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이처가 좋았던 소년, 봉사하며 다정한 정형외과 전문의로 성장
슈바이처가 좋았던 소년, 봉사하며 다정한 정형외과 전문의로 성장
  • 강기훈 기자
  • 승인 2018.11.14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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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호 대찬병원 대표원장

올해 개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월드 스타를 대거 배출했다. 윤성빈 선수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땄다. 1위가 확정되는 순간 윤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에 최선을 다한 대찬병원 한상호 원장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숨은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안도와 축하의 의미가 담긴 환호였다. 우리나라에서 실력으로 손꼽히는 정형외과 전문의이면서 참 착한 의사로 알려진 한 원장을 월간 인물이 만났다. 훈훈하고 감동적인 진료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상호 대찬병원 대표원장
한상호 대찬병원 대표원장

평창동계올림픽, 영광의 순간을 준비한 정형외과 전문의

대형병원의 대표원장에게 꿈을 물으면 시설 투자와 성장을 이야기하는데 한상호 원장은 다르다.

저의 작은 꿈은 전 직원이 한 번씩 해외 의료봉사에 다녀오는 겁니다. 제가 사단법인 열린의사회에 소속돼 1년에 두 번 해외 의료봉사를 떠날 때 동행하는 직원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현대문명과 떨어져 주어진 시간에 1천 명의 진료를 보면 초심이 떠오릅니다. 처음 전문의가 됐을 때의 다짐, 대찬병원을 개원했을 때의 사명감을 되새기죠. 직원들이 저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대찬병원만의 정체성을 지켜준다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대찬병원 직원들은 참가비 10만 원만 내면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올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대찬병원이 전액 부담한다. 처음에는 두 명만 참여했는데 해가 갈수록 참여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약 하나를 받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의 소명감을 느껴 환자들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고. 훈훈한 대찬병원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그가 품은 큰 꿈은 더 감동적이다. 소외되거나 어려운 분에게 작은 빛이 되는 것이 큰 꿈이라고 한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천시에 소재한 병원 중에서 유일하게 슬라이딩센터 주치의로 나섰다. 비인기종목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라며 스켈레톤에서 윤성빈 선수는 금메달을, 남자봅슬레이 4인승에서는 원윤종·김동현·전정린·서영수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잘 전달한 것 같아 뿌듯했다라고 밝혔다. 누군가는 병원 홍보를 위해 인기종목의 주치의를 하면 어떠냐고 묻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어떤 종목에 소속된 선수들이라도 부상 걱정 없이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 아닐까. 곧 대찬병원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주치의 병원 협약을 맺는다. 불모지였던 스켈레톤, 봅슬레이 종목의 전성기를 열기 위한 디딤돌을 자처했다. 이외에도 그는 시간을 쪼개어 안산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를 다니고 있다.

2018 안산 외국인 노동자 의료봉사활동
2018 안산 외국인 노동자 의료봉사활동

 

공부하고 연구하며 세계 최고의 재활 프로그램

의료봉사 현장에서 헌신하는 그는 대찬병원에서 환자를 만날 때도 최선을 다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이자 고난이도 관절·척추 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진료 현장에서 만난 모든 환자에게 정성을 쏟는다. 최근 KBS 1TV ‘동행에 출연하며 그와 인연을 맺은 찬민 군은 대찬병원에서 선천성 만곡족 치료를 받고 있다. 발이 골프채 모양처럼 기형인 질환으로 1천 명의 신생아 중 1명에게 발생한다. 그는 집안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투병하는 찬민 군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베푸는 삶을 가르치셨다. 위인전 중에서 슈바이처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의사라는 직업에 끌렸다. 언제든 아픈 이웃을 돌볼 수 있어 반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2015 미얀마 의료봉사활동
2015 미얀마 의료봉사활동

 

그의 특별한 가치관이 대찬병원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의리를 외치는 탤런트 김보성이 대찬병원 홍보대사를 맡을 정도로 그는 환자와의 의리를 강조한다. 그는 오직 환자의 행복만 바라보며 투자한다. 근골격계 환자들이 맛있는 식사를 하며 힘을 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명 호텔 출신의 쉐프가 식사를 준비한다. 검사 후 바로 수술이나 시술이 결정되는 시스템, 치료가 끝나면 바로 퇴원해야 하는 진료는 대찬병원에서 발을 붙일 수 없다. 대찬병원 의료진은 월1회 정기 컨퍼런스를 가지며 환자 정보 공유를 위해 1~2주에 한 번씩 의료진들이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재활치료실은 250평으로 꽤 넓은 편이며 육상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가 환자들을 관리한다. 물리치료사도 자체적으로 컨퍼런스를 열어 임상을 공유한다. 대찬병원의 임상 결과를 모아 분석하는 재활 컨퍼런스는 1년에 네 차례 연다. 대찬병원 의료진 일동은 최고의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하버드의대의 관련 논문과 대찬병원의 재활치료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 콜롬비아 의과대학에서 연수를 마쳤고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외래부교수와 척추측만증센터·소아정형외과 임상강사를 지낸 후 대찬병원 대표원장이 된 그 역시 컨퍼런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병원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재활치료 탄생에 힘을 보태면서 한편으로 환자를 보듬고 있다. 그는 환자에게 손편지를 쓰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의사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드리고 싶어서 감사한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요. 저를 친구처럼 아들처럼 편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환자들과의 의리를 꼭 지키겠습니다.” 그의 끈끈한 의리는 대찬병원을 세계 최고의 전문병원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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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욱 2018-11-14 19:24:51
의사는 아픈 사람도. 아프지 말아야 하는 사람도.
아픈데 치료 못하는 사람도 돌봐야 하는군요.
아니 돌보는 의사시군요~ 고생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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