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글씨로 ‘세상’을 표현하는 작가
감성적인 글씨로 ‘세상’을 표현하는 작가
  • 문채영 기자
  • 승인 2018.07.22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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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아름답게 쓰고자 하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캘리그래피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 감성과 표현력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때 캘리그라피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울산에서 묵묵히 글씨를 써오며 대한캘리그라피협회 울산지회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이가 있다. 울산에 소재한 하이캘리그라피는 감성을 담아 다양한 캘리그라피 작품을 제작하는 동시에 스스로 성장하며 가치 있는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선현 대한캘리그라피협회 울산지회장·하이캘리그라피 작가
박선현 대한캘리그라피협회 울산지회장·하이캘리그라피 작가

 

탄탄한 서법에 중점을 둔 캘리그라피 교육

캘리그라피는 말 그대로 글씨로 모든 것을 표현해내야 하는 작업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글씨체를 사랑한다고 하여 그 글씨체만 고수한다면 세상 만물을 표현하기에는 제한이 있겠죠. 저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새로운 캘리그라피를 써나가고 싶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 하나하나를 글씨 속에 담아내며, 감성을 전하는 하이캘리그라피 박선현 작가. 기자가 만난 그는 유쾌하고 긍정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박 작가의 작품에도 그의 성격이 반영되어, 섬세하면서도 긋는 획마다 자신감이 가득한 듯 보였다.

캘리그라피의 매력은 도구에 국한되지 않고, 글씨를 쓸 수 있는 모든 곳에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글씨가 많은 외국에서도 자유분방하고, 사람의 마음을 건드려줄 수 있는 캘리그라피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캘리그라퍼로서 글씨의 다양한 매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박 작가는 액자나 도장, 컵 등 작은 소품부터 간판, 브랜드 시안, 포스터 등 각양각색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자신의 호인 혜연을 따서 혜연 서예연구실로 시작된 하이캘리그라피는 박 작가의 작품 작업실이자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교육 공간이다. 박 작가는 탄탄한 기본 서법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수업을 제공한다. 기본을 바탕으로 수강생 개개인의 잠재되어있는 창의력을 이끌어주고 싶다는 박 작가. 그는 베껴 쓰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각자의 개성이 살아 숨 쉬는 글씨체를 창작해낼 수 있도록 교육한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려워하던 수강생들도 창작의 고비를 넘기고 나면 수준급의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단다.

저는 수강생들에게 여러 서체를 다 접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여러 서체에서 그 글자만의 특징을 파악하다보면, 또 다른 서체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서체의 특징이 10가지라고 했을 때, 1가지만 뽑아내도 독특하고 개성적인 글씨가 탄생되죠.”

박 작가 역시 지금의 자리가 편하게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문구를 정하면 자면서도 그 문구만 생각한다는 그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글자에 더 많은 마음을 담고 싶다는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고민의 흔적이 서려 있었다. 이런 작품들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그는 원데이클래스, 취미과정, 정규과정, 전문가 과정 등 업체 내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체나 학교 등 단체 출강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 축제나 장애인 복지 단체에서 글씨를 가르치고, 글씨를 통해 교감하며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도시에 하이캘리그라피만의 글씨가 가득 메워질 때까지

글씨를 쓸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행복하다는 박선현 작가. 그는 어떻게 캘리그라피를 접하게 됐을까. 학창 시절, 서예가가 꿈이었던 박 작가는 존경하던 교수가 캘리그라피를 통해 브랜드 시안을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캘리그라피에 매료됐다. 엄격한 법도가 정해진 정통 서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체를 구사하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후 박 작가는 그만의 감성을 담은 글씨를 쓰고자 하루도 붓을 놓은 적이 없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그의 노력은 이어졌고, 수많은 연습과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금의 하이캘리그라피를 만들었다.

지금껏 다양한 글을 표현해냈지만, 요즘 가장 와닿는 글귀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내게 좋은 사람이 오도록이라는 글이에요. 이 글귀를 읽고 제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는 이유가 확실해진 느낌이었죠. 제가 먼저 좋은 글을 써서 제 작품을 본 다른 사람들도 행복한 에너지를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특유의 쾌활한 성격과 실력도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데에 한몫했지만, 이곳의 가장 큰 차별점은 그 누구보다 수강생을 잘 이해한다는 점이었다. 무수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연습으로 지칠 때마다 박 작가를 다독여준 것은 그의 은사였다. 이를 통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박 작가는 수강생들을 다독이는 것은 물론, 그들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처음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수전증으로 인해 붓을 잡는 것조차 어려웠던 수강생도, 바쁜 일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수강생도 실력 향상은 물론,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었다. 그의 세심함은 지금껏 수많은 실력자를 양성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꾼다. 어느 도시 안 톨게이트부터 길거리, 크고 작은 안내판에 가득 메워져있던 은사의 글씨를 떠올린 박 작가는 수줍게 목표를 드러냈다. “누가 봐도 은사님의 글씨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그 분의 감성이 살아 숨쉬는 글씨가 가득한 도시를 목도했을 때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언젠가 울산에도 하이캘리그라피의 글씨가 가득 메워지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글씨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박 작가의 삶에서는 캘리그라피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일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은 그가 일에 전념하고 열정을 다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앞으로도 박 작가의 작업실에 그와 같은 행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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