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전문의로서의 사명과 연구자의 소명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척추 전문의로서의 사명과 연구자의 소명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 박미진 기자
  • 승인 2020.07.2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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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 Ⓒ박미진 기자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척추 손상이나 척추종양에 관한 국민적 관심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형화된 치료 가이드와 효과적인 수술 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현대의학 수준에서는 아직 많은 한계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 또한, 환자 치료 과정에서의 맞닥뜨리는 기술적 한계에 늘 어려움을 느끼며 이를 계기로 매순간 초심을 다잡아 간다고 말한다. 그는 의사로서 환자와 만나고 연구자로서 꾸준한 기초연구를 병행하며 지금의 한계들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에 본지는 8월호 BEST R&D 기획을 맞이해 중증 질환 비중이 매우 높은 척추 분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연구 방향성과 비전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크리티컬한 분야인 만큼 더욱 보람 느껴

김영훈 교수는 1994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8년에 정형외과학 박사를 취득하며 지금의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과 미국 스탠포드 대학 병원에서의 연수 기간을 거쳐 현재는 서울성모병원과 임상시험연구센터에서 치료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전공 분야는 척추척수라고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척수손상과 척추에서 발생하는 골종양에 관한 연구들이며, 임상연구로는 척추변형과 척추종양 연구가 있다.

저는 정형외과 의사이고 전공은 척추입니다. 다른 정형외과에 비해 척추는 크리티컬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증 질환의 비중도 높고요. 그게 척추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중요하고 예민하다고 느꼈거든요. 척추의 기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만큼 어렵기도 해서 쉬운 분야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척수손상에서 체외충격파의 내인성 신경 줄기세포 증식 유도에 관한 유효성 연구와 골내 미세환경변화에 따른 골수종 생존 및 성장의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최근까지도 척수손상에서의 신경세포 재생치료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중추신경계에서 신경 줄기세포 증식의 가능성이 입증된 이후 척수에서의 신경 줄기세포의 유효성 여부에 관한 연구가 관심을 받는 것에 따른 연구이기도 하다. 척수 내 비활성화된 ependymal cell에 체외충격파를 통한 자극을 주어 미세환경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신경세포의 재생 여부를 관찰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는 2018The spinal journal에 게재되었으며, 척수손상 환자에게 신경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준 유의미한 결과를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위 연구와 병행하고 있는 골내 미세 환경변화에 따른 골수종 생존 및 성장에 관한 연구는 골수종 환자에게 병적 골절 이후 골수종 침범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 화학치료 등을 시행하는 경우 골수종이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재발되는 임상적 경험을 토대로 착안한 연구이다. 골 형성이 활성화된 환경이 골수종 세포의 생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골 형성이 활성화된 환경이 근골격계에미치는 골수종의 영향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골수종 세포의 증식을 막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추후 골수종 세포 치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며, 2019The spine journal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출혈이 많고 여러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는 척추 수술에서 척추 현미경 수술을 시행하며 척추종양 환자들의 고난도의 골반 내 종양이나 흉곽 종양 절제술을 안전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내비게이션을 통해 신경을 압박하는 종양만을 정확하게 제거하는 등의 수술법을 통해 종양을 치료하고 있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치료와 연구가 필요

시대가 변화하면서 같은 질병에 대한 진단도,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4기 암 환자에 대해서 의사는 물론 환자 본인도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통증 완화에 초점을 두는 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기대되는 여명이 길어지면서 항암치료의 개념이 바뀌었다. 때문에, 뼈에 암이 전이되었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최대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도 한층 적극성을 띠게 되었다.

환자의 의지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입니다. 누워서 남은 생을 보내는 것보다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면서 보내는 게 환자에게도 더 좋고요.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죠. 통증 완화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수행하면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경향에 따라 수술 기법도 바뀌고 있고요.”

척추종양 분야에서의 수술 방향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전이성 척추종양 환자가 증가한 것도 주요한 이유이다. 지금은 전이성 종양에 대해서는 방사선 치료 이전에 미세 침습적 수술을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증상을 감소시킨 뒤, 방사선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예후를 호전시키고 있다.

