광 전략산업을 ▲ICT 융·복합 문화관광콘텐츠산업(역사·문화, 예술, 한류 등) ▲Technology MICE산업 ▲스마트 크루즈·요트산업 ▲최첨단 의료관광산업(웰니스·의료·치유)을 강조했다. 세계와 비교해 봐도 손색없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관광자원이 단순한 여가로 소비되는 것이 아닌, 관광수지의 개선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관광지의 접근 연계성을 높인 교통 인프라의 확충과 더불어 복합관광단지를 중심으로 ICT를 활용한 스마트 의료·뷰티관광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점은 정부가 발표한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에서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방한관광 활성화를 비롯해 의료, 웰니스 관광 MICE 등 부가가치가 높은 융합 관광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보다 많은 벤처관광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관광 법령의 제도 정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관광산업의 활력 회복을 위한 지자체의 대응전략 역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유동인구 증가를 위해서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지역관광산업의 활성화는 곧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 주력산업이기도 하다. 이에 김 교수는 지역차원에서의 관광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소멸 요인을 고려해 초광역 협력 차원에서 이러한 4대 문화관광 전략산업이 육성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며, ICT 융·복합 문화관광콘텐츠산업을 광주/전·남북에서, Technology MICE산업과 스마트 크루즈·요트산업은 부·울·경에서, 최첨단 의료관광산업은 대구·경북에서 주도적으로 육성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가 지난 20년간 구축한 데이터를 분석해 봤을 때 전문가들 역시 각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살려 차별화된 문화광관 전략산업 육성 기반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지역관광산업을 新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현행 법령과 제도, 예산 및 조직과 같은 추진체계도 확립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문화관광분야로 확대시켜 보다 구체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역관광 활성화, 관광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핵심적 열쇠가 되어야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엔데믹을 맞이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지금이 오기까지 여행과 관광을 즐기는 형태 역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미리 여행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즉흥적이고 개별적인 여행수요가 증가했으며, 여행의 의미가 단순히 공간의 이동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기록을 남기고 간직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그 속에서 일상 속에 지친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힐링’의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일상의 매순간이 여행이 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로컬관광’이 자리한다. 그 곳에서 밖에 경험할 수 없는 특색있는 지역색깔은 여행의 재미와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과 맛집은 여행의 필수코스로 함께하며 지방관광의 핵심요소로 급부상했고, 지역 고유의 여행 콘텐츠 및 경험에 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미 교수는 이처럼 로컬관광의 활성화는 지역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귀결되는 만큼, 변화된 트렌드에 따라 관광법규 역시 바뀌고 다시금 재정비되어야 하는데, 아직 실상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관광환경에 관련 기관 및 업계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관광추진조직의 성장과 역할이 보다 중요합니다. 정부와 업계 모두의 노력을 바탕으로 토대를 재정비하고 국제관광 모델을 주도하기 위해서 입법과 제도개선이 우선되어야 하죠. 일례로 상대적으로 교통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우버와 같은 혁신적인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관광진흥법의 제정을 통해 민간차원의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등 현재 수요에 맞는 적절한 법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여행·관광산업의 트렌드 변화가 만드는 지역관광의 선순환
지역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체험하는 로컬관광을 통해 지속적인 지역관광인구가 유입되는 만큼, 로컬자원의 활용성도 어떻게 높여나가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김영미 교수는 상대적으로 관광수명이 짧은 기존의 지역축제 및 숙박기반의 여행을 벗어나 지역민 주도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을 위한 지능화된 관광개발 전략이 요구됨에 따라 정부지원의 관광두레와 관광벤처 같은 지원사업은 로컬자원을 토대로 관광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연계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속적인 발전과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건 쉽지 않겠지만, 섬·갯벌·숲과 같은 자연자원을 토대로 교육 중심의 ‘생태관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농어업 환경을 토대로 ‘농어촌 치유관광’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으며, 쉼이 있는 비즈니스 관광을 위해 지역에 개최지를 둔 ‘유니크 MICE’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1천만 반려동물 인구 시대에 걸맞게 지방을 중심으로 펫비치 인프라 조성을 비롯해 펫텔과 같은 펫산업 육성으로 ‘반려동물 동반여행’ 수요를 맞추고 있고, K-비건을 주도하는 사찰음식·종가음식·향토음식·전통주와 같은 지방 음식을 소재로 한 ‘미식관광’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충분히 지역기반의 관광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기반의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이 선순환되는 모델을 양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역관광의 지향점 중 로컬자원 외에도 디지털 전환의 가속에 따른 트래블테크(Travel-tech)를 통한 ‘ICT 기반의 여행서비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속하는 것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전남도 역시 ICT 접목 문화관광 콘텐츠 발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오픈한 전남 관광 메타버스는 전국 245 지자체 중 처음으로 개발·운영되었으며, 전남 관광형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현실을 가상 세계에 단순히 옮겨 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광객들에게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고 지역 특산품 판매를 진행하는 한편 게임을 통한 간접 체험을 통해 생산적이고 실용적인 활동을 가능케 해 큰 파괴력과 확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고유의 특색에 IC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관광산업은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이점을 토대로 지역을 활성화시킬 새로운 아이덴티티이자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돌파구가 되어줄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상호보완적 관광산업, 지역기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아시다시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이 바로 ‘관광’이었어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도 산업의 전망에 관해서 쉽사리 언급할 수가 없었기에 저 또한 많은 고민을 했었죠.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고 스스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음을 깨닫고 얼른 저를 다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자들에게도 이런 점을 늘 언급하고 강조하고 있죠.”
동신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통해 미래 지역관광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해온 김영미 교수는 국가의 중심에 지역이 있음을 피력하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활동을 전개해왔다. 지난 2022년 ‘뉴노멀 시대의 지방관광’을 출간을 비롯해 지방관광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대안 제시에 초점을 맞춘 전문서적을 다수 출간했으며, 최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의뢰한 ‘지역간 연계협력을 통한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 정책 연구용역을 수행하며 초광역협력 지역특화 문화관광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과 중장기 추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0년 8월 IRSSM 국제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 수상과 함께 그간 해외 학술지에 꾸준한 논문투고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2곳(IBC·Who’s Who)에 등재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쳐온 그다.
지역사회 및 문화관광 발전을 위한 대외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2기·3기 문화관광 전문위원으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전라남지역혁신협의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윤리심판원 부원장 ▲한국지역문화학회 이사 ▲전라남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전라남도관광재단 비상임이사 ▲참여자치21 문화예술위원장 ▲지방활력연대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지금은 미래인재양성과 지역사회 봉사를 넘어 대한민국이 관광대국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저의 향후 목표이자 방향성이랄까요. 기존의 한정된 관광법령과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단순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고치는 식의 임시방편은 지역관광을 주도적으로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관광업계가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가 지역기반의 국제관광 모델을 주도하기 위한 입법과 제도개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관광업계를 대변할 수 있도록 내년 즈음에 정치 입문을 위한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관광업계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관광산업은 공급자인 지역이나 국가가 산업의 성장을 판가름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인 관광객이 산업을 결정하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업계의 사회적, 경제적 현상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는 학계의 연구와, 관광산업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인 기반, 그리고 민간중심의 관광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업의 사업기반이 고루고루 조성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일상으로 확대되는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를 기반으로 경계를 허물고 관광산업의 수요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들이 수립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