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경비원 갑질금지법’ 시행, 냉혹한 갑을관계 방지한다
[MonthlyNow] ‘경비원 갑질금지법’ 시행, 냉혹한 갑을관계 방지한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1.10.2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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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아파트 경비원의 갑질 피해를 막기 위해 개정한 이른바 경비원 갑질금지법이 시행됬다. 이로써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에게 차량 대리주차나 택배 개별 세대 배달 등 허드렛일을 시키는 것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고 지자체의 시정명령을 무시하는 아파트 주민은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개정안 공포

지난해 5월 입주민과 주차 문제로 다툰 후 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동대표가, 경비원에게 딸의 이삿짐을 옮기게 하고 아파트 텃밭까지 관리하라고 시킨 일 등으로 여러 국민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개정·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위임사항 등을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개정안이 공포돼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파트 경비원 갑질 문제가 드디어 법적 개선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동주택 경비원이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대상시설에서의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 발생을 방지하는 시설경비 업무 외에 공동주택 관리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구체화했다. 업무 범위는 근무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방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설정했으며 국회·관계부처·노동계·입주자·주택관리사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 및 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쳤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경비원이 경비업무 외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공동주택 관리 업무로 청소와 이에 따르는 미화의 보조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안내문의 게시와 우편수취함 투입 등으로 정해졌다.

경비업무의 목적으로 도난·화재·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범위에서 주차관리와 택배물품 보관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의적으로 규정했다. 반면, 개인차량 주차 대행(대리주차), 택배물품 세대 배달 등 개별세대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관리사무소의 일반 업무를 보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이를 위반하면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 등에 대한 지자체장의 사실조사와 시정명령을 거쳐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경비업자는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업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또한, 개정안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경비원 중 경비업자 또는 주택관리업자에게 고용될 때 적용되며 소규모 공동주택 등이 직접 고용하는 경비원은 제외된다. 아울러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에 간접흡연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다. ·도지사가 정하는 관리규약 준칙에 간접흡연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해 공동주택 입주민과 관리주체 등의 경각심을 높이고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갑을관계가 아닌 주민들과 함께하는 이웃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업무 범위가 확대된 만큼 아파트 경비원의 근로자 지위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장에선 되레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주차관리에서부터 청소, 택배 보관 등 사실상 위법이었던 경비원의 경비 외 업무가 법적으로 인정되면서 도리어 업무 부담이 늘었다는 우려이다.

아파트 경비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된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는 감시 업무를 주로 해 심신의 피로가 적은 업무(경비원 등)를 주로 하는 노동자를 뜻한다. 이들은 특수한 근무 형태로 인해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근로시간과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에서도 제외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만큼 경비원이 경비가 아닌 관리 업무까지 수행하면 감시·단속 승인이 불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업무범위가 명확해져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부분 경비원들이 경비업법이외에 암암리 해오던 일들이 합법적으로 늘어나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 시행이 실제 경비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데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번 개정안이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경비원이 오직 경비업무만 하면 주차관리, 청소, 택배 등 업무를 맡을 다른 직원이 필요해져 관리 인건비 상승으로 기존 경비원 해고나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가능성이 생긴다. 경비원 업무 확대로 이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경비원은 냉혹한 갑을관계가 아닌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해야 하는 우리 이웃이다. 사회 전체가 누리는 편익도 공공의 역할인 만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고용의 불안을 덜 수 있는 이번 개정안은 아직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이지만 명확한 경비원 업무 설정으로 당장의 갑질 방지와 향후 경비원 개개인의 고용 안정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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