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세계 뷰티 일류 기업을 향한 화장품 ‘한 우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세계 뷰티 일류 기업을 향한 화장품 ‘한 우물’
  • 안수정
  • 승인 2015.07.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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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립 이래 줄곧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서경배 회장이 경영일선에 전면으로 나선 2000년대 들어서는 성장의 속도가 빨랐다. 2010년 2조 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14년에는 연 매출 4조 원대 회사로 거듭났다. 또 일찍이 중국과 미국, 프랑스 등 해외 11개국에 진출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서 회장은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2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고, 증권가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연일 ‘이 시대의 진정한 뷰티 리더’ ‘화장대를 점령하다’ 등 극찬을 쏟아낸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는 아모레퍼시픽. 서 회장의 세계 뷰티 일류 기업의 꿈은 곧 현실이 될 전망이다.
 
70년 장수기업, 3대가 완성한 아시안 뷰티 
아모레퍼시픽을 소개한다면 할머니에서 아버지, 그리고 그 아들로 이어진 70년간의 미(美)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故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립자는 동백기름을 만들어 장에 내다팔던 모친 윤독정 여사의 부엌을 화장품 회사로 변신시켰다. 부엌에서 기름을 짜던 할머니의 가내수공업은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현 아모레퍼시픽)로 태어나 국내 1위 화장품 회사로 성장한다. 70돌을 맞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서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1994년 직후 회사의 몸집을 줄이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업계 사람들은 당시 구조조정이 없었다면 1997년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다가올 위기를 예감하고 본업인 화장품 사업을 제외한 증권, 보험, 패션사업 등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이 밖에도 경기 불황, 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한 난관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은 회사에 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발판이 됐고, 그는 좌우명 ‘정진(精進)’을 경영에 접목하고 오로지 화장품 한 우물만을 팠다. 결과물은 상상 이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월  11일 전거래 일보다 3.05% 오른 38만8천 원에 장을 마감했고, 주가는 장중 한때 40만1,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은 이날 22조6,819억 원으로 마감해 22조4,070억 원을 기록한 포스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6위로 올라섰다. 
 
I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데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전성기를 연 것 같습니다.
 
“주가는 기업이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고려한 미래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때, 최근 주식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글로벌 사업은 여전히 시작 단계입니다.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지속가능성’을 갖추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부응하고, 지속 가능한 내실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데 역점을 두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이 목표로 하는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나가야 할 사안이 많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올해도 더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회사 식구들에게 ‘글로벌 확산에 힘을 쏟자’ ‘디지털 IQ를 높이자’ ‘소매 역량을 강화하자’, 이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회와 위기에 동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 메가 시티가 30개 중 절반이 아시아에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겐 무한한 성장의 기회가 될 겁니다. 반면 스마트폰 중심의 정보 혁명으로 소비자들이 갈수록 맞춤화·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면서 디지털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동일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전략이 저의 최대 고민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만지는 것도,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만지는 것도 스마트폰이에요(웃음).”
 
▷올해가 아모레퍼시픽 70주년입니다. 특별히 계획안 일이 있나요?
 
“좋은 기업에서 원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도약대에 서 있는 시점에서 향후 몇 년 간은 비전 달성을 위해 쉼 없이, 그리고 즐겁게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오만하거나 과신하지 말고 겸손하게, 혁신을 빠르게 추진해 나가면서 빛나는 과거는 소중하게 기록으로 남길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화장업계 역사를 이끌어온 기업으로서 70주년 대한민국,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역사를 몇 가지 방법으로 콘텐츠화해 내부 임직원, 고객 등과 소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북미 등 세계 곳곳서 뷰티 시장 선도
서경배 회장은 세계인의 미(美) 기준을 새로 정한다는 경영 목표로 갖고 있다. 그는 올 신년사에서 “세계인의 화장법 변화에 앞장서고 대표 브랜드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며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화장 방식을 널리 알려 뷰티 시장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주요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미래 도약을 위해 여러 기둥을 만들었다”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거점에 기둥들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사업 강화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하고 구체적이다. 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우직한 성격을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5대 브랜드로 아시아 신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프랑스·일본·미국 등 성숙 시장에선 질적 성장을 노리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아모레퍼시픽의 급성장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연구개발(R&D)과 현지화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라네즈’는 이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상하이에 생산·물류·R&D 기능을 갖춘 ‘상하이 뷰티 캠퍼스’를 준공해 중국 소비자에 특화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현지 생산을 통해 더 나은 품질도 보장하게 되었죠. 이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자국 기업이 제조한 제품인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원합니다.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를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를 중국과 아세안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확산시키고,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나갈 방침입니다.”
 