“6개월 전부터 하지 마비 증상을 보여 내원한 40대 환자가 있었어요. 9흉추에 종양을 진단받아 내비게이션 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는데, 내비게이션을 통해 신경을 압박하는 종양만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제거함으로써 척추종양을 치료했습니다. 현재는 건강한 상태로 추시 관찰 중입니다. 최소침습 수술 중에서 내비게이션 장비를 이용한 수술은 출혈을 줄이고,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합병증도 예방합니다. , 수술 전에 계획했던 절제연을 따라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뼈와 관련한 치료 역시 방향이 달라진 것은 물론, 치료에 대한 환자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김 교수가 펠로우(fellow) 시절을 보낼 때만 해도 인공관절이나 척추 수술 환자의 주된 연령층은 6~70대였지만, 지금은 7~80대로 연령층이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뼈의 질은 낮아지는데 이전의 치료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는 골절이나 디스크 같은 뼈를 다루는 의사인데, 고령사회인 만큼 뼈가 약한 환자들이 많아졌다는 걸 느끼죠. 골다공증도 아주 흔하고요. 임플란트나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뼈가 잘 붙어야 하니까, 사전에 좋은 뼈 상태를 만들어 주거나 임플란트가 잘 유지되는 등 변화된 방향의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 자신의 뼈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뼈의 대체재로 인공 뼈를 사용하거든요. 그런 요구들도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테고요. 관련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의학한림원 활동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중심 역할을 할 것

김영훈 교수는 현재 대한골다공증학회 총무, 대한척추외과학회 편집위원회 총무, 대한척수손상학회 부회장, 대한척추외과학회 척추변형연구회 회원, 대한척추외과학회 척추골다공증연구회 회원 등 관심 있는 다양한 분야의 학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올해 6월 축하할 만한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김 교수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된 것.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기초 및 임상 분야를 포함한 의학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이 있는 의학자들을 회원으로 선출하며, 우리나라 의학의 지속적인 진흥 창달과 선진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사업을 행함으로써 의학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4년에 창립되었다.

대한민국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이자 국내 의료계의 최고 석학 단체인 의학한림원에 선출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임상 분야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분야에서도 지속해서 진행한 연구와 국내·외 학회에 꾸준히 논문을 게재했던 것이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의학한림원에 선출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8,000명이 넘는 정형외과 의사 중에서 의학한림원에 속한 스물 몇 명에 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합니다.”

김 교수는 의사라는 사회에서 의학한림원이 흔들리지 않는 중심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그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선출 포부를 밝혔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의사

김영훈 교수가 의과대학교에 입학할 때 그의 어머니는 의사로서의 길을 앞둔 아들에게 믿음이 가는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의사가 된 아들은 어머니의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어머니의 말을 지키기 위해, 믿음을 주는 진정한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많은 환자를 돌보는 것만큼 병의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일은 임상 의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김 교수의 가장 좋은 스승이자 멘토였던 하기훈 교수에게서 배운 것들이다. 그는 기초적인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나가며 스승의 말도 지켜나가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다친 사람 한 명이 강에 떠내려오는 거예요. 의사가 CPR을 해서 사람을 살렸죠. 조금 있으니까 또 다른 사람이 내려와서 살리고 보니, 또 사람이 내려오고. 지나가던 사람이 물어보기에 물에 사람이 떠내려와서 살리고 있다고 답하니 상류에서 무슨 일인지 찾아보라고 했다는 거예요. 임상 의사로서 중요한 가르침이죠. 원인을 찾는 것.”

좋은 스승에게서 좋은 가르침을 배웠듯 그 역시 후배들에게 자신이 받은 것 이상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정형외과가 그런 존재였듯, 어떤 사람을 어떤 장소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명확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사람을 잘 선택하는 건 물론이고, 그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고, 꽃을 피울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중에 있다. 맞는 자리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게 찾아주고,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믿는다.

조교수나 부교수 때는 잘 되던 소통이, 장이 되고 보니 잘되지 않는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한 김 교수는 후배들이 어려울까 다가가기가 쉽지 않지만, 자주 찾아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고민 상담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든 후배가 반드시 자신을 뛰어넘는 훌륭한 의사로 끊임없이 나아가길 바란다는 그에게서 이미 좋은 선배이자, 스승이자 멘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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