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고지, 우주를 향해
국방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고지, 우주를 향해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8.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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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김건희 주임교수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김건희 주임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김건희 주임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우주기술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산업에 막대한 이익을 준다. 특히 국방력에서 우주가 갖는 의미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에 우크라이나가 스페이스X로부터 제공받은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항법장치(GPS) 유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러시아의 군함을 침몰시킨 사례에서도 우주기술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전 세계가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대한민국도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성협회 회장인 로버트 주브린 역시 서울포럼 2022에서 미국의 지적 자산 규모를 크게 키운 원동력으로 우주 기술자들을 꼽으며 한국의 인재들이 과학기술에 투신해 국내 우주 혁신의 저변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주 그 자체가 국가의 미래 비전이 되어야 하며, 이 비전을 위해 국가는 역량을 집중해 과학과 공학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 긴밀한 협업과 대담한 도전으로 우주 혁명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이뤄낼, 우주 산업 내 한국의 비상을 많은 이들이 손 모아 기원하고 있다.

 

2022년 방위산업 계약학과 지원사업 선정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설립
2022년 방위산업 계약학과 지원사업 선정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설립

국방·우주 산업을 이끌 산학일체의 혁신대학

방위산업 계약학과 지원사업으로 올해 신설된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는 방위·우주개발 산업의 발전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는 올해 한밭대학교를 포함한 세 개 대학과 방위산업 계약학과 설치 및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방·우주의 미래를 이끌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우주 분야 무기체계 개발을 선도하고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마련되었으며, 각 대학은 국기연에서 학과 운영비와 학과 입학생의 등록금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는다. 한밭대학교의 국방우주공학과는 국방·우주 ICT 분야의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위성 탑재체 개발, ·무인 항공, 위성·서비스, 통신·제어·영상처리 분야의 R&D ·박사 교육과정과 특화 분야별 프로젝트 수행 등을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건희 교수는 학과개설의 총괄책임자로서 참여기업과 교육 인력이 교육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힌다.

글로벌 우주 산업은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2040년까지 시장규모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국방·우주 산업은 전체 종사자 중 R&D 인력의 비중이 자동차 산업과 비교하면 2.5배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인데요, 그러나 늘어난 R&D 연구인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우주공학과는 본교의 스마트광학혁신사업단 및 학내외 물적·인적 교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방·우주 산업 분야의 혁신적인 R&D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우주 분야에 특화된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다른 산업보다 개발 기간이 긴 국방·우주 산업은 장기고용을 유지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국내의 우주 정책이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체제에서 기업 중심의 뉴 스페이스(new space)로 전환되는 등 좋은 성장 조건들이 갖춰졌다. 또한, 대전·충청 지역에는 100개 이상의 국방·우주 산업 참여 기관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정부 출연 기관, 국방과학연구소와 육군군수사령부, 국방 신뢰성 연구센터 등 국방·우주 산업 관련 기관까지 다수 분포되어 있다. 국군의 3군 통합 군사 교육 시설인 대전 자운대와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 신병 훈련소가 위치한 논산 등이 대학과 불과 30분 거리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점을 살려 대전·충청지역 연구원들이 보유한 실험·실습 시설 활용,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인근 국가 군사시설을 활용한 위성시험평가와 개발실무교육추진 등을 통해 대학은 양질의 국방·우주분야 학생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 역시 지역, 기업, 기관과 적극적인 교류와 협업을 추구한다. 참여기업은 함께함으로써 R&D 인재 확보에 따른 연구개발 능력 강화를, 학생들은 학비 부담 없이 전문지식을 습득함과 동시에 취업 또는 고용안정의 기회라는 결과물을 얻길 바라는 그다. 지역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활용해 체계적으로 교육에 반영한다면, 국방·우주 산업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배출하는 것은 물론 지역·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꿈이 멀지 않다고 믿는다. 국방·우주 분야 산업단지를 지역에 구축함으로써 세계의 국방·우주 산업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향해 김 교수를 필두로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가 이제 막 의미 있는 첫 발자국을 남겼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명예의 전당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명예의 전당

그가 만들어갈 국방·우주 산업의 새로운 길

한밭대학교로 자리를 옮기기 전 김건희 교수는 초정밀 광학계 개발의 전문가로서 1993년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 연구 장비개발·운영본부에서 초정밀가공 및 측정 평가기술 확립을 통해 국내 초정밀가공 기술을 선도해왔다. 연구장비개발부가 초기 대전 본원에 입주할 때부터 기초연의 초정밀 장비 부품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품이 없을 정도라고.

오랜 경력만큼이나 지나온 과정과 성과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를 주축으로 한 연구장비개발부는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NASA/JPL,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일본 관서대학교 등과 국제공동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우주진화 모델 연구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적외선 우주배경복사 관측에 필요한 CIBER용 비구면 광학계를 국내 최초로 나사 로켓에 탑재했다. 우주용 적외선 카메라개발 및 시험에 관한 핵심기술을 습득해 과학기술위성 3호 및 대형 적외선 우주망원경 등 프로젝트에 활용했으며, 우주용 광학 부품에 대한 나사 검증을 받고 서브시스템을 납품함으로써 산업과 의료, 국방 등 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에도 성공했다.

