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읽기·쓰기 발달 연구의 세계화를 꿈꾼다
한국어 읽기·쓰기 발달 연구의 세계화를 꿈꾼다
  • 정이레 기자
  • 승인 2018.12.05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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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심리학과 조증열 교수

세계적으로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는 한글은 음소문자와 음절문자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언어 간 비교 연구 분야에서 여러 외국학자들이 한글 읽기 및 처리에 관한 내용으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관심 가운데 한국어 읽기 쓰기 발달 분야의 대가로서 한글 연구의 세계화를 위한 조증열 교수의 다양한 활동상을 들어보았다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조증열 교수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조증열 (Jeung-Ryeul Cho) 교수

 

한국어 읽기·쓰기 분야의 대가

올해는 572돌을 맞은 해였다.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중 유일하게 창제시기와 인물이 밝혀진 문자 체계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닌 세계 유일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가꾸고 보존할 사명은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일 것이다. 지속적인 국어교육은 물론이며 한글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도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한글날로 이미 세계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한글은 해외 유수 교육기관 및 국가로부터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경남대학교 조증열 교수는 최근 ‘2018년 교육부 학술·연구 지원사업 우수성과 표창 수여식에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매년 교육부는 학술, 연구지원 사업의 우수사례 발굴을 통해 연구자들의 연구 의욕 고취 및 장려하며 국민들에게 우수한 성과를 알리고 있다. 올해 선정된 우수사례 중 조 교수의 한국어 읽기·쓰기 진단검사 (한국 가이던스 출판)’ 연구는 대한민국 한국어 교육 발전과 더불어 조기 진단 검사의 우수한 활용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지원 사업(GRN)의 연구책임자로 홍콩 중문대학의 Catherine McBride 교수와 공동 연구(한국 아동 및 중국인 학생 대상 한글 읽기 훈련)를 진행했습니다. 외국 아동 대상 연구들과 비교하면서 자연스레 국내 아동들의 한글 읽기쓰기 특정학습장애, 학습부진 현상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난독증 진단과 그 원인이 될 수 있는 인지적 결손 유무의 확인의 필요성과 중요도를 인지하며 진행한 연구 결과가 국내 아동들의 한국어 읽기·쓰기 부진의 치료 및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난독증 조기 치료의 해법 제시

그간 국내에는 유치원부터 초등학생까지의 넓은 연령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읽기 쓰기 특정학습장애 및 난독증 여부와 인지적 결손 여부를 동시에 진단하는 검사 플랫폼 및 조기 검사 문화가 거의 전무했다. 이에 조증열 교수는 그 동안 많은 부모들은 한글 읽기쓰기 학습장애와 난독증에 대해 둔감했으며 그저 체계적인 학교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주류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아동들이 학교에서 체계적인 한글지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한글 습득 부진 및 난독증 현상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입학생 중 대략 70%의 아동들은 초등학교 입학 무렵이면 한글 읽기와 해독에 자연스러워지는 반면, 입학 시기에도 한글 해독이 안되고 한글 읽기가 서툰 아동과 부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다. 특히 난독증을 가진 아동은 또래에 비해 정확하게 읽기, 유창하게 빨리 읽기 능력과 독해력이 많이 떨어져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결국 학습부진 및 학교 부적응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그는 <한국어 읽기 쓰기 진단 검사: Korean Test of Literacy Diagnosis: K-TOLD>를 한국가이던스에서 출판 했다. 다양한 문식성, 인지언어적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아동들에게 적절한 맞춤식 인지적 중재와 조기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개발 과정만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조 교수는 조기 진단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전국단위 만 4세부터 13세까지의 약 1,600여 명 아동들의 표본 자료수집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최근에는 아동을 연구하기 위해 부모들에게 개별적 동의를 받는 과정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교육부 혹은 정부의 지원 연구 과제는 학교장의 승인만으로 아동들의 표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합니다. 좋은 연구의 활성화는 곧 아동, 학부모, 학교 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므로 국가 지원 연구과제의 경우 학교장의 동의만으로 아동들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 교수는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워 아동혼자 스스로 잘 배울 수 있다거나 혹은 한국에는 난독증이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한글 읽기 쓰기 연구에 관한 지원을 등한시하게 하는 장애가 되었다고 성토했다.

 

출처 : 한국가이던스
출처 : 한국가이던스

 

한글 읽기 발달 연구의 세계화를 위한 마중물

많은 사람들은 인지 심리학 전공자인 조증열 교수가 어떻게 한글 읽기 발달분야의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한다. 그는 운명적인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저는 본래 심리 형태 재인의 패턴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와 문장을 정보처리하는 과정을 연구해오고 있었습니다. 관련 연구를 위해 참석한 외국 학회에서 홍콩 중문대학 Catherine McBride 교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여러 동기 부여가 저의 한국어 읽기 발달 연구의 시발점이었죠. 그 인연으로 20년가량 읽기 발달 분야 공동연구를 하며 친한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학문적 동료로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공동 또는 단독으로 20편 이상의 SSCI급 국제학술지에 영어논문을 출판하였고 많은 국내논문도 출판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2004년도 북경 세계심리학회 28차 연차대회에서의 한국어 정보처리와 발달심포지움을 조직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국제학회에서 심포지움을 발표했다. 2016년에는 서울에서 아시아 읽기 쓰기학회(ARWA)를 개최하여 아시아 및 세계의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아시아 언어의 읽기 쓰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 2월 말에 인도 고아라는 도시에서 ARWA의 제3차 연차대회를 개최하는데 한국의 관련 연구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세계 학회 활동을 통해 난독증 및 인지적 결손으로 진단되는 아동 대상으로 효율적인 한글 읽기 훈련 및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이 있듯이, 조증열 교수는 한글과 한국어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가 국제무대에서 큰 관심을 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글의 우수성에 비해 아직 국제 수준의 역량 있는 국내외 연구자가 부족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적 수준의 한국 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어 한국어와 한글 관련 훌륭한 연구들이 많이 나오기를 갈망합니다. 또한 저의 연구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한글 읽기 발달 연구의 세계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며 국내 아동들의 체계적인 한글 지도 및 교육을 위한 조 교수의 헌신이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그의 연구 성과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조증열 교수 | Jeung-Ryeul Cho
[現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직장경력
· 1993년-1997년: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 1997년-1998년: 홍콩 중문대학 교환교수
· 1997년-2003년: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
· 2001년-2002년: 홍콩 중문대학 교환교수
· 2003년-현재: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2007년-2008년: 홍콩중문대학 강의교수

교육경력
·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학과 학사
· 198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지각 심리 전공 석사
· 1986년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인지심리 전공 석사
· 1991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인지심리 전공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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