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당뇨병 환자, 초기 치료와 비만 관리의 중요성 깨달아야
급증하는 당뇨병 환자, 초기 치료와 비만 관리의 중요성 깨달아야
  • 박금현 기자
  • 승인 2019.02.28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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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내분비내과 교수

의학의 발달로 오래 살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는 일은 힘들어졌다. 대표적인 방해꾼이 비만과 당뇨병이다. 비만을 떠올릴 때면 으레 외모에 대한 불만족이 따라왔다. 비만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만성질환이 더 위기로 다가올 수 있음을 잊은 채 오직 외적인 뚱뚱하다는 강박관념에 갇힌 경우가 많다. 비만과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으로 뿌리 깊은 잘못된 인식을 고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우정택 학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정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내분비내과 교수
우정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내분비내과 교수

 

온갖 오해와 억측이 난무하는 비만, 제대로 이해하기

지난 108일 보건복지부는 비만예방의 날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우정택 학장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학장은 지난 2016년부터 국책사업인 한국인 당뇨병 예방연구사업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우 학장은 대한비만학회 학술이사, 연구이사, 편집이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이사장을 맡아 국민이 올바로 비만을 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관점을 탈피하는 것이 시급했습니다. 학술적인 접근이 아닌 늘씬한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미적 기준으로 비만 문제를 바라보면서 비의학적인 시술이 너무 많이 이뤄지는 상황을 바꿔야 했습니다. 비만을 외형적 관점으로만 보고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일반인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만은 사회·경제적인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죠. 심지어 비만이 아닌데도 비만이라고 자책하며 사람도 많습니다. 의료계에서 바람직한 정보를 제공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비만은 당뇨병을 포함하여 매우 많은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이다. 정부는 비만 인구를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대한비만학회 회원들과 힘을 합쳐 정부의 비만예방 정책을 지원하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현장에서 국민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진정한 주장에 정부는 귀를 기울였고 여러 부처가 합심해 통일된 비만예방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예방을 위한 학술적 연구에 매진하면서 정부의 정책 수립에 아낌없이 조언하고 있다. 그는 비만 예방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대한비만학회 회원들을 대신해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을 뿐이라며 자산의 공을 돌렸다. 비만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우 학장은 앞으로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KDPS가 맡은 국책사업 진행,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순항

우정택 학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당뇨병 연구자다. 경희의료원 내과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당뇨병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비만 인식 개선에 동참한 것도 복부 둘레와 체중이 늘어나는 복부비만 인구의 증가를 위험한 시그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만이나 과체중은 당뇨병 발생의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당뇨병 발생 고위험자들이 체중을 적절하게 감량하면 효과적으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 학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희의료원이 지난 2016한국인 당뇨병 예방연구사업주관기관으로 선정된 후부터 지금까지 연구를 총괄하며 우리나라에 맞는 생활습관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다. 본래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분야 연구원들이 1년에 걸쳐 개발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살을 빼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KDPS는 대한 당뇨병학회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건강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개발해 당뇨병 발생 고위험자들에게 적용한 임상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살을 뺀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줄었는지 분석하는 임상연구다. 이 연구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해 1년간에 걸쳐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후 2년 정도는 대상자를 모집했으며 3년간 추적·관찰해 2020년에 마무리된다. 전국의 10개의 병원이 참여 중이다.

당뇨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우리나라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KDPS에 프로젝트를 의뢰했습니다. 표준관리군 집단,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하는 집단, 부작용이 거의 없는 메트포르민을 투여한 집단을 3년 정도 추적 관찰해야 완전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미래에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대상자를 모집해 3개의 집단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하는 과정은 현실적으로 꽤 어려웠다. 해당 연구는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예산 비중이 컸고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짜는 것도 까다로웠지만 국민 건강 향상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대한당뇨병학회 전문가들의 많은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대한당뇨병학회 내에 활동하는 기구인 식품영양위원회는 생활습관 개선에 관한 프로그램을 수십명의 전문가들의 1년 간의 논의를 통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을 만들어 1년에 두 번씩 준비한 내용을 토대로 한 세미나를 개최하며 토의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에 KDPS가 책임지고 있는 임상연구는 정부, 학술단체, 대학과 협력해 연구하는 모범적인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유럽, 미국 등이 과학적으로 마련한 당뇨병 예방 정책을 그대로 가져와 활용해왔다.