분야 내 혁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소기업기술혁신대회에서는 초정밀가공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혁신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장비개발사업단 광분석장비개발팀장으로 있던 2016년에는 기초연(KBSI)에서 한해동안 가장 뛰어난 연구실적을 보인 연구자에 수상하는 올해의 KBSI 인물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KBSI 명예의 전당에 등록되었다. 국내 초정밀가공기반시설 구축을 통해 과학기술위성 탑재체 및 광분석장비의 국산화와 장비개발 융합연구 활성화를 통한 연구분석장비개발 산업육성에 기여한 것에 대한 성과이다.

김 교수는 광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아리조나 광과학대학과 50m 우주망원경의 기초 원천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 독일 최고의 연구기관인 MPS, 일본의 이화학연구원, 미국의 국립천문연구소 등과도 MOU를 체결하고, 국제 연구 교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한국정밀공학회 대외협력이사, 한국생산제조시스템학회 초정밀나노가공부문 이사, 국제 저널인 IJPEM-GT의 편집위원 등 분야 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작년 4월부터는 초정밀가공기초기술 경험을 후학들에게 나누겠다는 결심으로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한밭대학교 기계소재융합시스템공학과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우주공학 전문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된 올해 9월부터는 국방우주공학과의 주임교수로 부임했다. ‘자동차, 우주·항공, 국방, 산업, 의료 및 소방과 같은 안전 및 의료분야에서 적외선 광학 기술의 필요성은 급증하고 있으며, 국가의 핵심전략산업인 우주·항공, 국방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광학설계 및 제작기술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그의 깊은 지식과 경험은 국방·우주 분야에서 새로운 빛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언제나처럼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가 지나온 길에 존경을 보내는 한편, 앞으로 그가 대한민국의 국방·우주 산업 분야에 만들어갈 길에도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김건희 주임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연구진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우주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걸음들

20226, 123개월이라는 길고 긴 시간 끝에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고도 700km에 도달하며 발사 성공을 알렸다. 이로써 한국은 ‘1톤 이상 적재능력을 갖춘 로켓 발사기술을 갖춘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누리호의 핵심기술 개발부터 발사 운영까지 총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곧이어 새로운 미션을 앞두고 있다. 미션의 주인공은 다음 달 발사를 앞둔 한국 최초의 우주탐사선인 달 궤도선 다누리. 다누리는 83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달을 향한 여정에 오른다. 우주로 나가는 첫 탐사선인 다누리가 달 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인도, 유럽연합,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누리호가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긴 했지만, 아직 한국이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우주기술은 인공위성 발사 기술을 훨씬 뛰어넘어 민간기업이 우주여행 상업화를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우주 관광 회사 버진갤럭틱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88.5km 상공까지 비행해 최초의 민간 우주 여행자가 됐고,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 역시 자신이 설립한 블루오리진의 우주 캡슐을 타고 상공 100km에 도달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세계 최초로 궤도 로켓을 재사용하는 데에 성공하는 등 이보다도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다. 다누리가 스페이스X의 도움을 받게 되었듯, 인공위성을 실어 나르는 발사체의 개발에서도 기술의 격차는 크다. 중요한 점은 우주개발산업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김건희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우주 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산업의 핵심이 되는 인재양성과 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선제적으로 수요를 파악하여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과학기술 기반의 강한 국방력과 우주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범부처적 노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플랫폼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제가 초정밀가공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었던 건 한 분야에서만 30여 년 동안 연구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우주산업육성을 위해서도 정부에서 모든 부처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이를 중심으로 각 산업체가 우주 산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반구축과 국제협력의 정책적 지원, 지방자체단체의 특화된 우주산업혁신클러스터 육성, 대학의 기초원천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연결되어야 하는 거죠. 예컨대 군에서는 과학기술인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군을 재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주, 사이버전에 걸맞은 새로운 부대구조, 인력 물자 장비 재배치, 시설 제도 개선 등 첨단기술 기반의 새로운 전략과 싸우는 방법을 습득한 인재를 활용하는 거죠. 과학계에서는 군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거나, 방산업체 기술개발 등에 참여하고,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등 국방 R&D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가 필요할 테고요. 새로운 연구개발 및 인재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범부처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의 관심과 참여도 적극 요청 드립니다.”

올해는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이라는 과제를 이뤄낸, 대한민국 우주 독립의 원년이라고 평가받는다. 많은 이들의 갈망과 아쉬움을 채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해임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지금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방향을 점검해야 하는 시기이다. 누리호의 성공처럼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성실함으로 국방·우주기술의 성과를 차근히 이뤄갈 수 있기를.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우주 시장을 구축할 수 있기를. 무엇보다 누리호에 담긴 노력과 다누리에 담긴 기대가 사라지지 않도록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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