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 자살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자살예방의 시작이 된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 자살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자살예방의 시작이 된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12.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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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정신 통해 국민행복 실현하는 대한민국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지난 3(2018~2020) 동안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 가장 많았다. 즉 코로나 사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한 자살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복지부 통계를 확인해보면 젊은 연령층일수록 고독사의 원인이 자살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취업 경쟁, 경제난,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외로움 및 고립감 등의 사회적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 불공정 노동시장 개선 등의 사회복지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황태연 이사장은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합니다.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은 우리가 주변의 청년에게 다가가 괜찮니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대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비록 청년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지는 못할지라도 청년들에게 심리적인 지지를 제공해줌으로써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월간인물 신년 1월호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재단을 이끄는 이사장님의 소개와 함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황태연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문제는 현재 10년 이상 OECD 가입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이러한 자살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롭게 설립된 재단에서 국가 자살예방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재단 이사장으로서 그동안 수행해온 자살예방정책이 차질 없이 이어지도록 하고, 재단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여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살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재단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진행한 사업성과에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올해 2차례 개정되었는데, 2월에는 경찰·소방이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을 발견할 경우, 당사자의 동의 이전에 자살시도자 등의 정보를 서면 등을 통해 주소지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제공하는 내용, 6월에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관련 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설립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입니다. 우리 재단은 법률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위해 개 정법 시행에 따른 현황조사 및 간담회 진행, 질의 응대, 법률컨설팅 지원 등을 수행하였고,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특수법인 설립과 독립된 기관으로서의 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올해에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슬로건 사람을 더하세요를 새롭게 개발하였습니다. 자살예방의 시작은 주변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을 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이렇게 개발된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 한국광고PR실 학회에서 공공기관 광고홍보 PR 부분 은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생명지킴이교육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보급을 위해 광역자살예방센터, 경찰청, 국방부 등 생명지킴이 강사양성과정 운영기관 및 교육 기관을 확대하였고, 그 결과 생명지킴이 317천 명과 강사 980명을 양성하였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기업과의 네트워크 형성 및 민간기금 활성화를 통해 ‘22년 총 기부액이 전년 대비 1,600% 증가하였고, 조직 내 자살사건 발생 시 자체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담 인력 양성 훈련과 체계 구축을 6개 시도 (경남, 광주, 대전, 세종, 울산, 충북)를 대상으로 지원하였으며, 심리부검 결과 공동분석을 통한 생애주기별 자살예방 전략 제시를 2개 시도(경남, 광주)를 대상으로 지원하였습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자살에 따른 전 과정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데요, 활동 내용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예방 단계 사업으로는 대표적으로 생명지킴이양성교육이 있습니다. 생명지킴이는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의 신호를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적절한 전문기관에 연계 하는 일을 하는데, 조기발견 조기개입이 가능해 확실한 자살 예방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언론보도나 드라마 등 방송콘텐츠를 통한 모방자살(베르테르효과)을 예방하기 위해 자살보도 권고기준영상콘텐츠 자살장면 가이드라인등을 도입해 상시로 모니터링하면서, 구체적인 자살방법이나 수단, 장소 등이 보도되거나 방송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음, 개입 단계에서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에 전담 사례관리자를 배치하여 자살시도자가 응급실로 들어오면 응급의학과, 정신건강 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자살위험도를 평가해 단기 사후관리서비스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고, 퇴원 이후부터 사후관리 서비스를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이후 지속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면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합니다. 2013년 전국 25개소 병원에서부터 시작해 현재는 80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참여병원 선정과 운영 지원을 하고 있는데, 사업비는 100% 국비로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자살사망 발생 후 24시간 이내 유족을 만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유가족 원스톱 지원서비스를 진행 중입니다. 초기 심리적 안정 지원에서부터 사망 후 처리해야 하는 각종 행정·법률적 절차의 지원, 임시주거비용 및 자녀 학자금, 특수청소비 등 경제적 지원, 그리고 건강한 애도 과정을 통한 회복을 위해 전문상담 및 자조모임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19년부터 광주, 인천·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하여 유족 유입 및 서비스 동의자가 7배 이상 향상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현재(22)는 서울, 인천, 광주 등 9개 시도에서 본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단계적으로 전국 확대될 예정입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오늘날의 자살률은 소득이 낮은 지방과 노인에서 높습니다. 이는 사회가 경제적 부를 기준으로 양극화되어 약자들에게는 절망을 준 것이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고독사 통계를 살펴보면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 노인부양인구 감소 등이 고독사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20~30대 청년층 또한 생존 불안이 원인으로 상향 평준화된 취업 경쟁, 경제난,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감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20대 고독사의 절반 이상, 30대 고독사의 40% 이상은 자살이 원인으로 확인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살을 개인 문제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며, 사회안전망 확충, 불공정 노동시장 개선 등 사회복지 정책 개선이 곧 자살예방 정책일 것입니다. 나아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며, 자살예방은 필요하다는 인식에 국민들이 동감한다면 그 자체가 자살예방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3, 재단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생명존중문화운동 확산을 위해서 민관 협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세계 여성의 날(3.8)’, ‘청년의 날(9.17)’, ‘국제 남성의 날(11.19)’ 등의 기념일이나 특정 연령대가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의류, 화장품 등)와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으며,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운영을 통해 공동캠페인 기획, 부문별 사업추진, 회원기관 네트워크 활성화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 확대 운영 및 생명지킴이 양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생명존중문화 인식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미디어 매체와의 협력을 통해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 확산 및 자살예방 캠페인을 보다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지역의 광역 및 기초 자살예방센터 등과 협업하여 자살유족 원스톱 서비스지원 강화,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사업 추진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근거기반 자살예방정책 지원을 위해서 지역 자살사망자 특성 분석 보고서 발간, 국내외 자살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자살예방정책 추진 지원에 힘쓸 것입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1994년 용인정신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만성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재활센터장을 맡으면서 환자 당사자들이 자기가 원하는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직업재활을 통해 인근 회사와 공장에 환자를 취업시키고 직업 유지를 하도록 돕는 일을 하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생생한 젊은 남자 환자가 있습니다. 제가 인근 공장에 취직을 시켜서 잘 생활하던 중 우울증을 보이며 살 자신이 없다고 농약을 음독하여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였다 퇴원했습니다. 다시 회복하여 직장에 복귀하였으나 얼마 후 다시 증상이 나빠져서 이번에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였는데, 또다시 병동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였습니다. 저산소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갔지만, 다른 환자가 재빨리 치료진에 알려서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후 환자는 다시 직업을 가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다시 취업을 시켰죠. 그 이후로는 성실히 잘 지내고 있고, 저를 만나면 웃으면서 주치의를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분들의 경우 자살율이 일반인에 비해서 3~4배 높습니다. 그래도 의지와 주변의 지지로 위기를 넘기면, 다시 삶에 희망을 가지고 사회에 복귀가 가능하니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전 국민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희망을 담아 메시지를 전해주시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이 처한 고통을 주변 누군가는 공감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며, 나아가서는 국가 차원에서도 다각도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혼자서 감당하시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여 고통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 등 가까운 사람이 죽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돕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방법을 알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합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살경고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이때,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전문가에게 연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생명지킴이라고 부르며, 바로 독자 여러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며 생명지킴이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33천 명이 생명지킴이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누적 약 207만 명의 생명지킴이가 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생명지킴이가 될 때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에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자살예방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러한 활동에 함께해주신다면 우리 사회 역시 보다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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