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자율주행을 앞당길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안전한 자율주행을 앞당길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1.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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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 홍 준 대표
㈜모라이 홍 준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모라이 홍 준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202112, 상암동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택시가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택시는 신호와 규정 속도를 지키는 건 기본이고, 주위 교통의 흐름과 보행자까지 살피며 달렸다. 서울시는 올해 4월부터 청계천 일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버스도 운영하며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미래의 신기술로만 여겨졌던 자율주행차는 우리 일상 가까이에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앞서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과연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도 우리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답을 모라이의 홍 준 대표가 내려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차량들이 실제 도로를 주행하지 않고 가상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을 개발한 회사이다. 실제 도로에서의 검증은 테스트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한 가상 환경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개발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 형태나 지형지물, 보행자 등 다양한 요소와 상태를 반영하여 실제와 동일한 가상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모라이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라는 큰 산업의 흐름에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대비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고민하며 안전한 자율주행 산업을 주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라이는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는 과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정확한가상 환경에서 안전하게자율주행 시스템을 검증

모라이는 2018년 한국과학기술원 자율주행차 연구진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설립한 기술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차의 인지, 제어, 판단 전 과정에 대해 자율주행차가 개발 의도대로 작동하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제공한다.

사람의 안전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자동화 시스템은 다양한 형태의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시스템 또한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모든 행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도로 형태, 지형지물, 보행자의 돌발 움직임은 물론 날씨에 따른 도로의 다양한 상태 변화까지 수천만km의 주행 시험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 검증이 안 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도로에서 검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돌발상황이나 기상조건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하여 충분히 검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며 완전한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제 도로 환경과 교통의 복잡성, 규모를 복제할 수 있는 가상 테스트 솔루션이 필요하다. 모라이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은 실제와 동일한 가상의 도로 환경을 구축해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을 재현한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구축된 이 환경 속에서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자들은 최소한의 리소스로 수만 가지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검증할 수 있다.

모라이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이 자율주행 차량 검증 과정의 처음과 끝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처음엔 상용화에 앞서 오토바이가 끼어드는 등 시운전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수백, 수천 번 테스트를 거치며 안전성을 평가한다.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실제 도로 데뷔 이후 스마트폰처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일어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잘못되면 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많은 검증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끝 단계에 해당한다.

실제 테스트를 하려면 주변 차량의 역할을 하는 연구원들이 필요해요. 항상 1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고, 비용도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죠. 미래에는 더 많은, 더 복잡한 테스트가 필요한 만큼 시뮬레이션의 필요성을 느꼈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테스트 기간도 단축한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인 웨이모는 일반 도로에서 약 16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기록한 끝에 2018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공했다. 무려 10년 이상의 시간 끝에 얻은 결과다. 그러나 실제 공간의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모라이의 가상 도로 환경에서는 국내외 20곳 이상의 도로에서 매일 1000km 이상의 자율주행 시험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는 시뮬레이션의 생활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정밀지도와 주변 차량, 보행자 등 교통 데이터를 종합해 가상공간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모라이의 직선 도로, 곡선 도로, 사거리 등 일부에 그쳐 검증 효용성이 낮았던 기존 시뮬레이션의 단점을 보완하며, 자동화를 통해 비용과 시간을 70% 가까이 절감한다. 홍 준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10% 이하로 시간과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향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모라이는 2021년 약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 대표는 미국 지사를 활성화하며 해외 판로를 더욱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모라이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사진=모라이]
모라이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사진=모라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와 가장 가까운 시나리오 구현

자율주행 시장 규모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일도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자율주행 기술은 상용화되기 전 반드시 가상 환경 테스트 절차를 밟도록 국제 표준이 마련되어 있을 만큼,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율주행차 검증이 필수적이다. 코어 엔진을 포함한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는 기업이 바로 모라이다. 국내에서 관련 운영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루는 풀스택(full-stack)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개발한 것은 모라이가 유일하다고.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차 시뮬레이터들은 어느 한쪽에 국한되어 있어요. 차량 동역학만 푼다거나 차량 센서만 푼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렇지만 자율주행 개발 업체들은 모든 부분이 통합된 플랫폼에서 검증하는 과정을 필요로 해요. 인지, 판단, 제어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은 한 시뮬레이션에서 어느 한 부분만 확인하는 식이니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저희는 통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갖춘 것이기에 세계 시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조금씩 보완해 나가야 하는 단계예요.”

모라이는 네이버랩스, 국토지리정보원 등에서 받은 고정밀 지도(HD Map)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도로 환경을 가상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모델링했던 작업을 80% 이상 자동화해 빠르고 정밀하게 가상의 주행환경을 만들 수 있으며, 실제 도로 환경과의 갭을 최소화한 정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하면서 획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환경상에 돌발 상황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고, 자율주행차가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점도 있다.

모라이의 시뮬레이션은 하드웨어를 제작하기 전 초기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하거나 중간 단계에서 개발된 하드웨어를 이용해 시뮬레이션할 때, 또는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검증 및 평가해야 하는 경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분야별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한 무인 이동체 분야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장거리 물류 운송이나 라스트마일 해소를 위한 이동 플랫폼, 무인항공기(UAV)나 드론 시뮬레이션 등에 사용되고 있다.

자율주행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대학교에서도 속속 자율주행 관련 학과가 생기고 있으며, 202110월에는 국내 자율주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영리법인인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도 설립되었다. 협회장은 현대모비스 조성환 대표가 맡았으며 이사회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카카오모빌리티, KT,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 쏘카 등으로 구성되었다. 모라이는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업체인 오비고, 모빌리티 보안 솔루션 개발업체인 아우토크립트 등과 함께 회원사로 가입했다. 협회는 완성차, 부품 등 기존 자동차 산업계뿐만 아니라 통신, IT, 서비스,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계가 참여하여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협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자율주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및 규제개선 과제 발굴과 건의, 기업간 협업사업 발굴, 국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도 협회 설립을 계기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내 자율주행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R&D 및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제도 및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정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라이 홍 준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모라이 홍 준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모라이의 솔루션이 시뮬레이터 표준을 주도할 수 있기를

모라이는 네이버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수집한 경기 성남 판교와 서울 상암 지역의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했다. 모라이가 만든 가상공간에서 네이버랩스는 다양한 시험을 반복하며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도화했고, 네이버는 자사의 도로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ALT’에 관련 데이터를 적용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자동차 그룹과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라이는 창업 직후, 네이버와 현대자동차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20209월 네이버, 카카오벤처스,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주요 기업들과 협력해 PoC(Proof of Concept)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20214월에는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탈(VC) 중 한 곳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약 20억 원의 브릿지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기도 했다. 급부상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모라이의 뛰어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투자 의향을 먼저 타진했다고. 모라이는 44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모았다.

최근 정부의 2021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은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ICT ·복합 분야의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해외 진출, 자금(투자 및 융자) 제공 등 종합 지원을 통해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2021년 사업 공모에는 57개 기업이 신청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 수준과 시장성, 국제적 역량,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환원 계획 등을 평가해 모라이를 포함한 15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신용보증, 투자 유치 연계, 해외 현지 특화 프로그램, 이행보증보험 지원, 법률자문 등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받는다.

회사는 유수의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으며,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해 앤시스(Ansys), 벨로다인(Velodyne)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하고 여러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계속해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함과 동시에, 모라이의 솔루션이 자율주행 검증 분야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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