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호 ㈜반석LTC 대표 - AI 대응부터 친환경 먹을거리까지, 가금산업 발전을 이끌어오다
손영호 ㈜반석LTC 대표 - AI 대응부터 친환경 먹을거리까지, 가금산업 발전을 이끌어오다
  • 박금현
  • 승인 2018.06.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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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반경 3km 이내 농장의 가금류는 살처분 처리된다. 이는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문제이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앓고 있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매년 알고도 당하게 되는 AI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함을 주장하는 이가 있다. ㈜반석LTC 손영호 대표다.

손영호 대표

AI 예방 및 피해 최소화에 앞장서온 가금류 국내 최고 전문가

손영호 대표가 이끌고 있는 가금 전문 기업 ㈜반석LTC는 그간 AI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경기도 이천에 최초의 가금 전문 동물병원을 설립한데 이어 2008년에는 기업을 확장 이전하며 농가들을 위한 농장 질병진료 및 질병 컨설팅, HACCP 컨설팅부터 정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위탁해 진행하는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어린 시절 가금농장에서 성장하였고 20여 년 간 가금류 전문 수의사이자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손 대표는 가금류와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현재도 ㈜반석LTC의 연구실에서는 가금류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주도 하에 전국의 방역담당자들이 ㈜반석LTC를 견학하기도 했다. 구제역‧AI 등 각종 가축전염병을 예방하고, 발생 시 보다 효율적으로 방역하기 위함이다. 해당 현장견학에는 지난 겨울 구제역‧AI가 발생한 지자체를 비롯한 전국 방역 담당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거점 소독시설 운영 및 소독 기준 제공 등 현장방역 체험을 통해 방역효과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손 대표는 대한양계협회, 한국육계협회, 한국토종닭협회, 한국오리협회와 방역 및 질병예방을 위한 종합관리시스템 개발 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보다 건강한 가금 사육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20여 년 간 AI 등 질병으로 인한 농가 피해 방지를 위해 힘써왔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가금 전문기업’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죠. 산업적으로 큰 수익을 올리기보다 저희의 사업을 통해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반석LTC가 AI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AI의 심각성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낀 그는 농식품부에 AI 발생 원인 분석 사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간 국내 최고 가금전문 수의 기업으로 인정받아온 ㈜반석LTC의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두 달 간의 집중 분석을 통해 한국형 AI 발생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한 것이다. 이후 그는 이와 관련한 과제를 진행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며 AI 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체계적 평가‧교육‧보상시스템으로 ‘농가 책임방역’ 시스템 갖춰야

“우리나라는 AI가 발생했을 때 농식품부와 지방조직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입니다. 핵심 문제와 원인을 파악하기보다 사태를 빨리 진정시키는데 급급하다 보니,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손영호 대표는 정부 주도의 방역이 아닌 농가 주도적 방역이 이루어질 때 AI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른바 ‘농가 자율 책임방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한 네 가지 개선점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농가에 대한 평가다. 이에 대한 평가 매뉴얼이 세부적으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농가는 자신의 농장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손 대표는 세종시와 손을 잡고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방역평가 방안을 연구했고, 그 결과는 현재 전국적으로 적용되기 위해 검토 중이다.

두 번째는 위험성 평가다. 현재 AI 방역대가 설정되면 발생농가로부터 3km 이내에 관리‧보호지역이 설정된다. 손 대표는 발생 원인과 주변 상황, 지형, 농가간 거리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고려 없이 3km라는 획일적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조건적 살처분 역시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전기, 안전, 공업 등 타 분야의 매뉴얼을 참고해 위험성 평가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간 민간전문가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위험성 평가 매뉴얼은 현재 정부의 방역 실무에 적용되도록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세 번째는 AI 신고지연 평가이다. 손 대표는 AI 발생 시 빠른 파악과 대처를 위해서는 농가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자마자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고지연 여부를 평가하는 평가매뉴얼을 세부적으로 작성하고, 평가 결과를 살처분 보상비와 연결 짓는다면 농가들의 대처 역시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육이다. AI의 효율적 예방을 위해서는 개별 농가에 대한 세부적 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식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AI가 발생한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때 농가 교육의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다. 농가 맞춤식 입체적‧체험적 교육을 통해 농가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손 대표는 현재 이러한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농장 내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많다는 점은 농가 교육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정부가 교육을 시행하더라도 농장주만이 이에 참여할 뿐,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농가 현장에 맞춘 맞춤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라며, AI가 더 큰 문제로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처가 이루어져야 함을 피력했다. 그간 한국 가금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업을 제쳐놓고 뛸 정도로 노력을 기울여온 그다. 손 대표는 AI에 대한 효율적 대응 방안을 연구하는 동안 때로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농가들의 시름을 덜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보람된 일이라 말했다.

