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 “기술혁신으로 더불어 사는 경제를 만들어갑니다”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 “기술혁신으로 더불어 사는 경제를 만들어갑니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0.11.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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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날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박소연 기자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박성래 기자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 생산, 공급 등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비대면 일상화로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에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소비에서부터 투자습관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혁신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많은 지장을 받았다. 이에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서 나아가,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튼튼한 산업기술 혁신생태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전반의 변화와 함께 이에 따른 KIAT선제적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주력 산업의 위기 극복을 도와 활력을 제고하고 산업구조 전환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나서다
규제는 풀고 도전적 시도에는 과감히 투자해 신산업이 클 수 있는 환경 정비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해 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적인 역할
안전, 고용, 공정, 상생협력, 청렴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선도적으로 실현해 나가다

 

현재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요즘의 관심사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KIAT 기업 지원 서비스 방향, 그리고 한국판 뉴딜 대응 등 2가지입니다. 기업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최근 산업기술 및 경제 환경 변화, 그리고 국정 기조에 맞춰 KIAT의 업무 내용도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KIAT는 지난 8월부터 약 2달간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습니다. 국정기조에 맞춰 KIAT 사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뉴딜 일자리 혁신행정 등 4개 분과로 나눠 KIAT 역할을 도출하고,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위원 23명을 참여시켜 연구개발 현장의 의견도 반영했습니다. 민관 합동 혁신TF에서는 코로나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 및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비대면 기술 및 디지털 전환, 규제혁신 등을 통해 제조기업 고도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고기술자의 전직·창업 지원 확대, 비대면 방식의 인재 육성 커리큘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며 비대면 사업관리 방식을 도입하고, 위기 상황에도 선제적으로 기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극행정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최근에 기업 애로 사항을 많이 접수하셨을 텐데 어떤 점이 가장 안타까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인적·물적 교류가 단절되면서 계획했던 일정 내에 사업 수행을 완료하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KIAT는 국내 기업과 해외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기술협력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올해 초에는 해외 기관들과의 협업이 지연되거나 심지어 중단될 위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연구 인력들이 해외를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어서 원료 공급도 차질을 빚었고 연구개발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KIAT는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행정을 펼쳤습니다. 우선 사업 수행 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해주었습니다. 또한, 정부 R&D과제 수행 시 중소중견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연구비(민간부담금) 비율을 줄여주고, 인건비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관련 지침을 바꾸었습니다. 원격회의 시스템이 필요한 기업에는 회의실과 장비를 빌려주고, 연구개발 과정에서 인증, 실증 등 사업화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소개하고 연결해드렸습니다.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지원 기업 간담회(’201023)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지원 기업 간담회(’201023)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디지털화, 비대면으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 중이신가요?

KIAT는 한국판 뉴딜 이행을 위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 기반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데이터-인력-규제혁신 등 다양한 여건을 기업 친화적으로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산업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제조공정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며, 규제 프리 생태계 조성, 디지털 엔지니어 육성을 지원합니다. 먼저 주요 업종별로 산업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업들이 신규 비즈니스 모델 구상에 활용할 수 있게 플랫폼으로 구축합니다. 공공기술정보 플랫폼(NTB)과 연구장비정보 플랫폼(e-Tube), 소재은행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제조 관련 테스트베드 시설도 확충하여 디지털 신기술을 실험·검증해보려는 기업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융합형 부품 개발과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실험실이나, 5G 통신 환경에서 자율주행이나 첨단 제조로봇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증 공간이 대표적입니다. 소재부품장비 설계·개발, 신뢰성 향상 성능평가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활용도 확대합니다. 이른바 디지털 엔지니어링입니다. 디지털 산업혁신 전용 펀드도 올해 처음으로 800억원 규모로 조성했습니다.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공정 개선을 추진하는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규제 걱정 없이 디지털 기술과 신산업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자유특구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규제 프리존 내에서는 자율수행차, 수소차, 무인선박 등 디지털 신산업을 활성화하여 그린뉴딜 지원에 나설 생각입니다. 이밖에도 시장과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여 신산업 진출이나 사업 재편을 계획 중인 기업에는 R&D와 세제 지원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성공을 거두려면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들이 디지털 리터리시(디지털 기술을 다루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를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AI 전문 인력양성도 확대합니다. 석박사 고급인력 배출 외에도 재직자나 퇴직자가 AI 기술 활용 역량을 기를 수 있게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도 제공할 방침입니다. KIAT는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최소 1,000명의 디지털 엔지니어를 양성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57회 무역의 날을 맞아 우리 기업에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로 성장해 왔습니다. 무역 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무역인들이야말로 경제를 떠받치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각국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더욱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쇼크로 세계적으로 저성장세가 유지 중이고, 보호무역 강화로 여전히 수출 경기 전망이 밝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 3분기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선전으로 수출은 전기 대비 15.6%, GDP는 전기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신 바이든이 당선된 것도 우리 무역에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보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하루빨리 코로나를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성공해서 세계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TASK사업 수원국(에콰도르, 캄보디아) 방역물품 지원(’200924)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TASK사업 수원국(에콰도르, 캄보디아) 방역물품 지원(’200924)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제공동기술개발 사업이 방향 전환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바뀌게 되나요.

