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 미래 의과학에 선제 대응하는 연구,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의 내일에 기여한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 미래 의과학에 선제 대응하는 연구,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의 내일에 기여한다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3.01.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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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심,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산업의 도전

국내 유일 보건의료 R&D 전문 국립연구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개발과 관련 기술 연구에 힘써왔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며 주목받은 바, 앞으로 신종 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핵심 기술 연구는 물론이고 국가바이오빅데이터사업 등 미래 첨단 연구개발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기초 원천기술 확보와 인프라 확충 등 안팎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향후 활동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국립보건연구원]

안녕하세요. 월간인물 신년특집 2023년 1월호 기획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국립보건연구원에 대해 간략한 소개 말씀을 직접 부탁드립니다.
네, 반갑습니다. 우리 기관의 시초는 1945년 조선방역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국립보건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3년부터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국립환경과학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암센터 등이 전문 분야가 세분화됨에 따라 분리되어 각각 별도의 기관으로 성장했고, 2004년 SARS 유행을 계기로 질병관리본부가 발족하면서 그 소속기관으로 위치하게 되었는데 현재는 정부조직법상 질병관리청의 소속기관이고, 아시다시피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었는데, 그때 감염병 대응 강화를 위해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신설되면서 국립보건연구원도 조직이 확대되었습니다.
  기관의 오랜 역사와 함께 조직이 개편되고 명칭이 변경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저희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보건의료 R&D 전문 국립 연구기관이라는 것입니다. 2022년 현재 전체 직원은 공무원 200여 명, 공무직 200여 명으로 약 4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보건의료 생명과학 등 분야에서 석사 이상 학위가 있는 연구직들로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력들입니다. 우리 기관이 현재 보건의료 R&D 수행에 집행하고 있는 예산은 약 1,400억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2% 정도로 급격히 증가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조직 확대에 따라서 임무와 역할도 늘었고 이에 따라 예산의 증액도 필요했는데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예산도 확보하고 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2년 한해도 코로나19 감염병을 포함하여 질병연구와 미래 의료 기반 구축에 매진하셨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주요 활동 내용을 언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부터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의 실무추진위원회(위원장 권준욱)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치료제 임상 단계 등 개발 동향 모니터링, 국내 치료제 개발지원 인프라 구축, 방역 현장에 활용 가능한 치료제 확보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고 임상시험 지원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방역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관협력을 통해 세계 3번째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개발한 항체치료제는 물론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임상현장에서 투약할 수 있는 근거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에서 개발이 어려운 공공백신을 정부 주도로 개발하고 민간 개발 백신에 대해서는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 백신 전용 연구시설인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20년에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시설인프라와 표준물질·표준시험법을 활용하여 국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들의 효능평가를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그 성과가 바로 SK바이오사이언스사의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밖에도 무증상감염자 추적과 유행지역의 집단면역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항체가 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는데 그 분석 결과는 방역당국이 정책을 시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국가적인 긴급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감염병 이외의 만성병 연구와 미래의료연구의 기반 구축도 소홀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희 연구원에서는 바이오헬스 미래의료 분야의 성장동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시범사업을 '20년부터 '22년까지 추진하여 희귀질환자 1.5만 명, 기존의 대규모 코호트 사업 연계를 통해서 2.5만 명 규모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여 국내 연구자에게 개방하였습니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사업은 현재 '24년 착수를 목표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게 되면 본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동의한 100만 명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여 정밀의료 연구 및 의료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원에서는 첨단재생의료 발전을 위하여 국가 차원의 줄기세포 연구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생의료 연구개발을 지원을 목표로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센터 내에 GMP 제조시설을 구축하여 임상 등급의 줄기세포자원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성과로 국내 기업에서 임상시험용으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용 줄기세포치료제와 회전근개질환 치료용 줄기세포치료를 제조·공급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 기초과학연구원과의 감염병, 만성병, 유천체·바이오 빅데이터 분야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셨습니다. 또한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를 필두로 신종·변종 고위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과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기관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실 분야별 연구계획과 23년도 계획에는 무엇이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지난 3년간 해왔던 치료제·백신개발 관련 연구는 계속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간의 경험을 교훈 삼아서 어떤 신종 감염병 위기가 오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해야만 하겠지요. 일례로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개발과 접종을 가능하게 했던 mRNA 기술 같은 것 말입니다. 신종 감염병에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mRNA 백신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서 중장기 전략기획을 수립하고 특허분석 및 IP-R&D를 지원해서 민간의 선도기업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mRNA 백신기술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신기술을 위기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발굴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감염병 연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써달라고 삼성의 故 이건희 회장께서 남기신 기부금 사업도 중점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 일환으로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임상 분야 연구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임상 연구부서를 중심으로 감염병 임상연구센터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감염병 임상연구센터가 설립되면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 연구 역량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사업도 중점 추진해야할 분야입니다. '23년에는 무엇보다도 예비타당성 조사에 충실히 임할 생각입니다. 또한 예타에 통과될 것을 고려하여 현재 인체자원은행의 시설을 백만 명분 저장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예산 확보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헬스케어 인공지능, 우주의학 같은 미래 대비 첨단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도 선도적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이 이끌어갈 예정입니다. 헬스케어 인공지능 같은 경우는 작년에 신규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여 '22년도에 기반마련에 착수했고 우주의학 분야는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나 정부안에 담기지 못해서 지속적으로 재정당국에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연구원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연구 성과에 대해 말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 연구원에서는 '19년부터 '21년까지 SCI 논문 270여 편을 발표하였고, 특허 출원과 등록을 각각 30건씩 하였습니다. 모두 훌륭한 연구성과들이라 생각하지만, 예로 드신 유전체정보 기반 당뇨병 고위험군 예측 연구 결과 등을 우수 연구성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29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을 실시해서 당뇨병 발병률이 10배 이상 높은 유전적 고위험군을 찾아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당뇨병을 발병 전에 예측하여 예방정책에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가 중증도에 따라 10년 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혔고 임산부가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 신생아의 성장을 저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을 발표하여 보건당국이 건강증진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였습니다. 감염병 연구분야에서도 초기 델타변이 바이러스 감염바에서 국산 항체치료제의 중증 진행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결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투약환자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감소하였다는 결과 등을 발표하여 코로나19 치료제의 투약 정책의 근거로 제공되었습니다.