 

방역 전문 수의사 육성부터 친환경 사육 시스템 구축까지

손영호 대표는 오랫동안 AI 전문 수의사로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방역전문 수의사라는 개념이 자리 잡지 않은 것은 물론 가금 전문이라는 인증제도 역시 마련되고 있지 않다. 방역 업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업무를 맡는 것이 아니다보니 담당자들은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을 다져나간다. 손 대표는 정부과제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AI 방역업무 전문 수의사’ 육성 사업에 나섰다. 오는 7월이면 1기 교육과정이 완료되고 70여 명의 전문가들이 배출되며, 2기생까지 배출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목표다. 그는 130여 명의 전문가가 배출될 것이라며, 이들은 평소 자신의 업역에서 활동하다 재난성 질병이 발생하면 정부를 도와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간 회사에서 방역업무 전문 수의사들을 육성한다는 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일입니다. 그간 기울여온 노력들을 인정받았기에 진행할 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죠. 본 육성 사업에는 공무원부터 교수, 위생시험소 소장, 민간수의사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대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찾아오신 분들이죠.”

현재 ㈜반석LTC는 농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용관리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매일 농장의 상황이 보고되며, 산란율이나 폐사량 등 일정한 범위 값을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고 즉시 원인 파악에 나선다.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농장을 관리하며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수의사들을 위한 질병관리 프로그램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반석LTC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들의 데이터나 질병 히스토리들을 축적한 것으로, 문제 발생 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손 대표는 사용관리 프로그램과 질병관리 프로그램이 융합된 시스템 구축이 고도화 및 완성단계에 있다며, 향후 기업이나 정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 관리 시스템은 ‘40여 년에 걸친 가금 인생의 집합체’라는 자부심과 함께였다.

㈜반석LTC는 가금류 사료 영향 평가도 연구 중이다. 가금류의 건강을 위해서 투여되는 물질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데, 현재까지는 이에 대한 평가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이에 ㈜반석LTC는 다양한 물질들이 가금에 준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학부 때부터 이러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사료 영향평가 시스템 등 가금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평가방법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농가들은 너무나 관행적인 사육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방법이 지속되다보면 국민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없이 건강한 닭을 기를 수 있는 방안을 수년 전부터 연구, 이제는 완성 단계에 다다랐습니다.”

가금류를 건강하게 성장시킴에 있어 항생제보다 중요한 것은 병에 걸리지 않는 튼튼한 체력을 가진 병아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미 병인을 갖고 있다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친환경적 사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까닭이다. 이에 손 대표는 관련 업체와 함께 종계(어미닭) 건강관리를 위한 농가별 맞춤식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항생제 없는 사육 등 정부의 연구과제를 통해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그 결과물들이 업체의 요청으로 산업현장에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손 대표는 연구 6개월 만에 생산성이 상당히 개선되고, 항생제 없는 사육도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방식을 활용한다면 항생제 등 화학제를 쓰지 않은 품질 좋은 닭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건강한 친환경 먹을거리가 탄생하는 셈이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이끄는 가금산업 발전

“현재까지 ㈜반석LTC가 해온 일들은 민간연구소가 감당해 오기에는 다소 버거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가금산업의 기반을 다진다는 자부심을 안고 여기까지 왔죠. 사업 초기에는 후발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했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유사한 업체가 등장하지 않는 게 아쉽습니다”라고 손영호 대표는 말했다.

㈜반석LTC는 농식품부, 행전안전부 및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AI와 관련한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개별 농가에 대한 책임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왕진으로 가금류들을 진료하기도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것이다. 실제로 ㈜반석LTC가 관리하는 농장들은 매주 폐사한 가금류를 부검하고, 채혈을 통해 상태를 체크하는 만큼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손 대표는 수의사들이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가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그는 AI가 발생하지 않는 기간 동안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이 갖춰져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간전문가 자격으로 현장 조사를 위해 미국을 방문(미국의 AI 지역화 인정 요청 관련)했을 때 목격한 그들의 방역시스템이 국내에도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했으며, 특히 AI 발생 예방을 위한 일반인들의 역할까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금류 전문가로서 저의 역할을 다하는데서 나아가 이제는 저의 뒤를 이을 전문가들을 키우는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죠.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친환경 사육 시스템을 완성해 ㈜반석LTC가 건강한 먹을거리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의 시스템을 적용해서 생산된 가금육이 세계 최고 먹을거리로 인정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AI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서부터 친환경 사육 시스템 정립에 이르기까지, 지난 20여 년 간 손 대표를 이끌어 온 것은 자부심과 사명감이었다. 그간 그가 보여 온 열정은 손 대표가 국내 최고의 민간 가금연구소를 운영하는 가금류 전문가로 인정받는 이유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그가 쌓아온 노력과 그 열매는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손영호 대표

 학 력

- 건국대학교 수의학 학사

- 건국대학교 수의학(수의미생물학 및 전염병) 석사

- 전북대학교 수의학(조류질병학) 박사

 주요경력

- 반석가금진료연구소 연구소장

- ㈜반석엘티씨 대표이사

-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 위원

- 농림축산식품부 중앙가축방역심의회 위원

-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위원

- 농림축산식품부 업무 자체평가 위원

- Golden Seed 프로젝트 종축사업단 산업화전략위원회 위원

- 가금류질병방제연구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AI분과) 위원

- 사단법인 대한수의사회 제25대 교육위원회 위원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 역임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 부교수 역임

- 충북 농업마이스터대학 교수 역임

-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 역임

 자격사항

- 수의사면허(1989/농림축산식품부 발행)

 수상경력

- 충북도지사 표창 수상

- 국무총리 표창 수상

- 농촌진흥청장 표창 수상

-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 수상

- 농림부장관 표창 수상

-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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