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아름다운 그 녀석, “사랑니”
이름만 아름다운 그 녀석,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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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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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건치과의원 김효건 원장

 

대연건치과의원 김효건 원장

사랑니. 어떤 이들에겐 그냥 입 속에 있는 치아들 중 하나일 뿐이겠지만, 다른 이들에겐 끔찍한 고통의 기억 또는 앞으로 다가올 두려움의 대상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왜 사랑니일까요? 사랑니 외에 다른 치아들도 다 이름이 있는 것일까요?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제일 가운데에 있는 앞니부터, 중절치, 측절치, 견치, 제1소구치, 제2소구치, 제1대구치, 제2대구치, 제3대구치의 이름을 가진 영구치가 존재합니다. 중절치, 측절치는 앞니, 견치는 송곳니, 제1, 2 소구치는 작은 어금니, 제1, 2대구치는 큰 어금니, 그리고 제3대구치가 흔히 이야기하는 “사랑니”입니다. 사랑니는 다른 이가 모두 구강 내에 나오고 나서 가장 늦게 나오는 치아로 보통 사춘기가 지나고,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맹출하면서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픔을 경험하게 해준다고 하여 사랑니라는 명칭이 붙었다는 속설도 있지요. 또 다른 이름으로 철이 들어 지혜(wisdom)가 생길 무렵인 스무살 전후에 난다고 해서 지치(智齒, Wisdom teeth) 라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모두에게 고통을 주기만 할까요? 실제로 사랑이 아픈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아픈 사랑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흔한 사랑 한번 못해본 사람이 있듯, 그 흔한 사랑니가 애당초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사랑을 경험할수록 고통과 상처가 많이 남을 수 있듯, 사랑니 뒤에 사랑니가 하나 더 존재하는 경우도 있어 그럴 경우 고통이 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몰래 나를 짝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처럼 구강 내에 사랑니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뼈 속에 완전히 묻혀 있는 완전 매복 사랑니가 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짝사랑은 더욱 아픈 것이라 한 것이 아닐까요?

사랑니는 어떤 이유로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줄까요? 현실에서 사랑을 한 번도 못 해본 사람과는 다르게 사랑니가 아예 선천적으로 없는 사람은 사랑니로 인해 고통받을 일이 전혀 없습니다. 사랑니가 4개 모두 났지만 운이 좋게 다른 치아들처럼 매우 가지런히 난 사람들도 고통이 덜할 수 있지요. 가지런히 났다 하더라도 사랑니는 구강 내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관리에 조금만 소홀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긴 하지만, 똑바로 난 경우 상대적으로 일반적인 어금니보다 발치가 수월한 경우가 더 많고,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 가지 다른 치료를 고민할 필요없이 발치를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부분 매복되어 구강 내에서 살짝만 보이는 경우가 제일 문제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웬만하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발치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부분 매복되어 있는 경우는 치관 주위로 잇몸의 염증을 일으키기도 쉽고 또한, 인접치아에 충치를 이환시킬 수도 있으며, 이미 문제가 생긴 후에 발치하면 늦은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임신 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치료가 힘들 수 있으므로 사랑니처럼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치아들은 미리 검진을 받고 예방적으로 발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완전히 뼈 속에 매복이 되어서 구강 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우는 고민이 많이 될 수 있지만, 제일 좋은 것은 가까운 치과에 내원하여 방사선 사진을 통해 직접 정확한 사랑니의 위치를 보고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완전 매복된 치아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는 인접한 치아의 뿌리를 흡수 시키거나 치관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물혹이 되는 “함치성 낭종” 등으로의 병적인 변화가 있을 때입니다. 또한, 완전 매복된 치아가 임플란트 등의 시술을 할 때 정확한 위치에 식립이 되는 것을 방해할 경우 발치를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완전히 매복되어 있는 사랑니가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하악골의 골절이 일어날 확률도 더 높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랑니는 하악골 골절에 대한 수술을 할 때 방해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랑니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예방적으로 발치하기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있습니다. 사랑니의 뿌리가 유난히 가늘고 길거나 심하게 휘어져 있는 경우, 또는 사랑니의 뿌리가 굉장히 많은 경우, 뿌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하악의 경우 하치조 신경과 굉장히 가깝거나 붙어 있다면 하치조 신경의 손상이 있을 수도 있고, 상악의 경우 상악동과 붙어있거나 상악동 내로 치근이 함입되어 있다면, 상악동의 천공이 일어나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발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일 흔히들 알고 계신 방법은 대학병원에서 내원하는 것이겠지요. 치과도 전문 분야에 따라서 분과가 되어 있고, 사랑니 발치를 목적으로 대학병원을 내원한다면 “구강악안면외과”로 안내를 해드릴 것입니다. 대부분의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니 발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약을 잡기 위해서는 수개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렇다면, 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받고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치과의원이나 치과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 속에서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으므로, 더 자세한 내용은 상황에 맞게 직접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정확한 방법을 찾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름만 아름다운 그 녀석 “사랑니”, 잘 관리하면 별 탈 없겠지만, 탈이 나기 전에 예방적으로 제거를 하고, 나머지 영구치들을 더 소중히 관리하여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전 국민이 건치가 되는 그 날까지~” 구강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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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한이 2020-10-28 22:16:21
와. 멋지십니다~!!

ZE 2020-10-28 23:46:28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다음에 또 유익한 글 써주세요~

Czerny 2020-10-29 12:22:22
유익한 내용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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