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발전의 핵심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발전의 핵심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1.05.03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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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웅 ㈜룩인사이트 대표
가진웅 ㈜룩인사이트 대표 ⓒ박성래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가진웅 대표는 언제나 현상을 그대로 보지 않는 사람으로 통했다. 새로운 시점으로 대상을 파악했고 본질을 꿰뚫어 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2018, 그의 가치관과 꿈을 실현할 회사 룩인사이트(lookInsight)’를 만들었다. 룩인사이트는 성공이 보장된 길로 가지 않는다. 본질을 찾으며 전체의 발전을 생각한다. 회사에는 여러 난관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산업의 변화를 귀찮아하기도,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변화가 가져오는 또 다른 변화들을. 그래서 힘들지만, 막연하지만 그 언젠가를 믿으며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가치 공유가 산업 전체의 발전을 만들기를

가진웅 대표는 20대 중반부터 창업에 대한 꿈을 가졌다. 조직의 수장은 스킬을 익히기보다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수집하고, 그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문의약품 제조사인 동아에스티의 영업사원을 첫 직업으로 선택했다. 순환 보직이 자유로웠던 기업문화 덕분에 3년의 영업직을 거쳐 브랜드마케팅, 마케팅전략, 영업 기획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거쳤고, 이를 통해 의약품 산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체득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내 엑셀 강사로 경영기획/인사/총무/감사팀 등의 핵심부서 업무지원을 하며 해당 부서의 업무까지 파악했다. 1인 법인을 설립했을 때 필요한 모든 실무 능력을 갖추게 된 셈. 이후 오랫동안 계획한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에서 나왔고, 2018년 새로운 시작 앞에 섰다.

퇴사할 때 10년짜리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오는 기분이었습니다. 드디어 시작이라는 설렘도 있었지만, 어려움도 있었어요. 퇴직금만으로 창업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거든요. 정부 R&D 과제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쓰고 선정되기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시장 조사와 사업기획을 할 수 있어서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지만요. 저보다 2년 먼저 퇴사해 의약품 도매상을 운영중이던 선배 회사에서 창고관리, 의약품 배송 등 창업을 위한 경험 등을 쌓아 나갔습니다.”

룩인사이트의 대표로서 처음 개발한 건 의약품 유통 통합 플랫폼 약올려(yakollyeo)’. 기억에 남을 친근한 표현인 동시에 약품을 올린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약올려는 의약품 산업 내 제약사, 도매상, 약국, 병원이 각자 보유한 가치를 교환하여 모두가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의약품 유통 통합 플랫폼이다.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심을 담았으며 가 대표 본인도 최소운영비 이외의 이득을 바라지 않는다고.

사용자의 편의성 향상이나 회사의 매출 수단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용자들은 불편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약품 유통 산업이 지닌 문제점은 너무나 명확하고, 누군가는 나서서 개선해야 하는 일입니다. 플랫폼이 전체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 내 그룹집단의 협조가 절실합니다. 카카오톡, 배달의 민족이 수년간에 걸쳐 이뤄낸 결과물처럼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모두가 상생하여 발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친근한 이름 약올려를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제약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공적 서비스 약올려

룩인사이트의 약올려는 한국브랜드대상이 주관하는 2021 한국인이 신뢰하는 브랜드 1위 의약품 유통 플랫폼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이 신뢰하는 브랜드 1위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한 기업에게 한국브랜드 대상이 수여하는 상으로, 공적 서비스 개념의 약올려가 올해의 주인공이 되었다. 가진웅 대표는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면서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공적 서비스라는 점이 수상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한국브랜드대상은 "약올려는 최소운영비 이외의 이득을 바라지 않고, 의약품 유통 산업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끝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대한민국 의약품 유통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달라"라고 전했다.

약올려 플랫폼은 4가지의 서비스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서비스인 공유창고는 의약품 도매상간 자유롭게 제품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로 이용된다. 의약분업 이후 도매상간 거래는 지속 증가 중이며, 개별 도매상 평균 연간 도매 매출 비중은 약 18%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적 인프라에 의존해 이메일로 엑셀 파일을 주고받으며 발주서를 전송하는 등 플랫폼화가 되어있지 않아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다. 약올려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약 400개의 도매상을 모집하여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내 약국 판매 서비스인 리워드를 런칭한 후에는 중소도매상 1,300개 회원사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번째 서비스인 리워드는 제약사 또는 도매상이 보유한 유효기간이 임박한 재고를 빠르게 소진 가능한 조제량을 지닌 약국과 연결하여 거래를 유도하는 서비스이다.

