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 항공소재 국산화 기술개발을 토대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 항공소재 국산화 기술개발을 토대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1.2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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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항공우주산업을 여는 대한민국, 첨단 기술력과 인프라로 미래를 선점하다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이하 항공재료연구센터)는 항공 소재부품의 개발 및 시험평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써, 권용남 센터장을 포함해 총 박사 6, 석사 2, 학사 5명이 함께하고 있다. 항공재료연구센터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는 국내 항공 OEM과 소재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항공용 금속소재의 국산화 및 자립화를 앞당기는 것이며, 이를 위해 피로시험기 등 기계적 물성시험, 부식시험 등 항공용 금속소재 시험평가 장비를 갖추어 과거에 해외에 의존하였던 시험평가를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에 많이 사용되는 Al, TI합금들을 항공규격을 충족할 수 있는 소재 제조기술이 필요함에 따라 국내 Al, Ti 소재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항공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초소성 성형, 항공용 볼트 제작 등 과거에 해외로부터 수입해 오던 부품의 제작공정기술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소요량뿐만 아니라 해외수출을 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작년에는 8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용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여 기업에 이전할 계획을 논의하는 등 권용남 센터장을 주축으로 항공분야의 기술력 확보에 앞장서고자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항공재료연구센터에서는 항공기의 기본 성능을 좌우하는 설계에 필요한 소재개발에 있어서 어떤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공기는 설계에서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비행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성능을 시험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building block approach (material, element, component 단계별 시험, 평가)라고 합니다. 항공재료연구센터에서는 항공기 개발의 가장 첫 단계에 해당하는 소재의 물성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소재는 기본적으로 설계용 물성 허용치라는 값이 필요합니다. 항공기 기체나 엔진 설계에 사용되는 기초 데이터로 비행기가 비행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인 감항인증획득을 위해 미국의 경우 연방항공청(FAA), 우리나라의 경우 군용항공기는 방위사업청, 민간항공기는 국토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과 같은 감항인증 당국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현재까지 국내 항공기 OEM은 해외 DB에 의존하여 설계를 하거나 단순 조립, 생산에 국한하여 사업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항공재료연구센터는 21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항공 OEM과 같이 국산 항공소재의 설계허용치 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연구가 완료되면 우리나라에서 만든 국산 소재를 항공기 제작에 적용할 수 있게 되어 꿈에 그리던 항공소재 자립화가 가능해집니다. 현재 항공소재의 국산화율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소재 구입 시 과도한 lead time(현재 알루미늄 합금 52, 타이타늄 합금 100)과 높은 가격으로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국산화가 절실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붕괴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는데, 항공분야는 이미 2020년부터 소재가격이 급등하고 수급이 더욱 어려워진 경우도 많습니다. 항공재료연구센터의 항공소재 국산화 및 설계허용치 DB 구축은 항공소재의 자립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하여 국내항공산업 및 소재산업의 질적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사진=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사진=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

센터장님께서는 미래 UAM 산업에 있어서 실현 가능한 기술이나 모빌리티 플랫폼의 구축, 그리고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UAM은 활주로가 필요없이 최소한의 수직이착륙 공간만 확보되면 운용이 가능해 향후 도로 혼잡을 줄여줄 3차원 미래형 도시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화에서나 봤던 기술이었으나 현재 50여 개 이상의 시제품이 개발되고 있고 올해부터 여러 국가들에서 시험 서비스가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일본은 간사이 공항에서 에어택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올림픽에 UAM 서비스를 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각국 정부는 법적 제도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미국 연방항공청(FAA)UAM 등 새로운 비행체들의 감항기준을 재정비하기 위해 MOSAIC(Modernization of Special Airworthiness Certificates)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수행 중이며, 2023년 정도에는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의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상당히 빠른 시간내에 관련 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개발이 대기업 중심으로 매우 비밀리에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이 관심은 많으나 개발에 참여할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도 현대자동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체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도 수소드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만,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핵심 소재·부품의 양산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UAM의 서비스 부분은 국내에서는 2개 정도의 컨소시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우버가 오래전부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버가 만든 보고서에 서비스 측면에서 흥미로운 예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합당한 가격의 UAM 기체 공급 가능성과 각국 정부의 관련 제도 정비가 우선적으로 해결이 되어야 하며, 관련 산업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 일반인들이 초기에 체감할 수 있는 효용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가 예상했듯이 2040년경에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UAM이나 무인기도 하늘을 나는 비행체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벼운 소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 항공재료연구센터에서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UAM, 무인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항공소재 국산화에 관한 연구를 국내 항공 OEM, 소재기업들과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항공용 동력원으로 수소연료전지를 무인기에 적용하여 8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항공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한 동력원 기술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앞으로 항공우주산업이 국가전략사업을 넘어 민간기업들의 성장 발판으로 이어지기 위해 정책적인 면에서 어떤 부분들이 개선되어야 하며, 지원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항공우주개발 