우리나라와 문화, 식생활이 다른 서구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 우 학장은 한국 당뇨병 치료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는 경희의료원의 한국인 당뇨병 예방연구사업, KDPS의 임상연구 등에 책임자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정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내분비내과 교수
우정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내분비내과 교수

 

인슐린 치료의 효과, 과학적으로 규명하며 파란 일으켜

우정택 학장은 우리나라 당뇨병 연구의 중심에 서 있는 길로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경희의료원에서 내과 전공의를 하면서 가르침을 받은 최영길 교수님의 영향이 지대했다라고 소회했다. 우 학장은 당뇨병의 권위자가 된 지금 멘토로 받들고 있는 최 교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당뇨병에 걸린 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것도 그가 갈 길을 결정한 요소 중 하나였다.

“25년 전부터 당뇨병 환자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소신이 있습니다. 당뇨병 발생 초기에 어떻게 치료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삶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초기에 철저히 교육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선행된다면 무너진 대사를 회복해 상당히 오랫동안 혈당조절이 손쉽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초기에 적극적으로 인슐린 치료를 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전 세계와 우리나라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공통점이 나타난다. 췌장이 망가져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는 1형 당뇨병보다 초기에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는 2형 당뇨병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다. 그는 같은 뜻을 가진 7개 대학에 소속된 연구자들과 함께 5년에 걸쳐 당뇨병 발병 초기에 인슐린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한 집단과 경구약제 치료를 받은 집단을 비교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인슐린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경구약제 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혈당조절 기능이 장기간 월등히 앞섰다. 그는 이 연구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했으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확대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후속 연구 결과에 따라 환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진단 처음부터 단기간 인슐린을 사용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사람은 혈당 조절 기능을 회복하고 난 다음에도 수년간 약제 복용 없이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제가 당뇨병을 치료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세웠던 가설이 입증됐다. 많은 분이 이러한 치료 방법이 임상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진정한 의료인의 소신, 창의성과 겸손함

지금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우정택 학장은 내년에도 의사이자 연구자로 부지런히 움직일 계획이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차기 회장으로 1년간 봉사하게 됐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당뇨병 관련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연구로 확장하는 기획도 세울 예정이다. 우 학장은 학자이자 주요 기관과 단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교육자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의과대학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입니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학문으로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방대하게 많은 양의 정보를 외워야 하죠. 의대에서 암기에 몰입하는 교육은 필수지만 생리적인 평형상태의 불균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한 것이 현실입니다. 창의력을 놓치는 것이 아쉬워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본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의하며 비판하는 진화의학수업을 수년째 해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머쓱해 발표를 잘 못하던 학생들은 창의적 생각과 건전한 비판을 하며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질병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질병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판단하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몸이 어떤 변화를 거쳐 현대 사회에 적응 또는 부적응했는지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라며 “3차원적으로 바라보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들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색다른 교육방식이 내는 어마어마한 변화를 목격한 내용을 담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그의 독창적인 수업은 학생들의 생각을 열어 수평적이며 수직적인 관점에서 의학적인 시각으로 확대될 길을 제시했다. 그는 수업시간에 배운 열정이 나중에 의사가 되어 치료 현장에 나갔을 때 인간과 질병을 이해하는 철학을 제공하면서 은연중에 양심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작용하길 바랄 뿐이다. 그가 속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협의회에서도 창의적 교육을 다양하게 시도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우 학장은 연구와 교육 현장에서 여러모로 당뇨병 치료와 연구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사이지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을 잊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도 한계가 있음을 늘 새기는 자세로 절대 오만하지 않는 것. 특히 환자에게 절대 해를 주면 안 된다는 신념을 지키면서 다른 전문가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그의 발자취는 귀감이 되고 있다.

그가 세운 혁혁한 공은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만과 당뇨병의 관계를 객관적이며 과학적으로 규명해 정부와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그의 리더십이 의료계, 정부와 관련 기관, 제약회사 등의 관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교단에 서면 미래 의료를 이끌 학생들에게 참된 교육을 실시하는 한 스승으로, 당뇨병 예방을 위해 솔선수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그의 소소한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오늘도 힘쓰고 있는 그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고 있는 이유다.

 

우정택 학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경희대학교 부속병원 내과 전문의 수료

육군 군의관 복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미국 반더빌트 의과대학 연구원 역임

경희의료원, 강동경희대학병원 경영정책실장 역임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역임

아세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 부회장 역임

대한당뇨병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임상영양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차기 회장

보건복지부 지정 한국인 당뇨병예방연구 책임연구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 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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