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주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0.08.07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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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브러 배순철 대표
㈜다해브러 배순철 대표 ⓒ김예진 기자 

이웃을 위한 꿈을 키우던 청년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 이웃의 곁에 돌아왔다. 그리고 더 많은 이웃을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다. 고향인 순천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사회적기업 ㈜다해브러는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당신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전남 순천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기업 ㈜다해브러는 지난 2017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한 기업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의 ‘다해’와 함께한다는 뜻의 ‘브러’를 조합해 만든 ‘다해브러’라는 사명에는 ‘주민과 함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업의 모토가 담겨있다. 도시재생, 문화관광, 전통시장 및 건물 유지관리가 주요 사업영역이며, 마을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들로 이루어진 도시재생을 위한 국토교통부형 예비사회적 기업이자 현재 전라남도의 유일한 창의혁신형 사회적 기업이다. 배순철 대표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스토리를 발굴하고 마을 자원을 활용하여 로컬 브랜딩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아가는 시장 사람들을 돕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건축가로서 그분들을 위한 쉼터를 직접 만들고 싶었죠. 건축가라는 꿈을 안고 대도시로 떠났지만 치열한 삶에 지칠 때쯤 어린 시절의 꿈이 떠올랐습니다. 이에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귀향을 택했습니다.”

2019년, 다해브러와 순천시 도시재생과가 주최한 청년화합축제

㈜다해브러는 순천의 신도심이 아닌 역전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자신의 탯자리이자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동생이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이기에 배 대표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 지나가는 동네 주민마다 넉살 좋은 웃음으로 인사하는 배순철 대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자연스럽고 평온한 일상처럼 보였다. 2017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해브러는 순천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따순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한 풍덕희망마을 공동체설립, 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순천/광양 프로그램 운영, 구례 소규모 재생사업-여행청 및 모닥거리 공방 공동체 활성화, 장천 반딧불사업(유선원 벽화), 고흥 흥양골 소규모 도시재생사업, 지역 역량 강화 등 순천을 넘어 인근 도시에도 진출해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었다. 올해는 여수시 의성항과 해남군 남성항 및 장흥군 우산항을 대상으로 어촌뉴딜300 기본계획 수립 및 지역 역량강화 사업 용역사로 선정되어 사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배 대표는 ‘어떻게 하면 지역과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과 상인들이 상생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찾고자 누구보다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특히, 그가 자라온 역전시장과 순천역을 중심으로 고민했고, 도시재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해브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서 재생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사업은 준비부터 실행까지 주민들과 함께하며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주민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도시재생이라는 것은 그간 저희가 진행해온 마을과 관련한 모든 사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의미의 문화사업입니다. 전통시장과 관광숙박 업계에서 일을 하다 순천시 도시재생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재생을 접한 것이 현재의 ㈜다해브러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죠.”

도시에 활력 불어넣을 도시재생사업

㈜다해브러의 사업은 크게 관광교육‧ 팸투어, 도시재생‧ 주민역량 강화, 건물관리‧ 리모델링, 마을공동체‧ 문화행사‧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상인 및 지역주민네트워크 구축, 지역 환경문제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배순철 대표는 사람을 최우선으로생각하며 행복한 세상을 마음 담아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민들과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내걸고 지역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역 청년이나 주민들과의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 및 창업컨설팅·공간제공과 함께, 마을 청소 봉사활동과 명절을 맞이해 경로당에 쌀을 기탁하는 등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2018년 ㈜다해브러는 관광교육‧ 팸투어 분야에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남도살이 체험운영 및 주민 코디네이터를 양성하는 한편 순천시 도시재생 투어, 코리아 둘레길 남파랑길 순천/광양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순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느림’도 운영 중인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든 상태지만 예전에는 배 대표가 직접 버스를 운전하여 게스트하우스 방문객들과 여수밤바다 투어를 운영해왔다고 한다.

