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표준 전쟁’에 참전한 세계 각국...기술 발달과 표준 선점 병행하며 진정한 기술패권 도전해야
[Monthly Now] ‘표준 전쟁’에 참전한 세계 각국...기술 발달과 표준 선점 병행하며 진정한 기술패권 도전해야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2.10.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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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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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미래차, 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패권 선점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기술 우위를 차지하며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점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진정한 기술패권은 고도의 기술발전을 이룬 국가가 아닌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호환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국가에 돌아가는 까닭이다.

 

세계는 미래 산업 ‘룰 세터(Rule-setter)' 역할 차지하기 위한 ’표준 전쟁‘ 중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위기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국가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를 회복한 국가로 등극하면서다.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이 빠른 회복을 주도했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악재들이 산적해있는 까닭이다. 일상 속으로 침투하는 로봇 기술과 이동수단의 혁명을 예고하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빠른 4차 산업으로의 전환 속도 또한 신산업 경쟁력 확보의 시급함을 경고한다. 신산업의 표준 선점은 세계적인 경쟁의 ‘룰 세터’ 역할로 이어지는 만큼 서둘러 ‘표준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표준 선점에 실패한다면 기술 종속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최근 미국, 독일, 중국에 이은 ‘세계 4대 표준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2027년까지 차세대 반도체, 미래차,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250건을 국제표준으로 신규 제안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세계 공적 표준화기구를 대상으로 매년 50여 건의 신규 첨단기술 표준을 제안하며 국제표준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미국과의 협력도 이어진다.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국표원은 미국표준원(ANSI)과 함께 워싱턴 D.C에서 ‘제2차 한-미 표준포럼’을 개최했다. 양국의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포럼에서는 양자기술·차세대 반도체·인공지능 등 첨단 미래기술 분야 표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표원은 첨단기술 분야 국제표준을 확보하기 위한 ‘사실상 표준화기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사실상 표준은 ISO와 IEC와 같은 공적 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표준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시장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재료시험학회(ASTM),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등의 시장 지배력을 갖춘 민간 주도 단체가 정한 기준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이러한 사실상 표준이 업계 표준으로 형성되는 추세다. 이에 국표원은 사실상 표준화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첨단분야 중소·중견기업의 국제표준화 작업을 지원하며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는다. ▲지능형 로봇(한국로봇산업협회) ▲전자 제조(한국실장산업협회) ▲스마트 조명(한국광기술원) ▲스마트 조선(한국산업데이터표준협회) 등 4개 분야가 지원 대상이다.

 

퍼스트무버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 선점해 기술패권 거머쥐어야

한국이 빠른 시간 내에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에 들어서기까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유효했다. 우리나라는 해외 표준을 국내로 들여와 우리 산업과 기술에 접목하는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기술들이 ‘퍼스트 무버’에 등극한 상태다. 이제는 현재의 기술력을 국제표준화하여 우리나라 주도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무게를 실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기획 단계부터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 특허권(IP) 확보 전략까지 종합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퍼스트무버로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통신 분야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인정받는 5G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제 도심항공교통(UAM)과 확장현실(XR) 등 미래 ICT의 중심인 6G 관련 기술 개발 및 표준 선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글로벌 특허가 출원된 6G 기술 약 3만8천건 중 중국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18%), 일본(13%), 한국(10%)이 뒤를 잇는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 6G 표준 선점을 위한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구축 및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담았다.

국제표준화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국제표준에의 대응 또한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국 가운데 표준화 관련 업무를 정부 기구가 주도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에 국표원의 표준화 노하우는 잘 살리되 한국표준협회와 산업별 단체, 대표기업이 표준화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러한 지적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민간 주도의 표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국표원은 최근 민간 주도의 표준화 추진동력 강화를 위한 ‘자율주행차 표준화 포럼’을 개최하고, 현대모비스 조성환 대표이사를 포럼 의장으로 선임했다. 포럼에서는 자율차 국제표준화 동향에 대한 공유에 이어 산업계를 비롯한 민간 중심의 표준화 활동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글로벌 표준 선점은 국가경제 발전과 미래안보를 지키기 위한 무엇보다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은 물론 민간 기업과 단체들이 표준화 작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플랫폼 구축에 앞장서야 할 때다. 퍼스트무버이자 이노베이터로의 도약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 첨단산업강국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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