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항공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항공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2.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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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용호 교수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용호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용호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최근 항공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산업의 성장으로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책임지는, 전문적인 고급 항공정비인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항공정비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증명하듯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10년 후 가장 전망이 좋은 기술 분야 1위로 항공정비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며 항공산업을 향해 나아가던 이들이 좌절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안전한 하늘길을 만드는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를 넘어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준비 중인 미래의 정비사들과 그들을 이끄는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의 전용호 교수를 만났다.

 

기술적 역량을 갖춘 항공정비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오늘날의 항공기는 첨단화된 기술의 집약체인 만큼 높은 수준의 항공기술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항공정비사는 항공기 운항 원리와 설계과정에 대한 이해는 물론 탑재 장비에 관한 전공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영어 등 국제화 소통 능력까지 겸비해야 한다. 항공우주 분야 특성화 학과인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는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정비사 전문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항공기술교육원의 모태로 항공기의 설계 및 개발, 운항과 관련된 제반 기술과 공학적 지식, 항공정비 운영기술을 교육하며 항공 MRO 산업에서 활동할 전문기술 인재를 양성한다. 전용호 교수는 항공정비학과의 학과장과 항공기술교육원의 원장을 겸하며 학생들이 항공정비사라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돕고 있다.

항공기술교육원은 항공정비사 비행기 과정의 전문 교육기관으로 항공기술교육원의 교육과정에 따라 항공법규, 정비 일반, 항공기체, 항공발동기, 전기전자계기 등 5과목 이론교육 1350시간과 실습교육 1150시간, 2500시간을 3년에 걸쳐 수료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정비사를 희망하는 학생은 이론 및 실습교육을 모두 수료해야만 항공정비사 자격증명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받으며, 이와 더불어 항공정비에 관련된 교육과정으로 전공 100학점과 교양 30학점도 이수해야 한다. 두 가지의 과정을 이수하면 항공정비사 면허와 항공정비공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중원대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시간 부담을 줄이고, 같은 내용을 중복수강하는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항공정비학과 교육과정에 항공기술교육원의 67학점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포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항공기술교육원의 62학점 또한 방학에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 교육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한편, 코로나는 항공산업 전체에 지속적인 타격을 주고 있고,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대학교로서 겪는 어려움도 분명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전 교수를 비롯해 학교와 학과, 교수진 모두가 좋은 환경의 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 덕분에 학과와 교육원의 시설 및 교육 시스템은 국가의 인증을 받을 수 있었고, 재학 중의 이탈 없이 학생들 대부분이 공군기술 장교, 공군 부사관, 공군 공무원, 항공사 등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직무로 채용되어 역량을 발휘하는 뜻깊은 성과도 낼 수 있었다.

다행히 점차 소형화되고 개인화되는 항공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정부 또한 항공분야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분위기는 긍정적인 반전을 맞이하고 있다. 정비인력 수요 증가에 따라 항공정비학과와 항공기술교육원은 항공정비사 헬리콥터 과정과 전기·전자 및 IT분야 과정을 추가로 운영하며 교육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학과의 특성화된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산학협력 등 새로운 시도도 계획하고 있다. 전 교수는 미래의 먹거리로 도심 항공이 떠오르는 만큼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항공정비 분야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또 관심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전했다.

 

자체적인 소형 헬리콥터의 개발로 스마트 항공 정비기술 기반 확보할 것

전용호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제어이론과 추정이론 그리고 컴퓨터 기술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제어이론은 목표량에 도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자동차, 비행기, 로켓, , 로봇 등의 제어대상 시스템에는 수학적인 표현이 필연적이고, 반도체의 발달로 군사, 우주, 산업 분야에서 현대제어이론들이 폭발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중요한 연구 분야로 떠올랐다.

시스템을 수학적인 표현으로 나타내면 미분방정식 형태로 표현되는데, 실제 시스템은 대부분 비선형적인 미분방정식 형태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제어이론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두는 주제는 시스템에 발생하는, 알기 어려운 외란에 대한 수학적인 표현과 외란을 조절하고 대응하고 제거할 수 있는 외란 관측기 연구, 그리고 그를 사용하여 제어기를 구성하는 방법의 비선형 제어이론입니다.”