도시재생 및 주민대학 부문에서는 무엇보다 순천역 일대의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소규모 재생사업인 마을 계획 수립 및 공동체 활성화 용역, 순천역 일원 도시재생사업 계획 수립 및 공동체 활성화 용역, 도시재생 주민대학 운영 등이 주 내용이다. 특히, 1913 송정역시장 청년몰 활성화 사업을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많은 이목을 끌기도 했다. 건물관리‧ 리모델링 분야로는 게스트하우스 시설 유지보수 및 컨설팅, 조례동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했고, 나아가 올해는 코워킹스페이스인 ‘함께해브러’를 개소하며 스타트업이나 지역 단체에 무상으로 공유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다. 직접 함께해브러를 방문해보니 얼핏 보기엔 카페처럼 보일 만큼 감각적인 느낌이 풍겨졌다.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 인테리어에서 풍겨져 나오는 배 대표의 감성과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무료로 사용하는 함께해브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매달 한 차례 회의에 참석해 서로의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보완하거나 협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소통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다해브러는 영호남 청년교류 축제 북적북적 그림책 축제 행사, 풍덕 희망마을 만들기, 순천역 관광공동체 조성 사업 등 마을공동체‧ 문화행사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함께해브러’는 아직 청년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은퇴하신 시니어 그룹이나 개인기업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최근 청년층의 취‧ 창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청년들의 기준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저희 ‘함께해브러’와 ‘다해브러’가 힘을 보탤 것입니다. 청년들이 지방으로 돌아온다면 지역 또한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청년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순천, 활력 있는 도시로 거듭날 것

코워킹센터인 ‘함께해브러’에 모여 풍덕쌀롱 모임 중인 입주 기업인

㈜다해브러는 최근 전라남도와 함께 청년 유출 및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타 지역 청년들이 순천에 거주하도록 돕는 취‧ 창업 프로젝트, ‘퍼스트 펭귄’을 운영하고 있다. 선구자, 도전자 등의 의미를 담은 ‘퍼스트 펭귄’이라는 단어처럼 순천에 정착할 젊은 도전자를 찾아 나선 것이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7월부터 100일간 순천에서 취‧ 창업 교육이 진행되며, 기간 동안의 거주 및 체류 비용은 지자체가 지원한다. 청년들은 재생건축, 재생관광, 재생제조 등 분야 기업을 탐방하고, 비즈니스 전략 수립‧ SNS 마케팅 등 창업 교육을 받는다. 최종 목표는 청년의 순천 정착이다. 배순철 대표는 순천은 ‘느림의 도시’라며, 청년들이 순천에서 느림의 미학을 느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관련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하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2020 전남 퍼스트펭귄 발대식

“도시재생사업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저 재밌어서 시작했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배웠죠. 제가 받은 도움을 또 다시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청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배 대표는 타 지역에 기반을 둔 청년들을 순천에 유입,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말한다. 순천이 고향인 이들도 고향에 돌아오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하는 까닭이다. 그는 순천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고, 스스로느끼게 하는 가교 역할을 통해 언제든 돌아올 수 있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시라는 느낌이 청년들에게 스며들도록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 관계 기관과의 협조가 중요했다. 배 대표는 실적을 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자칫 행정 위주로 진행될 수 있지만, 재생은 시간이 필요하며, 생태계가 만들어진 후에야 창업이나 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역에서 좋은 인재들을 키우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 10년, 30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 순천이 만들어질 것이라 내다보는 그다. 더불어 계획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더 많은 기회와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다해브러 배순철 대표와 함께하는 직원들

“단순히 정착이나 창업 지원금만을 주는 것으로는 청년들을 유입할 수 없습니다. 일보다는 삶의 장점을 많이 보여주고, 순천이 살기 좋은 도시임을 알리고자 합니다. 더불어 취‧ 창업을 위한 다양한 노하우와 지원을 제공한다면 순천을 찾는 이들이 늘지 않을까요?” ㈜다해브러의 목표는 단순히 청년들의 눈길을 끄는 데에 있지 않았다. 청년 창업가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사업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서 나아가 사회적경제 기업을 양성하고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축하여,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배 대표. 그의 모든 계획에는 주민들이 함께한다. 코워킹스페이스 ‘함께해브러’를 운영하며 공유와 소통의 가치를 재확인한 까닭이다.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다시 만들어가는 도시와 그 안에 녹아든 ‘함께’라는 가치는 그가 펼쳐갈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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