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세종대학교 교수- 국내 민간 시뮬레이터 시장 강화와 본격 세계화에 한 획
윤석준 세종대학교 교수- 국내 민간 시뮬레이터 시장 강화와 본격 세계화에 한 획
  • 안수정
  • 승인 2016.05.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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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의 사전적 의미는 ‘거친 땅을 일구어 논이나 밭과 같이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듦’이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분야를 처음 개발하는 사람을 ‘개척자’라 칭한다. 험난한 길을 다듬어 고르는 과정은 고통과 역경이지만 세종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윤석준 교수에게는 즐겁고 가슴 한쪽이 뿌듯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모방했던 추격형 연구개발 패턴에서 탈피해 창조경제의 토대를 제시하는 선도형 연구개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그는 국내 최초 운송장비 시뮬레이터 개발자로 민간항공 모의비행훈련장치 ‘SR20’을 개발하며 다시 한 번 업계의 선구자임을 증명했다.  
 
 
국내 최초 민간항공 모의비행훈련장치 개발
윤석준 교수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개월간 민간항공 모의비행훈련장치 개발을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한 결과 ‘SR20’을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증(‘나’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립교통대학교에 납품된 SR20은 곧 예비 조종사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SR20의 개발은 본격적인 시뮬레이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나’ 등급 모의비행훈련장치를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금번 성과는 국산 훈련장치가 경쟁력을 갖추고 활성화되는데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모의비행훈련장치(시뮬레이터)는 국방용으로 제작돼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으며 납품되는 곳 역시 한정적이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SR20’의 개발은 국내 최초 민간항공 모의비행훈련장치라는 점에서 이목을 사로잡는다. 초기부터 민수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준비 중인 특허가 출원된다면 생산단가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어 상용화에 용이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 교수는 ‘SR20’에 대해 미연방 항공청(FAA)에 정식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인증을 받게 되면 약 4조원에 달하는 세계 민간 항공시뮬레이터 시장에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된다. “한 분야의 기술 개발은 단순히 연구자의 업적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을 가슴에 아로 새긴 그는 ‘국내 항공산업 성장의 한 축’이 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열정을 갖고 임한다. 
  
“가격 경쟁력 있는 고정익, 회전익 무인 항공기 시뮬레이터 제품 출시에 주력하며 그동안 국방 분야에 국한되어 있던 시뮬레이터 시장의 한계를 넘어 민간 시뮬레이터 시장의 강화를 통한 수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현재 윤 교수는 중국과 인도 시장 개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까운 미래 중국은 40만 명의 조종사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중국 초보 조종사에게 필요한 기초적 시뮬레이터의 수출 시장이 확장될 전망이다. 따라서 그는 진입 장벽이 낮은 로커스 시뮬레이터로 수출의 물고를 열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운송장비 시뮬레이터 분야의 1인자
국내 항공사 훈련장치의 새로운 장(場)을 연 윤석준 교수. 그의 이런 뛰어난 업적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기에 더욱 뜻 깊다. 서울대학교를 거쳐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그는 연이어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대한항공 산하 항공기술연구원에서 시뮬레이터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1994년 ‘창공91’이라는 국내 최초 소형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등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 근무 당시 영국과 기술 협력을 통해 철도차량 시뮬레이터 최초 국산화에도 성공했으며, 국내 주요 시뮬레이터 개발을 주도한 인물답게 160편 이상의 국내·외 학술논문과 50편 이상의 기술보고서, 2편의 기술전문서적을 발표하는 등 선도형 연구를 진행해 왔다. 고정익, 회전익 무인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개발은 물론이고 전동차, 낙하산, 패러글라이더 시뮬레이터 등의 개발, 항공무기체계 전술 시뮬레이션 엔진(AI) 등은 그의 손에 의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또한 한국모의훈련체계협회를 창립하고 10년 동안 회장을 역임 하면서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선도연구와 응용을, 회사에서는 전문 기술을 갖춘 직원들과 함께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제품과 솔루션 개발에 매진한 윤 교수. 그가 설립한 (주)모델심은 가상조종석 개발, 전쟁기념관 4D 체험관 개발, TAD 시뮬레이션 SW 개발, (K)F-16 전술훈련용 시뮬레이터의 HLA 기반 상호운용 S/W 개발, Cessna 172S 시뮬레이터 개발, KT-1 모의비행훈련장치 등을 개발했다. 이 같은 제품을 개발하기까지는 시뮬레이션 선행연구와 저가형 시뮬레이터 기술 및 관련 발명특허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고정익기·회전익기·유도무기 모델링 및 선로차량·자동차·전차 모델링 등 동적 개체 모델링 기술과 시뮬레이션 요소기술인 실시간/비실시간·전술·HLA 연동기술 등이 기반이 됐다. 운송장비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가지고 기술 개발에 역량을 강화해 온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8년부터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또 다른 업적은 바로 후진 양성이다. “제자들을 양성하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이들이 시뮬레이터 분야에 진출, 기술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라고 또 다른 의미의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 윤 교수. 이를 연구의 동력으로 삼은 그는 난제로 남아 있는 국방 헬기 시뮬레이터 분야로의 새로운 도전을 계획을 밝혔다. 군용 헬기는 기동 구조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원천 리모델링 기술이 부족한 실정이기에 그의 도전 자체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도전하는 자만이 성취할 수 있다”
개개인의 마음에서 요동치는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때, 비로소 연구자의 노력과 창의성이 그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윤석준 교수는 호기심이 이끄는 연구에서 한계성을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시각을 도입해 온 인물이다. 자신의 연구가 ‘서랍속의 기술’로 머무는 것을 지양하는 그는 시뮬레이션 선행연구와 저가형 시뮬레이터 기술을 보유, 시뮬레이터 시장의 한계를 넘어 민간 시뮬레이터 시장의 강화를 앞당기고 있다. 
  
“한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박 겉핥기식의 개발이나 유행을 좇아가는 기술 개발은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현장 노하우가 많은 경험자를 주축으로 국가적 지원과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죠. 앞서가는 연구, 선구적인 기술 개발이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열쇠이며,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연구자도 중요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은 질문을 찾아내거나,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문제에 매달리는 연구자들을 우대하는 정책이 절실합니다.” 
  
그는 최근 TV 방송이나 ‘알파고’ 등으로 주목 받는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 분야의 시초 역시 비행 시뮬레이터임을 언급하며 이제는 VR에 관한 관심이 게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재난 훈련, 의료 분야 등으로 그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항공, 국방, 재난, 의료 분야 등 산업 형성은 충분히 이뤄져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국방 쪽 시뮬레이터를 제외하고는 개발이 제한적이다. 이에 윤 교수는 시뮬레이터 개념 설계를 통해 3D성형, 도시경관 설계, 소방 및 산불방재, 정치, 수지침, 벤처창업 시뮬레이터 등 20개 이상 분야로의 확대 비전을 밝혔다.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항공방산기술 용역사업에서 나아가 준양산형 전시개발, 양산형 초·중·고 교보재 사업 및 스포츠 시뮬레이터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항공이나 우주 기술은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하기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그는 제자나 후배들이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항공, 우주, 과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라면 불확실한 미래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미래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노력을 지속해보길 바랍니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할 때, 비로소 원하는 모습의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한 윤석준 교수.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결실이 바뀌듯이, 뿌린 말의 씨앗은 미래의 열매를 결정짓는다. 이에 기술 개발을 넘어 민간 시뮬레이터 시장의 강화를 위해 씨를 뿌리는 그의 말이 어떤 모습으로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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