추정이론은 측정치에 포함되는 잡음 성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뜻한다. 측정장치로부터 얻어지는 양은 물리량 실제 값에 잡음이 포함되어 얻어지는데, 확실한 제어를 위해서는 적확한 제어량이 전제되므로 추정이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장치나 비행체에서 자세에 관련된 물리량을 측정하기 위해 신호를 처리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마지막으로 컴퓨터에서 어떠한 처리 방식을 알고리즘 또는 소프트웨어라고 하면, 알고리즘이 담기는 그릇은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다. 제어이론, 추정이론, 그리고 인공지능 등이 알고리즘이라면, 이런 이론들이 소프트웨어로 작성되고 담기는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자율주행 장치나 비행체 등이 독립적으로 운용되고 실시간으로 제어될 때,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중앙의 대용량 연산장치로 정보를 처리한 결과에만 의지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딥러닝이 가능한 임베디드(embedded)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전 교수의 관심 연구 분야이다.

전 교수의 연구 분야인 제어이론, 추정이론, 컴퓨터 기술이라는 세 가지의 큰 갈래는 결국 하나의 목표로 집약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타입의 유·무인 운용이 가능한 소형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이 그의 중장기적 목표이다. 자체적인 소형 헬리콥터 개발의 계획을 진행해 스마트 항공 모빌리티의 원천기술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스마트 항공 정비기술 기반을 확립하고자 한다. 타 대학의 연구진과 여러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목표를 현실화하는 중인 그가 만들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항공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항공 MRO 산업

항공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는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성능 유지를 위한 운항, 기체, 부품, 엔진 등의 정비를 총칭한다. 정부는 항공 MRO 산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8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항공정비(MRO)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의결했다. 현재 국내 MRO 산업은 내수 위주 시장으로 50%가 넘는 높은 해외 위탁정비율과 취약한 가격경쟁력, 핵심기술 부족, 기술개발의 상용화 저조, 전문인력 및 인증체계 기반 미비 등의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대책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인 MRO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항공부품·제작 등 연관산업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정비품질 향상으로 항공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수립되었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MRO 정비물량 중 70%를 국내에서 처리하고, 2030년까지 국내 MRO 시장규모를 5조 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방향에 따른 4개의 세부과제를 마련해 실행해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대책과 더불어 인천시 또한 대한항공과 항공정비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항공 MRO 산업 과제 발굴·제안, 항공정비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 항공정비 산업의 혁신에 필요한 연구개발, 항공 MRO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3346억 원을 투자해 영종 국제도시에 항공기 엔진정비 클러스터를 2025년까지 구축한다.

결과적으로 MRO 분야 일자리 수가 2030년까지 2.3만 명으로 증가하고, MRO 자격 취득자 수도 2025년에 2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무엇보다 항공정비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항공정비 전문교육 기관을 통한 기초 정비인력 양성을 지속 지원하고, 국내 주력 항공기 위주 기종특화 교육 등 중·고급 실무교육과정 개설 등의 현장 맞춤형 교육의 확대 추진이 항공정비를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기회와 지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용호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 전용호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당신들의 노고에 하늘의 길이 안전하다

중원대학교는 해원과 상생의 건학이념으로 성(), (), ()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하는 대학교이다. 항공정비학과에서의 은 정비업무에 정성을 다하는 일이며, ‘은 나와 내 가족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정비하는 항공기를 탈 것이라는 공경의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는 일, 마지막으로 은 나의 정비업무를 통해 동료와 항공기 탑승자 모두에게 안전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실천하는 인성을 뜻한다고 전용호 교수는 설명한다. 항공정비사의 실수나 잘못은 비행기 전체 탑승객의 생명을 좌우하기에 언제나 가장 앞서 항공정비사의 사명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노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선배로서, 항공정비의 꿈을 꾸는 학생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원하는 분야에서 또 그들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왔지만, 2020년 시작된 코로나는 학생들에게 막막한 불안을 안겼다. 현실을 반영하듯 매년 입시상황도 녹록지는 않지만, 언제나처럼 그는 학생들을 믿고 항공산업의 미래를 믿는다. 중원대학교 항공정비학과의 졸업생들과 항공정비의 역량이 커질 수 있도록 다양하게 도전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방학이나 강의가 없는 날을 이용해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국방기술품질원, 사단법인 한국산학협회 등의 평가위원으로 기업 기술의 평가에 참여하며 산업 동향이나 현재 산업기술의 이슈에 대한 기술적인 경험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 교수는 올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LINK 3.0 산학협력 인력양성 사업에 참여해 항공정비인력양성에 성과를 얻는 것과 더불어 도심항공교통 팀코리아(UAM Team Korea)의 참여기관으로 실증 및 상용화 사업에도 참여하여 학과의 경쟁력을 키우고, 도심 항공의 중장기 전문인력양성 사업에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 역시 새로운 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많은 연구과제의 제안과 개발의뢰를 받으며 업무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과 무엇보다 항공정비학과의 역량을 키우는 일에 함께한다는 보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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