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퍼펙트스톰’ 띄운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에 쏠리는 눈
[MonthlyNow] ‘퍼펙트스톰’ 띄운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에 쏠리는 눈
  • 박미진 기자
  • 승인 2021.08.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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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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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확대 및 자산가격 조정 등 한꺼번에 위험이 뒤따르는 이른바 퍼펙트스톰을 강조한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특히 학계 출신 전임 원장이 제재적 방침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이어진 가운데 관료 경력의 신임 원장의 경우 사전적 감독·통제를 통한 현장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이런 차별점에 업계 관심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 원장은 지난 6일 취임식에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 우려가 제기된 자산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사전·사후에 균형 있는 금융감독을 통해 신뢰받는 금융시장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과 차별적 행보규제보다 지원

이번 취임사에서 특히 정 원장은 사전적 감독금융회사의 소통을 강조했다. 또 금융감독의 본분으로 규제가 아닌 지원을 말하기도 했다.

먼저 정 원장은 “‘사전적 감독사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할 것이라며 사후적인 제재에만 의존해서는 금융권의 협력을 끌어내기 어렵고 결국은 소비자 보호에도 취약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업계에선 이 대목에서 윤석헌 전임 원장과는 선명히 대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원장은 금융사 CEO 등 경영진에 법적 책임을 묻는 등 제재적 기조에 방점을 뒀지만 정 원장의 경우 사후적 제재만이 아닌 사전적 감독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정책을 앞세워 금융사 제재에 강경했다. 실제 당시 금감원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부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까지 금융사의 내부통제 실패를 근거로 고강도 제재에 힘을 기울였다. 일련의 과정에서 금융사와의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금감원 제재로 이들 금융사 CEO가 잇따라 징계 도마 위에 오르자 감독에 실패한 금감원이 자신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반면 정 원장은 금융감독의 본분을 앞세워 사후적인 제재에만 치중해서는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 나아가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라면서 금융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부탁드린다라고 임직원을 향해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원장의 금감원은 사전적 감독 강화에 따른 금융권 상시 감시 시스템 재점검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난 사모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감시업무를 게을리 해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금융사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리스크 공동 대응 노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정 원장은 취임사에서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등도 강조했다.

일단 정 원장 취임에 대해 금감원 안팎에서는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제재보다는 지원을 강조한 데 대해, 금감원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으로 금융위와의 갈등 해소 및 인사 적체 등 현안을 풀어낼 적임자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학자 출신을 명확히 반대해온 금감원 노조 측에서도 별다른 반발의 움직임이 없다.

기대감이 큰 만큼 정 신임 원장의 어깨도 무겁다. 지난 10일 첫 출근길에서 정 원장은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은 것 같다모든 금감원의 과제들은 금융시장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결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정 원장의 첫 번째 시험대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현재 진행 중인 하나은행 제재심이 될 전망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1차 제재심을 마친 뒤 2차 제재심이 임박한 상태다.

20일엔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금감원 제재 취소 행정소송 1심 판결에 관한 결과가 나온다. 패소하면 금융사 CEO에 대한 제재 근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르면 오는 26일부터 진행될 라임·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제재심의위원회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퍼펙트스톰경고금리 인상 동시에 자영업자 대책 나와야

이런 가운데 정 원장이 금융감독 수장으로서 언급한 퍼펙트스톰가능성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공기관 수장 한 마디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이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흘려들어선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원장이 언급한 한계기업·자영업자의 부실 확대 조짐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 각종 요인에 따른 퍼펙트스톰가능성에 미래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손실 누적은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 관점에서 보면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실이다.

결국, 재난 사태에 따른 재정확대와 적재적소 통화 완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빚투·영끌로 대변되는 부동산·주식 투자 광풍이 불면서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거품이 커진 만큼 꺼졌을 경우 발생하는 디플레이션 규모도 그만큼 불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카드가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금리를 인상했을 경우 이미 누적된 손실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게 된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정 신임 원장은 지난 2008년 리먼 쇼크 발생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국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대책반장을 맡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위기 극복에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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