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무역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뉴노멀을 준비해야 할 때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뉴노멀을 준비해야 할 때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2.0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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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무역학과 황운중 교수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황운중 교수 ⓒ박소연 기자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황운중 교수 ⓒ박소연 기자

세계 경제는 코로나와 뉴노멀의 과도기적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황운중 교수는 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혁신이 가능하며, 그 기회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국가와 기업, 나아가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하나 되어 코로나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있는 만큼 한국 무역의 앞날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 그가 믿는 하나의 진리는 멋진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인내심이 만나 비로소 멋진 결과를 만들어낸다. 경제, 무역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비책을,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학문의 발전을, 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해 애쓰는 사람.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진정한 연구자이자 교육자 황운중 교수를 만났다.

 

한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정책 및 학술연구와 교육을 병행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무역이론을 전공한 황운중 교수는 졸업 후, 세계적인 싱크 탱크로서 국내 대외경제정책 전반에 관련된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실에서 활동했다. KIEP 재직기간 동안 다양한 정책 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통상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며 특히 FTA 타당성 분석, FTA 활용률 제고 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했고, 이를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조약 국내대책위원회 민간위원 등으로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교육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더한 건 2018년부터다. 전북대학교 무역학과로 이직해 연구와 교육을 병행한 지 3년 차가 되었다.

전북대학교 무역학과는 13명의 교수와 700여 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매우 큰 규모의 학과입니다. 세계화 시대를 주도할 국제 무역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과 연구인력의 양성이 교육 목표이며,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GTEP) 사업을 운영하는 등 매우 우수한 학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무역학과로써 전국 유일하게 지원받고 있는 한국연구재단 두뇌한국21(BK21) 사업 또한 글로컬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과 지역산업 문제해결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황 교수가 최근 진행 중인 대표적인 학술연구는 원청-하청기업 간 불공정거래에 관한 연구이다. 원하청 기업의 교섭력(bargaining power) 차이에 기인한 단가인하 요구 등의 불공정거래가 원하청 기업 간 임금 격차의 주된 원인이며, 실제 생산성의 차이 이상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한국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은 매우 가치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업 간 임금 격차의 주된 원인으로 원하청의 수직적 분업구조에 초점을 맞춘 분석입니다. 원하청 거래 네트워크를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하여 더욱 정교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연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글로벌 가치사슬(GVCs)의 심화와 수출의 국내 파급효과, 글로벌 공급사슬 측면에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의 수출증대 효과, 비관세장벽의 수출 및 국내 고용 효과 등에 관한 학술적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또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부터 이어져 온 FTA의 경제적 효과 연구, FTA 수출활용률 계측의 문제점 및 활용률 제고 방안 분석, 고정비용 측면에서의 FTA 경제효과 분석 등의 정책 연구도 진행 중이다. 수행했던 대부분의 정책 연구는 국제무역에 있어 최근의 이슈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통상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소기업을 비롯해 한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에 보탬이 되는 주제들의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정부와 기관, 기업이 힘을 합쳐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

비대면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로 B2C 플랫폼의 디지털 전자상거래가 확대되고, 그에 따른 기업들의 애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수출품이 국내로 반품되는 경우 재수입 증명절차가 복잡하며 추가적인 반품처리비가 발생하기도 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짐에 따라 원산지증명 면제 한도 상향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도 많다. 황운중 교수는 기업 친화적인 디지털 교역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B2C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B2B 기업 간 온라인 거래에 대한 대응 역시 시급하다.

