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시작 전부터 얼룩진 도쿄올림픽…우려 속 결국 강행
[MonthlyNow] 시작 전부터 얼룩진 도쿄올림픽…우려 속 결국 강행
  • 김영록 기자
  • 승인 2021.07.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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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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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미 1년 지연된 도쿄올림픽이 시작 전부터 각종 부정적 이슈로 얼룩진 가운데 결국 막을 올렸다. 일본 자국 내 취소 여론이 개회 직전 확산했으며, 코로나 대유행을 비롯해 여성비하·무관심·욱일기 등 연이은 논란에 몸살을 앓아왔다.

잇단 불참 선언 등 국제사회 분위기도 냉랭했다. 도쿄올림픽을 주도한 일본 정부 및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일관적 강행 추진에 국내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저주받은 올림픽현지 우려

도쿄올림픽은 23일 오후 8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여전한 우려를 안고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심지어 일본 한 매체가 이번 개회 강행을 두고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악평하는 등 출발부터 잿밥을 뿌려대는 모양새다.

우선 일본 내 코로나19 유행세가 심상치 않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현지보도에 따르면 22일 기준 일본 전국에서 5,397명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일본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선 건 지난 520(5,712)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도로 한정하면 이날 하루 확진자 수가 1,979명이 나왔다. 이는 지난 115(2,044) 이후 최다 수치다. 세계인들이 한 도시에 몰렸다가 되돌아간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팬데믹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이유다.

이미 선수촌 방역도 뚫린 상황이다. 지난 21일 기준 선수촌에서 9명이 나왔는데 전날 4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빠른 확산세다. 올림픽 관련 확진자로 범위를 넓히면 같은 기간 총 9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기반해 일본 내 안전한 대회운영을 비관하는 여론도 확산했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이 개회 직전인 17~18일 이틀간 시민 1,44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실현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68%에 달했다.

세계인을 상대로 하는 일본의 안전불감증은 방사능 오염지역인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촌에 제공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이에 안전을 우려한 대한체육회가 우리 선수단에 한식 등 별도 도시락을 제공하자 일본 측의 딴죽걸기가 이어지며 빈축을 샀다.

일본 내부에 한정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일본 극우단체발() ‘욱일기 논란이다. 과거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평화의 정신을 강조하는 올림픽 현장에 버젓이 나부끼면서 세계적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 곳곳에서 욱일기를 손에 든 일본 극우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으며, IOC조차 무관심한 모습이다.

도쿄올림픽 유치를 사실상 주도한 아베 전 총리 불참 등 유례없는 무관심 올림픽으로도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세계 정상들의 대거 불참에 더해 심지어 일본 기업의 올림픽 후원 철회 사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슈퍼마리오 복장으로 세계적 관심을 끌며 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아베 전 총리는 최근 확산세가 거센 코로나 상황을 빌미로 개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며 배신자로 낙인찍힌 상황이다.

 

 

불참 공식화에 사퇴행렬까지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정상급 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포함 20명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는 직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최근 불거진 주한 일본공사의 망언 등으로 불참을 공식화했다.

일본 올림픽 후원 기업들도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고위 스폰서로 분류된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NTT·NEC 등 일본 주요기업도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만큼 일본 내부에서도 도쿄올림픽을 향한 무관심 행보가 속출하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 내부에서는 성()비하 등 성폭력 스캔들에 휘말렸다. 앞서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회장은 지난 2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에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을 자초했다가 개막을 5개월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의식해 조직위는 여성인 하시모토 세이코 회장을 새로 선임했지만, 되레 논란은 커졌다. 하시모토 회장은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폐막식 직후 열린 뒤풀이 행사에서 만취한 상태로 남성 선수에게 강제 키스해 성폭력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9일 보도한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와 스캔들에 일격 당한 도쿄올림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패와 성 스캔들, 코로나19 문제 등으로 도쿄올림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개막 직전 사퇴행렬이 이어졌다.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직을 맡았던 오야마다 게이고는 자신의 학창시절 장애가 있는 반 친구를 수년간 괴롭힌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개회식 직전인 22일에는 개·폐회식 연출 담당자인 고바야시 겐타로가 이른바 유대인 대학살 콩트논란에 휘말리며 해임되기도 했다.

선수촌 내 시설 미흡 등의 이유로 선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 세계적 조롱거리가 돼버린 골판지 침대사건이 꼽힌다.

골판지로 제작된 선수촌 침대를 두고 미국 뉴욕포스트는 안티 섹스(성관계 방지) 침대라고 조롱했으며, 미국 장거리 육상선수 폴 첼리모는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라고 분노했다.

선수촌 숙소에 TV·냉장고 등 필수 가전제품조차 없어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가운데, 조직위 측은 이들 제품은 유상대여 대상이라고 말해 선수 불만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선수단은 선수촌이 아닌 숙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작부터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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