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의 안과 밖을 비추는 ‘빛’이 되는 기업, ㈜루소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의 안과 밖을 비추는 ‘빛’이 되는 기업, ㈜루소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2.06.02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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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 김항성 대표

대구시 인근에는 ㈜루소 김항성 대표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루소숲’이 있다. 자연 중심적인 생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조성된 숲이지만, 처음에는 응원과 지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 루소의 숲은 누구든 시간을 보내며 걷고, 뛰고, 치유하는, 사람들의 숲으로 거듭났다. ㈜루소 역시 사업 초기 제반 환경의 부족함, 친환경 산업의 정의와 범위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으로서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다. ‘빚어서 만든다’라는 플라스틱의 어원처럼 동태적 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Plastics)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유동적인 흐름(Flux)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의 빛이 되는 기업, ㈜루소 김항성 대표를 만나봤다.

㈜루소 김항성 대표 / 박성래 기자
㈜루소 김항성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90여 종의 특수기능성 합성수지 제작
2009년 설립된 ㈜루소는 업체로부터 공수해 온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는 기업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에 난연·내열재 등의 첨가제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특수기능성 합성수지를 생산하며, 공장에서 한 달간 생산되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양만 1,000톤에 이른다. 생산품 중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투입되는 제품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자동차 엔진 부품, 전기차 배터리 모듈에 쓰이는 제품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 대기업 1차 협력업체와 해외 기업들을 주요한 유통사로 두고 있다.
김항성 대표가 원재료로서 플라스틱을 처음 접한 건, 인도네시아에서 철광석 무역 사업을 하던 때였다. 광물업과 달리 중소기업이 직접 물성을 만들고 제어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고, 미술 분야 전공을 살려 플라스틱 컴파운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고기능성 합성수지 재활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해 재활용 합성수지 컴파운드, 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 화학적 재활용 분야 등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산업의 흐름을 눈여겨보며 연구 개발의 넓이와 깊이를 더하는 것은 회사의 손꼽히는 강점이다. 후발주자로서 사업에 뛰어들었음에도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가공으로 총 90여 종류의 특수기능성 합성수지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도 이 덕분이다. 안정보다 도전을 추구해 왔듯 최근에는 기존의 기계적 공법 방식에서 나아간,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잔류물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줄이는 화학적 재생 공법으로도 연구를 확장했다. 더불어 별도의 연구소를 통해 수입 비중이 높은 첨가제의 자체 생산에도 도전 중이다.
“화학적 재활용 분야는 LG화학, 롯데 등 대기업들의 투자로 시장의 관심을 받는 기술로, ㈜루소는 2018년부터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고 현재는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범용 플라스틱의 대량생산 방식은 엄청난 설비비용과 고에너지 사용으로 대기업에만 가능한 분야인데요. 저희는 해중합, 정제, 중합과정에서 범용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것이 아닌 고부가 합성소재인 기능성 첨가제를 만들어 각 산업군에 필요한 핵심적인 소재를 만들고자 합니다. 펀딩 회사들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어요.”
회사는 설립 이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산업에 안착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활발한 시장 개척으로 2021년에는 수출 500만 불탑 달성이라는 기록할 만한 성과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뜻깊은 성과로 꼽는 경북 지역혁신 선도기업, 경북 스타기업인증 및 대한민국 녹색에너지 우수기업 대상, 영천시 스타기업 선정 등 지역과 산업계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 협업을 진행하며 재활용 플라스틱의 활용도를 높이고, 첨가제 생산과 메디컬 의료용 완제품 제작 등의 도전 과제 등을 성취해나가고자 한다. 

 