분야는 전통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실패 위험도가 높아, 대표적인 국가전략사업기반의 연구개발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항공우주 분야 선도국인 미국에서도 NASA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SPACE X, 블루 오리진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민간 항공우주산업체들이 산업에 새로운 추진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의 성공을 보면서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의 전문가들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우주발사체 개발에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NASA, 달착륙도, 우주왕복선도 냉전체제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무제한적인 항공우주산업에 투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80년대에 소련이 무너지고 미국도 신자유주의 정부가 집권하여 작은 정부를 지향한 이후 항공우주산업에 지원이 축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조사를 비롯해 첨단무기 제조사들이 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 매우 우수한 인력풀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우주를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보고 접근한 새로운 기업들은 풍부한 인력풀을 사용하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가 어릴 때부터 가졌던 꿈을 현실화하는 집념도 우주산업의 동력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80년대 제공호 조립을 시작으로 항공우주산업의 지식 축적이 이루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가진 연구원들이 퇴직을 하고 민간으로 흡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풀을 잘 활용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공우주산업은 국방과 뗄 수 없는 관련성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산업통계자료를 작성할 때 aerospace & defence industry로 같은 산업군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매우 어려운 안보환경에서 놓은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무기체계 개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규모가 작아 민간이 독자적인 투자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WTO 규정으로 관련산업에 정부의 직접지원이 불가능하지만 해외에서도 대부분 직간접적인 국가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 산업과는 다른 특징들을 고려해 투자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목적 달성의 효과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산업 특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장님께서는 최근 추진하시는 연구 가운데에서 주목하고 있는 중요이슈나 혹은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작년 10월 국내기술로 제작된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습니다만, 많은 숙제도 남긴 것을 알고 있으실 겁니다. 전 세계는 뉴스페이스 시대라고 하여, 국가주도의 대형 발사체 제작이 아닌, 민간기업 중심의 발사체, 우주위성제작, 위성서비스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소형발사체 제작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고, 해외에는 성공적인 소형발사체 계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뉴스페이스 시대에 저희 연구센터를 비롯하여 연구원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탐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빅데이터, 머신러닝, AI 이런 용어들은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을 소재개발에 적용하고 있고, 저희 연구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항공소재부품 제조공정에서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시켜 국내 항공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많은 연구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항공재료연구센터가 지향하는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항공재료연구센터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항공소재 국산화 기술 개발을 장기적으로 항공기용 신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BOEING이나 AIRBUS 같은 항공기 제조 OEM들에 국산소재,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과 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KAI와 같은 기업들이 해외 항공기 제조사의 1차 협력업체가 RSP(Risk sharing partnership)에 참여하여 물량을 수주하고 이를 다시 2차 협력업체로 배분하는 구조로 산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1차 협력업체가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수급, 가격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항공용 소재들은 주로 해외 주요 항공기 제조사 쪽으로 독점 공급되고 있어, 최신 소재의 주문 시 소요량이 작아 구매를 할 수 없거나 납기가 매우 길어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러한 국산화 항공용 알루미늄 및 타이타늄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사진=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
권용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장 [사진=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삶의 원동력이나 남다른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에 입학할 무렵인 80년대 말에 챌린저호의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비극적인 사고여서 원인에 대한 기사들도 많았었습니다. 사고 원인은 O링의 결함이었지만 새로운 소재기술에 대한 소개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돌아보면 그때 관심이 재료공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도 항공우주용 부품을 제작하는 기술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었습니다. 연구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항공우주 분야의 소재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우주기술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 매우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연구 기회를 찾고 관련 기업들과 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 항공우주가 유망한 미래 산업에서도 재조명되면서 연구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삶의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직장인들과 비슷하게 늘 밀려있는 일들에 대한 부담과 부족한 시간에 스트레스를 받고 지내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세부적인 일에만 매몰되지 말고 숲을 보며 가는 방향을 늘 확인하며 꾸준히 가면 나중에 제 삶을 돌이켜 볼 때 만족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센터장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꿈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항공용 경량소재 국산화를 위한 소재 데이터베이스 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올해 다양한 업무들이 있습니다. 항공소재 시험의 국제 숙련도 시험, AL, Ti, 항공볼트 국산화 등을 포함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정들이 있습니다. 부담될 수밖에 없는 업무들을 잘 수행해 갈 수 있도록 연구원들과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지난 2년간 한 번도 하지 못한 회식을 할 수 있도록 올해는 코로나 위기가 끝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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