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 기업의 성패는 작가를 수단으로 보지 않는 것에서 갈릴 것
예술문화 기업의 성패는 작가를 수단으로 보지 않는 것에서 갈릴 것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9.05.13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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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숨비 김민 대표
아트숨비 김민 대표

예술문화를 일상처럼 향유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이들일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순수 예술 작품을 소장하며, 수준 높은 심미안을 지닌 예술 애호가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작가 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각종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아트숨비의 김민 대표는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예술을 한다고 당당히 밝힌다. 사는 동안 갤러리 문턱을 넘어가본 적 없고, 의도적으로 작품을 맞이하러 가본 적 없는 이들은 이미 문화소외계층이나 다름없다. 그런 우리가아트숨비가 전하는 아름다움 작품들을 만난다면 어떨까. 김민 대표가 자신하는 감각의 확장이 정말로우리 삶을 풍요롭게 바꿀 수 있을지,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름다운 숨으로 삶을 두드리다

아트숨비, 가만히 따라 뱉기만 해도 예쁜 마음이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뜻을 정확히 몰라도, 다정하고 고운 의미가 담겨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숨비’라는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숨비는 제주도 해녀들이 바다 속에서 오랫동안 잠수를 하다가 물 밖으로 나올 때 하는 숨소리를 뜻해요. 물질을 끝낸 해녀들이 내는 ‘호이호이’라는 특유의 휘파람 같은 소리가 있는데 그것을 ‘숨비’라고 부르거든요. 저희 아트숨비는 우리네 삶 가까 이에 예술문화를 전달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일상 속에서 감각의 확장을 통해 아름다운 숨을 쉬게 만들자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숨비라는 뜻을 담아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김 대표의 말을 듣고 있자니 해녀들의 생명력 넘치는 삶처럼, 아트숨비 역시 우리의 잔잔한 삶을 일깨워주는 활력을 지닌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트숨비는 작가 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한 넓은 범주의 아트 프로젝트와 갤러리 사업, 문화상품 제작처럼 문화콘텐츠 사업을 대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평면미술작가, 설치미술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공예작가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어온 지도 벌써 6년이라고 한다.

“저는 미술학도로서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전시를 준비하던 중 별안간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당시 제 작품의 주제가 ‘해녀’였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해녀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등재하자는 움직임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마케팅에 실린 힘이 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 순간 이런 것은 우리 작가들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그해 가을에 제주도의 큰 행사인 탐라문화제와 해녀축제가 연달아 예정돼 있던 터라 주변의 작가들을 모아 해녀를 주제로 스토리텔링해 각자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마침내 행사장 부스를 얻어 갤러리로 꾸며 아트웍을 전시하고 해녀 페이퍼 토이 만들기 체험과 관광기념품을 선보이면서 참가자와 관계자 모두의 호응을 얻었죠. 모든 것이 즉흥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지금 생각하면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오늘날의 아트숨비를 있게 해준 가장 의미 있는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김 대표는 예술가의 창작활동 자체가 곧 스토리텔링이며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작품을 구현하는 것 역시 작가의 숙명이나 다름없다며, 이런 기회가 자연스럽게 작가에게 연결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다. 단발성에 불과했던 축제 참여를 통해 자신들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발견한 그녀. 예술을 사랑한 작가로 시작해 이제 어엿한 CEO로서, 아트숨비를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애쓰고 있었다.

국내 문화콘텐츠의 질적 성장을 꾀하다

아트숨비를 있게 만든 해녀 프로젝트 이후, 그들은 이처럼 우리가 유지하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나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메인 테마로 삼고 예술 콘텐츠를 생산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꾸준하고 지속적인 활동은 콘텐츠 스토리텔링 및 문화적 도시재생의 선도적 사례로서 다양한 지자체 기관으로부터 끊임없는 초청을 받았고, 이제 아트숨비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온라인 커스텀 마이징 사이트 ‘숨비마켓’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곳에는 저희와 함께하는 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동안 함께 축적해온 케이컬쳐 이미지가 업데이트될 예정이에요. 이 플랫폼의 핵심은 지역의 명소와 문화유산이 작품으로써 구현된 이미지를 구입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어요. 지자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숙박업 또는 카페 등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도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숨비마켓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수익으로써 도움이 되는 것 이상으로 역할하고 우리나라의 문화원형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데에 큰 역할을 하리라 믿어요.”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아트숨비, 이 시점에서 김민 대표는 다시 처음을 회상했다. 자신들의 첫 작품이 걸린 부스에 방문한 할머니와 손자가 즐거워하며,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느낀 뭉클함을 거듭 되새기며 말이다.

“아트숨비의 활동을 통해 예술 작품을 부담 없이 누리는 대중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화이트 큐브를 벗어나 일반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들고 더욱 그들 가까이 다가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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