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이 제시하는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기준
‘픽셀’이 제시하는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기준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0.04.29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드컨셉㈜ 김정태 대표
오드컨셉㈜ 김정태 대표 ⓒ유지연 기자
오드컨셉㈜ 김정태 대표 ©김윤혜 기자

말이 아닌 이미지로 검색을 한다면 어떨까.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에 보다 직관적으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이미지검색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오드컨셉가 처음으로 픽셀(PXL) 서비스를 선보일 때만 해도 낯선 시도였다. AI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2012년부터 이러한 검색엔 진의 가능성을 확신하며 세상에 없던 검색 엔진 개발에 도전한 김정태 대표를 만났다.

 

AI 기반의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 픽셀(PXL)

오드컨셉의 픽셀(PXL)은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분석, 검색 기술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다. 특히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검색이 가능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보다 직관적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픽셀의 비전(VISION) AI’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제1회 대한민국 인공지능 대상에서 패션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영 컨설팅 회사에 있을 때 말로 자료를 찾아 이를 다시 말로 풀어내는 일을 줄곧 해왔습니다. ‘에 대한 피로도가 컸죠. 이에 말이 필요 없는 검색 엔진을 기획했습니다. ‘역방향 이미지 검색이라고도 불리는 서비스죠. 사업을 시작하던 2012년만 해도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서비스가 제공 중인 현재 픽셀은 이커머스, 특히 패션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픽셀(PXL)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 한 상품들을 AI로 분석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에 있다. 이미지 속성 분석(PXL.TAG), 유사 상품 추천(PXL.SEARCH), 스타일 제안(PXL.STYLE), AI 타깃팅 광고(PXL.AD)까지 패션의 전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운영자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은 온라인 커머스 운영자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일 터다. PXL.STYLEAI가 고객이 선택한 상품과 어울리는 코디 상품을 한 화면에 노출하며 고객의 쇼핑몰 이탈을 방지한다. 늘어난 고객 체류 시간은 구매 전환율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종합몰과 전문몰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등 100여 개 이커머스 파트너들이 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월 이용자는 900만 명에 달한다. 톱티어로 평가받는 플랫폼이 월 500~600만 이용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픽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AI가 나를 대신해 쇼핑한다는 개념은 지극히 도전적이지만, 현재 많은 파트너들이 본 픽셀 서비스를 이용하며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죠. 픽셀이 추천한 상품의 구매 전환율(CVR) 은 이용자가 직접 카트에 담아 구매하는 상품 대비 평균 1.4 배가 높습니다.”

현재 온라인 타깃팅 광고의 대부분은 그룹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상품을 보는 고객이 함께 본 상품(You may also like)’과 같은 추천 방식을 예로들 수 있다. 김정태 대표는 이러한 방식은 당신이 속한 A라는 그룹과 같은 것을 선택 하라고 권하는 셈이라며, 스팸메일과 같은 방식이라 말했다. 픽셀이 내놓은 개인화 서비스는 소비자와의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콘텐츠에 공감하고, 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를 읽는 기술이야말로 오드컨셉 만의 경쟁력이라 힘주어 말했다. 픽셀 서비스가 시작된 지 3, 이들이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의 양도 상당하다. 픽셀이 온라인 쇼핑의 전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이 데이터 또한 패션 이커머스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데이터는 곧 트렌드를 의미한다며,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AI 시스템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장해갈 것이라 설명했다.

 

 

커머스 분야 AI 기업 유일 100억 원 누적 투자 유치

오드컨셉는 최근 6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로 오드컨셉100억 원 규모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 국내에서 100억 원 수준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커머스 분야 AI 기업으로는 오드컨셉이 유일하다. 김정태 대표는 기술력에서 독보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만큼 패션 AI업계 선두주자를 넘어 APAC(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으로 뻗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현재 오드컨셉가 보유한 AI 이미지 검색 관련 특허만 60여 개에 달한다. 이는 오드컨셉가 기술면에서 독보적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특허 읽기를 취미로 삼을 만큼 특허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가 2008년 출원한 첫 특허는 이미지 파일의 드래그&드롭을 통해 검색을 수행하는 내용으로 미국에도 등록되어 있다. 김 대표는 특허를 위한 특허를 내지 않을 것, 실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먼저 특허를 출원할 것 등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특허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오드컨셉10여 차례의 국내외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 한 것은 물론 ‘DNA 100대 혁신기업’, ‘DEVIEW 작지만 강한 기술 스타트업’, ‘TNWxSEOUL Startup Key-player'에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앞서 오드컨셉은 지난 2월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시크럭스(SEACRUX)를 인수하며 APAC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크럭스는 응용 머신러닝 기반의 컨텍스츄얼 타깃팅 광고(Contextual Targeting AD) 시스템으로 싱가포르 등 APAC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 중인 스타트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콘텐츠 내용에 부합하는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인 컨텍스츄얼 타깃팅 광고(Contextual Targeting AD) 시스템을 확보한 만큼 PXL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김 대표는 시크럭스가 가진 기존 사업 채널에 PXL.AD를 적용해 서비스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페이스북 APAC 모바일 파트너십 이사 이자 카카오 APAC 법인장을 역임한 시크럭스의 브라이언 배성우 CEO를 영입한 것이 가장 큰 가치라 판단합니다. 평소 제가 존경하던 선배이기도 하죠. 이는 APAC 내 사업 전재 가속화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상하고도 명확한 비전 가진 사람들