‘예방’, ‘조기 진단’ 등 미래 의료의 주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입니다. 특히 효율적인 질병관리와 대응을 위한 과학적인 기술 기반 마련과 동시에 환자 모니터링이나 정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원장님의 의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맞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희 만성질환융복합 연구부에서는 치료보다는 예방 및 조기진단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많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생활습관의 교정만으로 만성질환의 80%는 예방 가능한 병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만성질환은 예방하거나 조기에 진단해서 질환의 이환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미래의료에서는 정보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바이오빅데이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고요. 하지만 모아 놓기만 한 정보는 쓰레기밖에 안 된다고 많은 연구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활용가능한 정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정보의 네트워크 시스템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합니다. 저희 미래의료연구부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을 예전부터 파악하고 의료정보의 표준화,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3년간 세계보건기구 결핵국에 파견근무하던 당시에 총장님이 하신 말씀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라는 책자로 발간하였고 파일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실패에 대한 총장님의 말씀을 되새기고 싶네요. 국산 코로나 1호 백신에 대한 일부 비판적 여론도 보았습니다만, 총장님께서 항상 실수와 실패 속에서 내일의 성공이 움튼다는 취지로 얘기를 많이 하셨고 특히 젊은이들, WHO 인턴쉽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강조하셨지요. 세계 제일의 오케스트라에서도 실수가 나오지만,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중요한 것은 기회를 계속 가져야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월간인물에는 많은 보건의료전문가 분들을 포함하여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국립보건연구원이라는 기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며 저희 국립보건연구원은 어떤 기관이든 협력의 기회가 열려 있음을 알아주시고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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