세계적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이미 B2B 거래 플랫폼 시장을 선점했고, B2B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가 코로나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세계적 표준화가 빠르게 진전되는 상황에서 기업 간 온라인 거래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고요. 우리 기업의 B2B 플랫폼 구축과 기업 친화적인 온라인 무역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실시한 무역업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가장 큰 무역 피해는 해외주문 감소라는 답변이 대다수였지만, 적절한 대응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상 온라인 박람회 등 비대면 수출 마케팅을 정부 지원 희망사업으로 요구한 기업의 비중이 높았던 사실로 짐작하건대 박람회나 바이어매칭, 해외 마케팅 등의 현지 수출 활동의 제약이 수출 피해로 이어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산업부 그리고 무역협회, 코트라, 상공회의소, FTA 종합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가상 온라인 박람회 등을 개최하고, 수출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디지털 관련 규범의 제정 및 정비가 시급하며, 정부는 디지털 통상규범에 관한 국제적인 논의 등에 참여해 디지털 무역 성장에 필요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야 합니다. 비대면의 뉴노멀을 연 2020년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 해입니다. 그러나 때로 창의적인 혁신과 변화는 위기에서 비롯됩니다. 국내 수출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디지털 무역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우고,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여 21세기 뉴노멀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세계 경제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며 본격적인 실천 나서야

코로나 팬데믹은 교육 및 연구 분야 전반에 과도기적 혼란을 가져 왔다. 다행인 점은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의 매칭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분야를 이끄는 전문가들의 명강의를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대면 강의는 오히려 미래 지향적이며 한계를 극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황운중 교수는 낙관한다.

연구자로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출장 등의 활동은 줄었지만, 비대면 세미나 및 회의 참석이 활발해진 것. 세계 각지의 경제학 세미나에서 얻을 수 있는 최근 연구 동향에 귀 기울이며 바쁘게 보내는 일상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다. 국내외 정치 및 경제 상황은 어떨까. 황 교수는 수출입이 성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특성상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는 동시에 올바른 보건·검역 정책으로 위기 대응을 잘하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 충격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적을 수 있으며, 최근 타결된 자유무역협정 RCEP 등이 기업의 수출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근 9월 수출은 48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7%가 증가하여 코로나 사태 이후 7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2018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실적으로 수출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어요. 다만, ·중 무역갈등으로 우리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2019년과 비교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청신호로 판단하기에 한계도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더불어 미·중 무역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내년도 1분기 수출회복세 예상은 이른 감이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의 경우 수요와 공급 충격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 안정화 시점을 예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확한 전망을 위해서는 코로나와 미·중 무역갈등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국내외 정치 및 경제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지만, 최근에 타결된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무역공동체 RCEP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상황을 완화할 요소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점은 수출기업의 1차 피해가 생산의 공급망을 따라 중간재를 납품하는 내수기업으로 빠르게 확산했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비용과 시간이 드는 만큼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한 중소 수출기업 및 협력업체가 느끼는 피해와 박탈감은 더욱 클 것이다. 따라서 신용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 정책 등의 단기적인 해결책을 비롯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중장기적인 대책이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키워드로 자리 잡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중 분쟁 및 탈세계화의 가속화, 디지털 경제로의 빠른 전환, 극심한 불평등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노력 역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세기 기술패권과 그 맥을 함께 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다자체제(WTO)의 회복이 어려운 현 상황이 탈세계화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혁신의 가속화가 가중하는 불평등 역시 매우 중요한 이슈이고요. 국가 간 불평등, 산업 간 불평등, 자본과 노동간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체제의 회복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서서히 준비해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황운중 교수 ⓒ박소연 기자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황운중 교수 ⓒ박소연 기자

 

산업정책, 통상정책, 고용정책의 조화가 균형 있는 경제성장의 핵심

황운중 교수는 균형 있는 경제성장은 산업, 통상, 고용정책이 연계되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외면적인 성장과 내면적인 성장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단순히 양적 수출로 성장을 견인하던 과거와 달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출 산업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넓게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작게는 산업 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혁신으로 바람직한 수출 성장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과 함께 정부의 규제 완화 등 제도개선이 중요하고요. 4차산업의 가속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야기하는 고용문제도 해결 과제입니다. 산업정책, 통상정책, 고용정책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이 하나로 융합되어야 하는 정책입니다.”

학술연구, 정책 연구 및 대외활동과 교육까지 실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황 교수. 무엇 하나 놓치는 법 없이 각기 다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강한 의지를 전한 그였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학자 및 정책연구자들과 소통하는 연구자로, 좋은 가르침으로 훌륭한 제자를 키워내는 교육자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정직하게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가 가진 꿈이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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