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진단하고 예측하는 연구자, 신기후체제에 대응하는 연구 앞장설 것
이상기후 진단하고 예측하는 연구자, 신기후체제에 대응하는 연구 앞장설 것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2.07.0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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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과학교육학부 대기과학연구실/융합과학연구소 위지은 연구원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열돔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봄부터 때 이른 폭염을 맞이했던 인도는 한낮 기온이 50도를 넘어섰고, 이탈리아에서는 가뭄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에서 침몰했던 선박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역시 지난 5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대학교 대기과학연구실 위지은 연구원은 이러한 평범하지 않은 기상현상 즉,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예측을 통한 프로세스 기반의 해당 연구는 한반도의 기후 위기에 근본적인 대응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학교 과학교육학부 대기과학연구실 위지은 연구원 / 사진 박성래 기자
전북대학교 과학교육학부 대기과학연구실 위지은 연구원 / 사진 박성래 기자

 

동아시아 이상기후 모의 진단을 위한 프로세스 기반 메트릭스 개발 연구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연구개발 사업인 기후 및 기후변화 감시·예측정보 응용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시작된 <동아시아 이상기후 모의 진단을 위한 프로세스 기반 메트릭스 개발 연구>는 총 3년의 연구 기간 중 올해로 마지막 연차를 맞이했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위지은 연구원은 제주도에 위치한 국립기상과학원을 오가며 막바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과학교육학부 대기과학연구실 문병권 교수를 필두로 한 이들 연구팀은 동아시아 여름철 폭염과 장기간 강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한 계절을 3개월로 보았을 때 계절 내에 일어나는 이상기후 현상은 짧게는 2주에서 2개월까지 나타날 수 있다. 기간에 따라 현상을 예측하는 과정에는 초기 자료의 영향과 해당 기간 동안 일어나는 추가적인 현상에 따른 강제력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그동안은 관련 연구들이 더딘 상황이었다. 해당 연구는 계절 내 규모의 연구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이상기후 현상 예측에 있어 단순히 예측 오차의 감소뿐만 아니라, 원인이 되는 이상기후 프로세스를 얼마나 현실에 기반하여 예측하고 있는지를 고려하고자 하였고, 특히 예측 모델의 성능 향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세스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전개한 이번 연구는 실제로 한반도에 폭염이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고, 폭우와 폭염에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동시에 프로세스 기반의 메트리스를 개발/검증하고 오차를 줄여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위 연구원과 연구팀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했던 동유럽 지역 상층 고기압 발달이 전파되면서 한반도 폭염 출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혀냈으며, 지형에 의한 국지 순환과 해수면 온도의 영향에 의해 한반도 폭염이 정량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다음으로 이들은 폭염과 과다 강수를 모의 진단할 수 있는 핵심 프로세스 기반의 매트릭스를 개발했으며, 동유럽 상층 고도장 및 북서 태평양 대류활동을 한반도 폭염의 프로세스로, 인도양 대류 순환과 북서태평양 고기압 지역의 연직 순환을 한반도 과다 강수의 프로세스로 결정하여 진행하였다. 진단 메트릭스는 폭염의 경우 동유럽 상층 고도장의 아노말리 시계열, 북서태평양 연직 순환 아노말리 시계열, 장기간 강수는 매든-쥴리안 진동의 위상 1-3에 머무르는 기간과 진폭 및 북서태평양 고기압의 위치 및 강도 등이 활용하였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현재는 기상청 슈퍼컴퓨터에 전지구 기후 모델과 기후예측시스템을 설치하였고, 전 단계에서 밝힌 프로세스 기반 진단 메트릭스를 모델 실험이나 관측관련 자료를 통해 검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실험들을 수행 중이다.
"지난 2018년의 대폭염과 2020년의 장기간 강수 현상에 저희 모델을 적용해보았습니다. 어떤 프로세스가 모델의 예측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프로세스인지를 찾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말 그대로 성능이 좋은, 예측을 잘하는 모델을 개발하고자 많은 시도를 거쳤습니다. 얼마 전 기상청 슈퍼컴퓨터에 전지구 기후 모델과 기후예측 시스템을 설치하고 관련 실험을 수행중에 있으며 후속 실험과 결과 분석을 앞두고 있습니다."
