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빅데이터’에서 ‘마이데이터’로...초개인화된 금융시대 열린다
[MonthlyNow] ‘빅데이터’에서 ‘마이데이터’로...초개인화된 금융시대 열린다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1.08.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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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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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개인의 데이터는 정보가 활용되는 기관마다 개별적으로 수집·활용되어왔다. 개인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누구에게 있는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려웠다. 기업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필요 데이터를 외부에서 받아오려면 건별로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데이터 활용이 힘든 상황이었다.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한다. 금융권 또한 집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만큼 새로운 금융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개막 연기한 마이데이터 시대’, 보완·점검 통해 완성도 높여야

지난해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금융회사는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 보유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비금융전문신용평가(CB)회사와 같은 데이터 신산업이 태동하고, 통신·전기·가스요금 등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 개발도 가능해졌다. 비금융전문CB, 개인사업자CB가 등장하며 금융이력부족자나 자영업자의 신용평가상 불이익이 해소되며 금융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된다. 시중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또한 비금융데이터 기반의 대안 CS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업계의 변화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지만,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시행은 미뤄졌다. 8월로 예정된 마이데이터 표준 API(어플리케이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의무 시행에 대해 금융사와 의무정보제공사 등이 너무 촉박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금융당국이 내년 1월로 표준 API 의무화 시기를 연기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정보제공자에 대해 오는 1130일까지 API 구축과 테스트를 완료하고 12월부터 API 방식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순차 개시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211일부터는 API를 이용한 서비스만 제공해야 하며, 금융위는 고객 편의와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적요정보(수취, 송금인의 성명과 메모 등이 기록된 정보)에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더불어 서비스 가입 전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 숙려사항을 안내하고 서비스 가입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링크를 제공한다.

마이데이터산업은 고객의 전송요구권 행사에 따라 분산된 개인신용정보를 제공받아 해당 고객에게 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좋은 조건의 금리 혜택,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상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에는 금융 정보뿐 아니라 납세, 통신비 납부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 이력도 포함된다. 개인신용정보를 대량 집적하는 만큼 엄격한 보안체계를 갖춰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보제공사와 마이데이터 사업자 간 전송 요구 데이터가 원활히 흐르는지 파악하는 샘플 테스트 기간 부족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자체적으로라도 샘플 테스트를 수행한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은행가부터 빅테크·핀테크까지, 마이데이터 각축전 벌여

시행 일정 연기로 표준 API 의무화까지 다소 여유가 생긴 가운데 은행들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는 모습이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도와주는가하면 주식거래와 투자정보 서비스를 도입해 주식거래 업무를 겸하기도 한다.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업자인 IBK기업은행은 주식거래 서비스인 ‘i-ONE 주식매매서비스를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자산관리서비스인 내자산연구소서비스를 개선해 금융정보를 카드·증권·보험 등 타계열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KB국민·신한·NH농협 등은 12월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업계는 마이데이터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 내다본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까지 미래 먹거리인 마이데이터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7월 말 기준 본허가를 받은 업체만 40개사, 예비허가를 받은 회사도 13개사다. 마이데이터 시행이 미뤄지며 증권사들 또한 인가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체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투자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경쟁 초기부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당장 수익 발생은 어렵지만 데이터는 먼저 쌓을수록 많이 쌓인다는 점에서 허가와 서비스 출시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은 소액 자산보유자에게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자산관리를 경험해보지 않은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재미와 편의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를 하면 잔돈이 자동으로 투자되는 동전 모으기서비스를 제공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를 대안신용평가까지 확장한다. 이는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온라인 소상공인(SME) 대출 서비스나 후불결제 한도 책정 등에 활용된다. 뱅크샐러드 역시 조회와 분석에 집중되어 있는 자산관리를 건강과 주거, 자동차 등으로 넓혀 총체적인 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초개인화된 경제생활 펼쳐질 데이터 경제 시대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 경제 시대라 말한다. 데이터 관리 주체가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개편되는 마이데이터 시대는 개인의 경제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측된다. 자신의 금융생활을 한눈에 파악하며 재테크 방법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운영 중인 계좌정보통합관리 서비스 혹은 오픈뱅킹 서비스가 그 예다. 정부는 국민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기관별, 사업자별, 분야별로 산재되어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곳에 모으거나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한다. 금융사들은 보다 깊이 있는 데이터에 기반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만큼 초개인화된 금융 상품을 제시하는 등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통신, 유통 등의 업종도 금융권과의 활발한 데이터 결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개막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꾸려지는 셈이다.

다만 마이데이터산업이 개인신용정보에서부터 출발하는 만큼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금융보안원은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표준 API 규격’,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기술 가이드라인등을 통해 마이데이터 전송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산업의 API 전환이 원활하게 잘 이뤄지도록 정보제공자별 구축 진행상황 등을 세밀하게 관리하겠다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경쟁질서 등을 위해 추가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의 시대, 흩어져있던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인 개인을 중심으로 하나의 플랫폼에 모인다. 금융, 통신, 의료, 유통, 공공 등 산업적 구분이나 기관, 기업에 구애받지 않는 데이터의 집적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인공지능(AI)과 같은 다양한 분석 기술을 붙이는 과정에서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른바 데이터 경제로 진화하는 셈이다. 다만 산업적 혁신과 개인의 권리 보호라는 양날을 지닌 만큼 공정한 룰에 기반한 경쟁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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