약올려는 범국가적 자원 절약을 가능하게 합니다. 연간 유효만료로 인해 폐기되는 의약품 규모는 약 6,000억 원 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리워드 서비스를 2021년 내 신규 오픈할 예정이며, 현재는 제약사 MOU 추진 및 약사 주주 모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서비스인 공동배송2,000여 개 중소도매상의 배송을 통합하여 불필요한 중복 배송을 제거해 개별 도매상의 배송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플랫폼으로 공동 물류 시설이 없는 픽업 경로 배송을 통해 납품업자가 많고 다빈도/정기납품이 요청되는 현 의약품 유통 현황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물류 공동화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는 아이디어 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혁신 의료상품의 판매를 대행하는 서비스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약올려는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공적 서비스의 성격이 강한 플랫폼입니다. 사용자들이 느끼기에는 오히려 낯설고 불편할 수 있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몇몇 도매상에서 시스템의 활성화를 기대해주고 새로운 기능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서 단기간에 사용자들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차근차근 바꿔나가려고 해요. 사실, 막대한 자본이 없기도 하고요. 정부 과제, 정책자금, 공모전 등 자금 조달을 위한 사업계획서만 50번 넘게 작성했습니다(웃음).”

 

지금의 성장이 훗날의 성취가 될 것이라 확신

IT 서비스는 개발 기간은 길지만, 수익 창출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룩인사이트 역시 기반 매출을 달성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가진웅 대표는 해결책으로 공적 서비스 성격을 강조해 중소벤처기업부 R&D 과제 출연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R&D 자금이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한 지출만 가능한 탓에 인지도를 위한 광고 마케팅은 미비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 2,000개 도매상에 우편을 배포하는 정도가 홍보의 전부였지만, 작년 말부터는 개인 투자조합으로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 본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시작했다. 기업 홍보 영상과 홈페이지를 제작했고, 마케팅 인력도 충원했다. 동아제약 마케팅본부장 출신의 임원도 모셨다.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올해를 유의미한 결과를 성취하는 해로 만들고자 한다.

의약품 산업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약사법, 의료법 등 정부 규제가 굉장히 까다로워 IT 기술뿐 아니라 의약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IT 정보화가 다른 산업보다 열악한 상태이며, 현재 ERPPOS 같은 단순 업무지원 프로그램만 존재합니다. 플랫폼 형태의 서비스는 약올려가 최초인 셈이죠. 아직 시리즈 투자도 유치하지 못한 상황이니 더 뛰어야 합니다만 조금씩 응원해주는 분들도 생깁니다. 현재 400개의 회원이 가입했고요. 빠른 정착을 위해 주 고객인 약사님들을 주주로 모시려고 합니다. 단순 고객이 아니라 회사 성장에 기여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는 유대를 형성하는 등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가 대표는 성공은 한순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누적이라고 말한다. R&D 과제 선정으로 창업을 시작했고, 서비스 런칭 후 첫 매출이 나오고, 400개의 회원이 모집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그에겐 소중한 경험이자 성장이었던 것. 이러한 성장과 고객들의 응원을 바탕으로 필요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 나아가 어느 시점에는 산업을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가진 파트너를 찾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아이디어 사업화 비즈니스도 꿈꾸고 있다. 파트너로서 모든 학습적 지식과 경험적 지식을 전하고, 서비스들을 연결하여 카카오를 능가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기를 꿈꾼다.

 

가진웅 ㈜룩인사이트 대표 Ⓒ박성래 기자

본질적인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수행이 필요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날 때마다 가진웅 대표는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기성찰을 담은 글을 본인 블로그에 기록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 될 때까지 여러 번 다듬어 특별한 날에 편지로 전달한다. 그만의 진실한 소통 방식이다.

동료들과 인생 목표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편입니다. 술 한잔하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어렵게 되었네요. 저와의 소통으로 상대가 나름의 해답을 찾았으면 해요. 하나 강조하는 점은 언제나 ?’를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원래 이렇다거나, 남들이 해왔던 방식 그대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왜 그 방식이 대중이 되었는지 분석해야죠. 따르더라도 본질을 알고 따르자는 것입니다. 이는 학습적, 경험적 지식이 없어도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수요기반의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역참에 비유한다. 말이 이동수단이던 시절, 사람들이 주목했던 건 말발굽을 고치거나, 이동 구간을 늘리기 위한 역참이었다. ‘이동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말에서 벗어나 쉬지 않고 달리는 기계를 만든다고 했다면 비웃음을 받았을지 모른다.

약올려의 시작도 이와 비슷하다. 본질을 알고, 문제를 파악하니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을 깨달았다.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벤처캐피탈이나 고객의 우려도 있지만 이상이라 여겨지는 정답에 도달하기 위한 본질의 탐구를 놓지 않으려 한다.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중장기 비전을 설계하고 함께 달성하는 동반자로 자리 잡는 것. 나아가 단순히 이전보다 나은 것을 만드는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발전을,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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