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속 진세노사이드, 보다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소재로 재조명
인삼 속 진세노사이드, 보다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소재로 재조명
  • 박성래
  • 승인 2018.07.04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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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는 환자 자신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가족이나 사회에 큰 고통을 안기는 질환이기도 하다.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유발하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내걸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릉원주대학교 주성수 교수는 인삼 속에서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물질의 생성을 억제 및 제거하는 물질을 규명하며 보다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소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강릉원주대학교 해양분자생명과학과 주성수 교수
강릉원주대학교 해양분자생명과학과 주성수 교수

 

진세노사이드가 알츠하이머에 미치는 영향 규명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인지기능에 손상을 입으며 발생하는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큰 충격을 준다. 그간 고령자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40대에도 조기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나오며 경고등이 켜졌다. 치매 환자의 약 6~70%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2~30%는 뇌혈관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 환자 대부분이 이 두 가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대개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치매는 퇴행성 질환, 곧 되돌릴 수 없는 질환이기에 치료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 질환이기도 하다. 물론 초기 단계에서 발병 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치매 진단이 내려지는 시점에서는 이미 초기 단계를 지난 경우가 많기에 치료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다시 말해 치매에 대한 적극적 치료법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질환이지만 증세가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초기에 증상을 잡아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약물치료를 통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전문의약품으로 치매환자의 뇌 속 아세틸콜린 농도를 유지시키는 등 더 이상의 퇴행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항산화제나 항염제 등 보조 요법이 동반된다.

강릉원주대학교 해양분자생명과학과 주성수 교수는 인삼 성분 중 하나인 진세노사이드(이하 Rg)가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물질인 베타이밀로이드 펩티드(Aβ42)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 논문에 게재하며 주목받고 있다. 분자 세포 동물모델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펩티드(Aβ42)의 생성을 억제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서 나아가 기억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아세틸콜린을 다량 생산하도록 도와주는 효능이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주 교수는 Rg만 분리한 것보다 Rg가 많이 함유된 천연추출물 상태가 더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전통적 인삼 섭취법이 항알츠하이머 천연물의약품으로 개발하는데 더 유리한 셈이다. 하지만 인삼 뿌리를 단순히 섭취하는 것만으로 치매원인물질제거나 기억력 개선 물질 생산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효과적이며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신소재

최근 화장품 및 식음료 분야에서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인삼열매에는 인삼뿌리보다 더 많은 양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일 년 중 7월 하순, 그 중에서도 단 일주일 동안만 수확할 수 있어 귀한 열매로 불린다. 인삼열매를 보다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절실한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주성수 교수는 인삼열매가 증포와 발효 단계를 거치는 동안 치매 유발물질을 생성억제 및 제거하고, 인지기능 개선을 촉진하는 진세노사이드가 최대치로 올라감을 확인했다. 치매가 유발된 마우스 실험에서는 정상에 가까운 회복 및 개선율을 보이기도 했다.

그간 인삼열매는 인삼뿌리의 성장과 상품성에 저해된다고 여겨져 따 버리는 귀찮은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포닌 등 영양 성분 함유량이 뿌리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지며 이제는 의학적으로 귀하게 사용될 수 있는 물질로 떠오르고 있죠.”

현재 주 교수는 인삼열매증포 유래 진세노사이드 및 대사산물로부터 항알츠하이머 신소재개발: 베타아밀로이드 펩티드 제거 및 생산억제, 뇌세포 보호 및 인지능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효과적이며 안전한 항알츠하이머 소재가 탄생할 것이라 예고했다. 해당 연구는 관련 기업으로 기술 이전되어 기능성 원료 임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한편 지난 20178월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는 우리나라 산업계 및 연구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생물다양성협약으로, 희귀식물 등의 국제적 거래를 규제하는 등 세계적 자원보호 차원에서 체결되었다. 우리나라의 자연자원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에서 자국의 자연자원을 무역에 바로 적용하며 국내 기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제품 생산을 포기하는 기업까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고려인삼은 생물다양성협약과 무관하게 국내 자원을 이용하는 만큼 자원수입에 대한 제약에서 자유롭다. 주 교수는 천연물의약품을 개발하는 세계적 흐름에 궤를 같이 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수명연장을 돕는다며, 4차 산업의 핵심 분야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래 핵심 연구가 될 수 있는 연구들이 수도권 대학과의 상대비교를 당하며 연구 도중에 폐기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새로운 정부의 시책처럼 동등한 기회와 전문가들의 정직한 평가가 모든 연구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길 바랍니다. 후배 연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보편화되길 기원합니다.”