KIAT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 국제협력사업을 통해 국내 산학연과 해외 기관 간 국제협력을 지원하고 있는데요,(올해 예산은 630억원) 최근 국제기술협력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술경쟁은 심화되는 반면,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포스트 코로나 선제 대응, 한국판 뉴딜 뒷받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주도를 위해 글로벌 기술협력이 필요해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산업기술국제협력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환합니다. 지금까지는 상대국과의 상호합의에 기반한 공동 관심 분야의 R&D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 국가전략 및 산업정책상 국제협력이 필요한 분야의 R&D를 먼저 추진합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제 대응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첨단 소부장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 기술형 R&D를 시범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유레카(유럽)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국제기술협력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 주도의 글로벌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신설합니다. 오는 21년 말까지 설립될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가 그것입니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기술협력을 추진하는 플랫폼으로, 국가별 발전 수준을 고려해 맞춤형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KIAT의 향후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우리 원은 지난 2019년 기관 창립 10주년을 맞아서 또 다른 10년 후의 모습인 ‘KIAT 미래비전 2030’을 마련했습니다. 산업기술의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플랫폼으로 4차 산업혁명, 보호무역주의, 고령화, 불확실성 증가 등 대내외 환경 변화를 고려해 10년 후 미래 KIAT의 모습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 데이터·인프라·인재 등 혁신기반 확대, 혁신 네트워크 거점화, 경제·산업 새 패러다임에 선제적 대응을 추진합니다. 10년 후 KIAT의 모습은 정책기획 역량을 강화해 산업기술 분야의 싱크탱크로 발돋움하는 한편, 기업 지원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기업 지원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중장기 경영전략(2021~2025) 체계도를 재구성했습니다. 산업기술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플랫폼이라는 비전 아래 미래 신산업 지원으로 한국판 뉴딜 선도 산업생태계의 건강한 성장 지원 현장 중심의 산업혁신 기반 강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혁신경영 등 4가지 전략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실현할 계획입니다.

 

2020년을 평가하신다면 어떠한 해였나요? 또한, 2021년 계획이 있다면요?

올해를 말할 때 코로나를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등 커다란 변수가 산업계를 강타하면서 기업들이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했습니다. 위기에도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마련해야 하는 기업에 올해는 큰 시련의 시기였을 것입니다. 정부와 공공부문이 경제 불확실성을 낮추는 신속한 부양책을 내놓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2021년에는 산업구조 전환기를 맞아 기업 체질 개선을 지원하고, 신산업, 신시장을 육성하는 KIAT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기업들이 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역량을 높여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쓸 것입니다. 원활한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기존 주력 산업에서 신산업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R&D, 세제 혜택 등을 종합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래 신산업 분야 위주로 핵심 기술을 선점하여 GVC 핵심 고리를 주도하고,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규제혁신, 노동자 재교육 등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정책과 지원을 펼칠 계획입니다.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박소연 기자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박성래 기자

 

산학연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경영 타격을 입은 기업이 많아지면서 민간 혁신 동력이 약해질까 우려됩니다. 지금처럼 기업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와 관련 인력이 최우선 감축 대상이 되곤 합니다.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어, 코로나19로 침체 된 세계 경기가 단기간 내 반등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위기 때일수록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수하는 기업은 대부분 잘 나갈 때에 위기에 대비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의 물결을 외부의 위협 요소로만 인식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산학연, -중소기업, 국내-해외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선제적인 기술혁신을 주도하여 어려운 위기를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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