오드컨셉이라는 사명은 이상한 생각, 역발상의 아이디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정태 대표는 명확한 생각을 가진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 (Odd people, Clear concepts)라 소개한다. 이러한 명확한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AI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역방향 이미지 검색의 핵심인 비전 머신러닝 기술을 인하우스에서 개발해왔다.

그 누구도 이미지 검색 엔진의 가능성을 믿지 않을 때부터 핵심기술을 함께 만든 친구들입니다. 저의 아이디어를 믿고 사업화하는데 힘을 보태줬죠. 다른 사람들이 기대조차 못 한 것을 기대 이상으로 실현해내는 용감한 직원들 덕분에 픽셀 서비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초기 이미지 검색 엔진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의 만류가 컸다. 스타트업 대회에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출했을 때는 기술성과 시장성이 없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미지 검색 엔진에 대한 그의 확신은 적중했다. 서비스 개발 당시 월 10만 회 이상의 패션스타일 추천을 목표로 잡았으나 출시 1년 후 서비스 사용량이 월 1억 회를 돌파했다.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서비스였던 셈이다. 픽셀은 검색 엔진 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특허 정보 서비스 기업인 윕스(WIPS)로부터 솔루션 도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법인 전환 후 5년간 사업이 표류 상태였다며, 너무 광범위한 카테고리에 픽셀 기술을 적용한 게 패착이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패션 분야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패션은 상품 비교와 가격 비교가 불가능한 유일한 영역이기에 시장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나부터 해고할 거라는 농담을 하곤 합니다. 제가 계획하는 일과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연결하지 못했던 것이 실수였죠. 당시의 경험은 대표는 열심히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줬습니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세발자전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1 년 뒤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더라도 그 시작은 세발자전거에 있다는 뜻이다. 세발자전거에서 두발자전거로, 거기에 엔진을 붙여 원동기로, 차근차근 단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동안 자칫 무모해 보이던 꿈은 어느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들과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세발자전거라는 단어를 상기시키고 있다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임을 알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근차근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비전을 함께해준 직원들은 이제 김 대표가 말하는 그 이상의 것을 해내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었다.

사업 초기만 해도 기업문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점차 커지는 동안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회사의 색깔이 됨을 깨달았죠. 저희는 명확한 생각과 뚜렷한 목표를 가진 다채로운 스케치북과 같은 회사가 될 것입니다.”

 

픽셀, 본질에 집중하며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해나갈 것

픽셀 서비스를 런칭한 이후 패션업계는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은 고객 중 1/3만 구매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코디의 문제로 실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오드컨셉PXL AI에 인공지능 기반의 코디 추천 기능을 추가한 모델을 내놨다. 디자인부터 소재 등 수백가지의 속성을 바탕으로 코디를 제안하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픽셀의 확장 가능성은 성과지표로 여실히 드러난다. 한 쇼핑몰에 서는 수백억에 달하는 매출이 추가로 발생했고, 또 다른 브랜드몰은 픽셀이 추천한 상품에 대한 페이지뷰와 체류시간, 구매전환율이 평균 대비 약 300%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온라인쇼핑몰 MD의 능력과 감을 오드컨셉의 솔루션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특히 24시간 365일 상주하는 AI 쇼핑 솔루션은 무엇보다 큰 장점이죠. 이제 고객들은 비대면 전용 스타일리스트, 사람의 기분과 취향까지 읽어내는 AI 쇼핑 솔루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픽셀은 상품의 관리부터 진열, 개인화, 마케팅까지 패션 커머스의 전 영역을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이다. 김정태 대표는 ‘AI 스타일리스트를 넘어 ‘AI MD(상품기획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말한다. 특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 단위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패션 이커머스 분야의 서바이벌 키트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는 김 대표다. 나아가 이러한 장점을 살려 픽셀을 라이프 스타일에까지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콘텐츠를 기술적으 로 읽고 유저들과 공감하는 기술을 이미지를 분석해 공감할 수 있는 모든 부분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AI는 보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도구일 뿐 그 본질은 창출된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보다 직관적이며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검색 시스템, 그 본질을 바탕으로 한 오드컨셉의 성장을 주목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