 

항암항아토피항바이러스 소재 탐색

인삼열매의 효능에 관한 주성수 교수의 연구는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되었다. 박사학위 시절 연구주제를 탐색하던 중 기존에 알려져 있던 인삼의 효능과 반대되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얻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연구를 지속해온 결과 인삼이 갖고 있는 활성물질이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확신은 2편의 국제논문을 통한 알츠하이머와 진세노사이드의 관계 규명으로 이어졌다. 20년을 연구한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이다.

인삼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수행되어왔다. 지금도 국내외에서 인삼의 진세노사이드를 의약소재로 삼은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며 소위 무한경쟁분야로 손꼽히기도 한다. 인삼은 실제 연구실에서의 반복실험 중에도 약간의 조건 변화만으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만큼 민감한 물질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다고 칭해지는 인삼의 뿌리와 열매를 비교 연구하는 동안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주 교수는 가끔 연구 결과가 상충되기도 하지만, 이런 점이야말로 인삼 연구의 매력이라 말한다.

영동과 영서지방의 지역색이 있듯 제가 근무하는 강릉은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색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곳 주변의 다양한 천연자원들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주 교수는 인삼을 비롯해 해양자원 및 담수자원에서 항암 소재, 항아토피 소재, 항바이러스 소재를 탐색하며 상당 수준의 연구결과를 확보해왔다. 그 중에서도 민물에서 나는 에 대장암에 매우 효과적인 물질이 있음을 확인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다. 그는 해당 물질 분리를 위한 연구에 나선 한편 최초로 단세포 실내배양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동해안 주변의 해조류 33종의 약리활성을 탐색해 항아토피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했으며, 해당 연구의 결과물은 미국의약품 처방 및 치료법 분석 웹사이트 ‘curehunter’에 소개되는 등 국제적인 아토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 성과는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Marquis Who’s Who in Medicine and Healthcare 동시 등재(2011~2018), Albert Nelson Marquis Lifetime Achievement Award(2018), 산학협력 유공교원(기술이전부문) 표창(2013, 2015. 2017), 강릉원주대학교 유공교원(연구부문) 표창(2017) 수상으로 이어졌다.

 

국내 신약연구개발 수준 향상에 이바지할 것

대학 간 협업이 쉽지 않다는 지방 대학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주성수 교수 연구실은 기초연구에서부터 분자세포 및 동물 효능·성분 분석이 가능한 통합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약품 개발 외 세포치료를 위해 요구되는 유전자 조작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연구력을 인정받으며 퇴행성질환에 관한 세포제작까지 성공리에 완성해가는 모습이다.

주 교수는 이러한 시스템을 발판삼아 향후 10년 간 항아토피, 항암 및 항바이러스(조류독감)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조류독감에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는 신약 후보물질을 확인, 이와 관련한 연구를 향후 논문과 특허기술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주 교수는 항아토피 신약이 발견단계의 마지막에 놓여있는 만큼 3가지 후보신약 중 가장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리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자체 실내배양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항암 신약 역시 신약 생산이 가능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들은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외에 세포치료, 유전자 조작, 융합단백질 개발, 뇌졸중 진단키트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람 있는 결실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현재 주 교수는 국제학술지의 부편집장 및 편집위원, 천연자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연구 개발 중인 신약 소재의 산업화를 위해 최근 학교로부터 교원창업을 승인받으며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한 화장품 출시를 앞두는 등 연구와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 교수는 올해 내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생명공학 법인을 설립해 투자를 유치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우리나라를 떠났던 고급인력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특수목적법인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간 외국 연구개발 전문회사에 의해 처참히 짓밟혀 동력을 잃은 우리나라 신약연구개발 수준 향상을 위해 제 힘이 닿는 한 연구를 이어갈 것입니다.”

후배 연구진을 양성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제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제자들이 대학생으로서의 자신감을 갖도록 부모와 같은 교수가 되겠다고 말하는 그다. 또한 반세기가 넘도록 곁에서 헌신하며 응원해준 아내와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향한 20년간의 연구는 주 교수에게 때론 좌절을, 때론 인내를 요구했지만 묵묵히 이어온 그의 연구는 알츠하이머와 진세노사이드의 상관관계 규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그의 인내는 알츠하이머의 효과적 대안으로 결실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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