ESG 경영 아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
1950년 200만 톤에 머물렀던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 3.8억 톤으로 무려 190배가 증가했고, 플라스틱의 60%가 자연으로 흡수되지만, 재활용률은 10%에 머물고 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경우 2035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현재의 2배, 2050년에는 4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에 EU 집행위는 2019년, 일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고 라벨링, 생산자 책임 강화 등을 통해 재활용률을 제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또, 2020년에는 제품 생산단계부터 재활용까지 전(全) 생애주기를 고려하는 신 순환경제 실행계획(New Circular Economy Action Plan)도 발표했다. 수취, 제조, 폐기로 이어지는 기존의 단선 구조 선형경제에서 생산-소비-폐기물 관리-재활용으로 구성된 순환경제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역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플라스틱 분야의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이라는 국정과제를 시행할 주관 부처도 선정했다. 김항성 대표 역시 재활용 플라스틱 품질과 사용량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순환경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루소 김항성 대표 / 박성래 기자
㈜루소 김항성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산업부가 2024년부터 재생 소재 인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어요. 일찍이 EU 집행위가 에코디자인을, 미국이 글로벌 안전 규격 인증기관인 UL을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기준과 사용지침을 구축한 것과 비교하면 늦은 시기가 아쉽긴 합니다만, 자원 순환을 높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제도예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규제만으로는 다루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규제 중심, 리사이클 센터 중심인 현행 방치형 제도가 개선되어 순환경제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과 사용량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국제적인 친환경 기조에 따라 재활용 플라스틱이 신재보다 더 중요한 소재로 여겨지며 산업은 호재를 맞이했지만, 김 대표는 급격히 늘어난 수요 전부를 소화하려 애쓰기보다는 품질을 유지하며 공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재활용 플라스틱은 그동안 원가절감을 위한 재료로써 다양한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었지만, 낮은 품질을 전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EU 집행위의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사용 강제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난연, 내열, 전도성 등 복합기능을 가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탄소 저감 ESG 경영이 국가 간 경쟁력이 되면서 원가절감이라는 목적을 충족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소는 대량생산, 균일성, 신뢰성을 공급에 관한 세 가지의 키워드로 선정한다. 기계적 설비, 화학적 공법, 품질 유지 시스템과 폐플라스틱 배출처 별 데이터베이스와 배출처와의 협업 등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이 존재하지만, 여러 관계자와의 협업 등을 통해 합리적인 공정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성의 산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신재를 생산할 때보다 많은 주의와 검수가 필요하고, 세밀한 대응 방법과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 폐플라스틱 공정에서 가장 힘든 점이 배출처와의 협업인데요. 재활용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재생 합성수지에 대한 지식이 물성 저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폐합성수지의 구분, 선별방법 등에 관한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배출처에 전달하는 등 협업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상과 유연한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지금의 ㈜루소를 만든 것으로 김항성 대표는 단연 ‘협업’을 꼽는다. 창업 초기부터 여러 기업의 도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 간의 신뢰를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현재 회사는 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의 경우, 지역 연구소인 경북자동차 임베디드 연구원, 경북 하이브리드 부품 연구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고기능부품기술, 탄소 복합체의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경북테크노파크 본원, 경북테크노파크 메디컬융합소재실용화센터, 경북 IT 융합산업기술원 등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덕분에 수도권 기업과 비교해 부족한 정보, 기술, 인력 등을 넘치게 채울 수 있었고, 산업에 대한 시야를 넓히며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지역의 지지와 지원으로 성장한 회사가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이끄는 순환하고 상생하는 관계. 경북과 ㈜루소는 의미 있는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재활용 분야에 대한 지역의 반응이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탄소 저감 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인정해주고 있어요. 감사한 변화입니다. 지원 사업이나 사업부지를 찾는 등 사업에 관한 일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시고, 경북 지역의 연구소에서 소재 부품이나 정밀화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과 기업과의 협업과 함께 지금의 ㈜루소를 만든 것은 직원들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과 지역의 도움을 받는 동시에 내부의 직원들이 열심히 발을 맞췄기에 언제나 좋은 방향으로, 원하는 속도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직원들이 어느덧 중년에 접어들었을 정도로 김 대표와 직원들은 오랜 시간을 보낸, 대표와 직원을 뛰어넘는 관계이다. 이제 막 시작한 지방의 작은 기업, 미래를 약속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모였고, 함께 노력한 덕분에 오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대학교, 대학원 교육을 지원하는 등의 회사 복지를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해 준 고마움을 갚아 나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며, 각 부서의 직원들이 모여 최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 개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회사의 지식과 경험과 더불어 사업을 영위하는 김 대표의 사명 또한 자주 직원들과 공유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앞둔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과 고객에 대한 진정한 공감이라는 점이나 제조업이 단순한 가공산업이 아닌 최첨단의 혁신적 지식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활동이라는 점 등의 이야기를 주고 또 받으며 ㈜루소 인(人)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작은 물살에도 크게 넘어질 수 있기에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그래서 30대 초반에는 ‘어려움’이 제어하고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였죠. 그러나 지금은 어려움을 좋은 결과로 변화시키는 것이 저와 회사에 유익한 일임을 알고 있어요. 어려움을 즐기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 시간을 지나면 내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있겠구나 하는 확신은 있어요. 어려움에 감사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어려움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사람들 덕분이고요. 지금까지 그랬듯 직원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며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루소 직원들 / 박성래 기자
㈜루소 직원들 / 사진 박성래 기자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PLUX’는 Plastics, Flux, fiat LUX의 합성어로 단어마다 각각의 포부를 담은 ㈜루소의 사훈이다. ‘빚어서 만든다’라는 플라스틱의 어원처럼 동태적 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Plastics)을 바탕으로 한 산업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유동적인 흐름(Flux)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세상의 빛과 같은 도움을 되는 회사(flat LUX)로 성장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들의 바람처럼 깜빡이는 ㈜루소의 빛이 재활용 산업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리는 빛으로 반짝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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