▷중국에는 얼마나 자주 방문하세요?
 
“1년 중 3분의 2 이상이 중국을 포함한 국내외 출장입니다. 해외 출장 시에는 가능한 한 여러 매장을 방문하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 시간을 보냅니다. 글로벌 유통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새로운 유통 경로에 진입할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곤 하죠. 현장에서 보고 느낀 내용은 매월 초 진행하는 정기조회를 통해 전 임직원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 ‘한류(韓流)’의 최대 수혜자가 아모레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997년 중화권 언론에서 처음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열기를 ‘한류(Korean Wave)’로 정의한이래. 한류의 영역과 파급력은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왔습니다. 그 때문에 한류 열풍 초기의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이 한국의 화장품과 화장 문화에 대한 관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류는 K-Drama 중심의 ‘보는’ 한류 1.0에서 케이팝(K-POP)의 인기로 ‘듣는’ 한류로 확장된 한류 2.0 시대를 지나 우리나라의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한 관심을 통해 바야흐로 전 세계가 우리를 ‘선망하고 따라 하는’ 한류 3.0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한류 3.0시대가 가능했던 것은 아모레퍼시픽을 선두로 한 한국의 화장품들이 갖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 혁신적인 제품력 등이 인정받음으로써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화장품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56%)을 중국시장이 차지하면서 한류 열풍이 수그러들면 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됩니다. 중국에서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한 지 22년이 됐는데, 한류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중국 소비자를 꼼꼼히 연구해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아모레퍼시픽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시장입니다. 오래전부터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현지에 관한 철저한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경쟁 상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한국(경기도 용인시 소재)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 중국 아모레퍼시픽 상해연구소가 공동 협력해 중국 고객에 대한 피부 연구, 고객 특성 연구, 고객 선호도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국 내 신제품, 인기 제품 및 일반적인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조사와 정보수집도 정기적으로 진행해 중국 고객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 이를 통해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고 매장 서비스 수준을 올려 소비자들이 또 방문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에 생산·물류·R&D 기능을 갖춘 ‘상하이 뷰티 캠퍼스’를 준공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에 생산·물류·R&D 기능을 갖춘 ‘상하이 뷰티 캠퍼스’를 준공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중화권 이외 글로벌 시장 전략은 어떻게 실현되고 있습니까.
 
“성장할 수 있는 시장들을 계속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미주, 프랑스를 글로벌 사업의 3대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3대 스킨케어(기초화장품) 시장이자 글로벌 트렌드의 메카로 중요한 거점입니다. 작년 3월부터 ‘라네즈’가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인 ‘타겟’에 입점해 매장 수가 810개를 넘어섰는데요. 큰 호응을 받으며 미주 시장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최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에는 고가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가 성공적으로 입점해 명품 브랜드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습니다. 프랑스 시장은 한국과 달리 향수의 비중이 30~50%를 차지할 정도로 높습니다. 회사의 중장기적인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향수 포트폴리오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2011년 ‘아닉구딸’을 인수해 향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거점을 두고 향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시대가 바라는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 다하겠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은 노하우가 분명히 축적됐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집중될 것이다. 유명 상표를 독립시키거나 유사 업종 인수·통합(M&A), 벤처기업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이 모색될 것이다.”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새끼손가락에 매니큐어를 칠했던 서경배 회장의 당시 취임 일성이다. 검증된 분야의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목표대로 패션·뷰티에 집중하고, 태평양정보기술·태평양시스템·동방기획과 같은 다른 분야 계열사들은 대부분 청산하거나 매각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더불어 30대 초중반의 초짜 CEO는 ‘K-뷰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화장품업계의 마에스트로로 떠올랐다. 
 