위 연구원은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예측 모델의 오차를 감소시켜 올바른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결과적으로 현실을 제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만약 바르지 못한 프로세스로 인한 오차 발생이 서로 부호가 다를 경우에 오차가 상쇄되면 모델이 작은 오차를 가지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우에는 어느 한 프로세스를 개선했을 때 모델의 오차가 더 커질 수 있으며, 따라서 단순히 성능 향상에만 목적을 가진다면 궁극적으로 모델 수행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향한 행동 실천할 때, 신기후체제에 대응할 연구 이어간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다양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대한 비용이 치러지고 있다. 이에 위지은 연구원은 지금보다 더 큰 변화를 대비하여 정확한 전망과 예측은 물론이고 세계시민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지난 400만년 중에 처음’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이전에는 없었던 사례가 처음 출현하였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없었던 사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2018년 대폭염과 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 빈번하고 강력하게 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의 큰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발간된 IPCC 6차 보고서에서도 지금의 기후 변화는 우리가 만들어낸 온실기체 배출의 결과이며, 20세기의 변화보다 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국제협력,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등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 스스로의 실천의지와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한 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수백년, 수천 년 동안 대기에 머무른다. 지금 당장 탄소중립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오랜 시간에 걸쳐 낮아진다는 것이다. 위기를 직면한 이상 미루지 않고 곧바로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난 2020년 교토의정서 만료에 따라 새로운 기후 대응 시스템인 신기후체제가 출범했다. 파리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아우르는 모든 나라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설정해 제출할 의무를 부과하였고 5년마다 목표를 갱신해야 하며, 지구 평균 기온 상슥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하로 제한, 나아가 1.5도까지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 전반에 기후 위기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재생에너지 활용, 화석연료 사용 감축 방안도 적극 모색되고 있다.
위 연구원 역시 “기후 시스템은 이산화탄소 강제력에 의해 비가역적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산화탄소 농도 감축을 시행한다 할지라도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신기후체제에 대한 대응과 함께 기후 시스템 중 어느 부분이 이산화탄소에 대한 비가역적 반응을 가지는지 파악하는 것을 그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해양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비가역적인 변화는 더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저는 생지화학 과정까지 포함된 기후모델이 이산화탄소 강제력에 대해서 어떠한 비가역적인 특성을 보이는지를 이해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위 연구원은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의 배출이 집중된 동아시아 지역의 효과적인 기온상승 억제와 온실기체 감축을 위해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 특성 분석의 필요성에 따른 연구를 수행중이다. 글로벌 기후변화-대기오염 영향 평가 모델에 해양/해빙 과정을 개발하는 연구를 통해서는 해양/해빙 과정을 포함하는 기후의 변동성과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신기후체제 대응에 기여할 전망이다.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만들어가는 연구자로 성장할 것
연구를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매 순간 첫 시도와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위지은 연구원은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상상해본 적이 없는 활동들을 스스로 해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랄 때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에 속한 대기과학연구실의 일원으로서 위 연구원은 대기과학에 관심과 흥미를 가진 이들을 마주할 기회가 많았고, 그때마다 과학자에 대한 삶을 소개하는 입장이 되며 그 역시 다시금 마음을 다지곤 한다.
위 연구원은 프로젝트에 임할 때면 맡은 역할이 어떤 부분인지, 그 업무 목표가 무엇인지, 목표달성이 실현 가능한지에 따라서 각자 참여도가 다르므로 충분한 대화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연구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처음 연구실 인턴으로 일할 당시, 연구를 업으로 삼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큰 흥미를 느낀 그는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평소 연구 결과를 정리해 논문과 학회 발표를 하고, 다양한 분야의 대기과학 연구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거나 협력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꼈던 위 연구원은 지금도 그때와 같은 기대감과 설렘을 지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해 일에 몰두하고 있는 시간 자체가 그에게는 동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 위 연구원은 대기과학 분야에서 힘쓰고 있는 과학자의 일원이자 가까운 위치에 서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예정이다. 위 연구원은 대기과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현재의 기후변화 상황에서 어떤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직접 들어볼 수 있다. 동시에 그는 다양한 학회참여와 논문을 접하며 최신 연구와 학계 동향을 파악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위 연구원은 자신의 이러한 좋은 위치를 적절히 활용하여 가까운 미래에는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잘 해석해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일에 도전해보고자 한다.
"저는 제 일이 연구실을 넘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과정부터 지금까지 해양기상에서 기후, 대기 화학, 도시 기상, 이상기후 등 작은 규모에서 지구 규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상에 대해서 연구할 기회를 가졌는데요. 그동안의 제 연구 경험과 더불어 최근 들어 지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계(대기권, 암석권, 수권, 생물권, 인간권 등)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하는 개념인 지구시스템을 고려하는 인식 변화가 맞물림에 따라 대기과학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제 연구경험을 토대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강단에서 공유하고, 신입 연구자 양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말하는 그의 향후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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