▷회사 제품으로 직접 화장도 해보시나요?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어떤 제품이든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직접 다 써보고 있습니다. 실력이 없어서 마스카라는 못 하겠고, 그 외에는 다 사용해보고 있어요. 심지어 네일 제품도 다 발라보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들은 화장에 대해선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 보니 그동안 이런저런 오해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다 직접 써보고 판단하려고 하는 것은 제품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세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문화, 예술에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실제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멋스럽게 쓰지는 못하지만, 작품에 대한 저의 감상을 언어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편입니다. 지금도 해외에 출장가면 잠시라도 짬을 내어 그 지역의 대표적인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러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예술과 감성을 사랑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어찌 보면 경영자인 저의 경영철학과 무관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화장품이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문화 상품’이라고 생각하기에 예술과 감성을 늘 중요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업(家業)’과 ‘관심 분야’ 모두와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저는 행복한 사업가에요.(웃음)”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궁금한데요?
 
“세상의 미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만이 가진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인 ‘아시안 뷰티(Asian Beauty)’의 가치를 더욱 높여갈 겁니다.”
 
▷지난해 11월 말 대를 이어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선임됨으로써 재계 전면에 처음으로 나섰습니다. 
 
“서울상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지역과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경제주체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대변하지 않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담아 바른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서울상의의 노력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선친(고 서성환 선대회장)께서 1982∼1988년 서울상의 부회장을 역임하셔서, 제게는 서울상의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기업은 단순한 이익집단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책임 있는 주체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국민, 기업을 비롯한 각계각층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고요. 서울상의 활동은 이와 같은 소통의 폭을 보다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젊은 층은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 공무원 시험 등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는 실정이죠.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에게는 회사를 경영하는 데 확고한 원칙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모든 문제의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믿음과, 이를 통해 ‘고객’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것이에요. 고객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아모레퍼시픽의 은인이기 때문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70년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혁신하면서 한 길을 걸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젊은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자신만의 확고한 원칙을 세우길 바랍니다. 자신만의 굳건한 원칙을 갖고 흔들림 없이 정진한다면 언젠가는 계획한 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서울상의 부회장으로서 바라본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어떤 것입니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무엇보다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는 불법적인 일까지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기업이 본연의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의미합니다. 기업들이 자유로운 시도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치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열심히 땀 흘린 대가에 대해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가 그렇듯 기업도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원은 규제를 풀고 시장에 맡기는 것입니다. 규제 개혁과 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기업 환경은 현재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안 뷰티 크레이터 구현으로 2020년 ‘글로벌 톱7’ 진입
아모레퍼시픽의 기업 소명이자 정체성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내면과 외면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창조해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인류의 영원한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아시안 뷰티 크레이터 구현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톱7’ 진입이 서경배 회장의 목표다. 
 
▷ ‘글로벌 톱7’ 진입을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새 성장동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소비자들은 건강 지향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런 상품과 서비스를 찾는다면 지속적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태평양제약이 에스트라로 사명을 바꾸고 메디컬 뷰티 전문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큰 의미를 내포합니다. 의약품 위주의 전통적인 제약 회사에서 벗어나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메디컬 뷰티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게 될 겁니다. 또 국내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도 이너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기 때문에 해당 분야도 성장동력 중 하나입니다. 작년 6월 중국에서 ‘라네즈’ 브랜드로 ‘콜라겐 드링크’를 출시했는데 월 판매량이 1만개를 웃돌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설화수’ 등의 브랜드로도 이너 뷰티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항노화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중장년층에 특화한 건강기능식품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뷰티푸드 개발에 힘쓸 계획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창립 100주년을 맞을 즈음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옛말에 ‘욕심은 지나치면 위험하지만, 꿈은 아무리 지나쳐도 위험하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담은 글로벌 명품을 만들고, 아름다움의 기준을 창조하는 선도자로서 세계 속에 자리매김하는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가 되자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가야 할 사안도 많아 늘 고민이 큽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지난 7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업의 본질에 충실 하는 것이 답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만과 과신에 빠지지 말고 겸손하게 혁신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의 가족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최초와 최고의 역사를 만들어낸 그 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70년 역사는 무엇보다 고객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어제를 돌아보고 우직하게 내일을 준비해 그 사랑에 보답할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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