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의 조화로 감동 전하는 ‘간호의 길’
과학과 예술의 조화로 감동 전하는 ‘간호의 길’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8.07.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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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진단부터 치료, 그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백의의 천사라 불리는 간호사들이다. 중환자실을 거쳐 교육과 연구의 일선에서 간호학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오의금 교수는 이제 간호계 리더로서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의학의 발전을 위한 간호계의 역할을 명명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연세대학교 간호학과 오의금 교수
연세대학교 간호학과 오의금 교수 (제공=오의금 교수)

 

한림의학원 정회원 선출, 간호의 역할 재조명할 것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오의금 교수는 올해 초 대한민국한림의학원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한국의학의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의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의학자들로 구성된 보건의료 분야 최고 권위 단체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의학 및 의학 관련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학술 연구 경력은 물론 SCI급 학술지 게재 논문 등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오 교수는 교수생활을 시작한 지난 2000년부터 1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그중 50% 이상이 SCI급 이상 저널에 등재된 바 있다. 한국연구재단 최초의 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것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책임전문위원은 각 분야 연구 제안을 심사하기 위한 심사위원들을 배정하고, 연구 평가 결과를 검토해 연구비 지원을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밖에도 간호 분야의 R&D 진흥전략을 기획추진한 공로로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에 선정,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미국간호한림원 정회원으로 한국간호학계를 대표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오 교수는 이러한 활동들이 한국간호과학회에서 자신을 추천하는데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간호학 분야에서 가장 부족한 점으로 오 교수가 지적하는 것은 사회적 소통이다. 간호학이 어떤 연구를 해왔고,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회원 선출은 그에게 간호학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심어주었다. 그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간호학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선배 교수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

간호학 분야에서 이루어져 온 연구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생산 가치를 도출해낼 수 있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역할일 것입니다. 한국간호과학회의 발전상을 알리고, 이를 통해 후배 교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전하는 중간자로서 노력하겠습니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해온 오 교수는 호흡재활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호흡곤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점점 증세가 악화되면서 질식감을 느끼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오 교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간단한 자기관리만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온 그다. 만성호흡기질환자들의 간호중재 서비스에 관한 그의 연구들은 SCI급 논문에 다수 소개되었다. 이밖에도 보건의료 공백장소인 농촌 지역에서 간호개입을 통해 대사증후군이나 골다공증을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각 지역간호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간호중재 패키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증 복합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가정으로 복귀하는 퇴원환자들의 간호사 주도 서비스 중재를 개발하여 의료비용 절감과 환자의 삶의 질 증진에 효과를 검증했고, 이 논문들 역시 SCI급 논문에서 조명 받았다.

 

구조적상징적 리더십으로 간호의 발전방향 제시

최근 다양한 리더십들이 조명되는 가운데 오의금 교수는 간호계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 유형으로 구조적 리더십과 상징적 리더십을 꼽았다. 구조적 리더십이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이를 위한 비전과 실행전략을 세우는 리더십으로, 향후 우리나라 간호계가 의료 선도국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파악하고, 그 구체적 실천 전략을 팔로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의료 서비스의 80%를 차지하는 간호계의 역할을 설정하며 시장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리더십인 상징적 리더십의 역할은 간호계의 롤모델로서 간호의 역할과 가치를 외부에 알리는 데 있다. 1950년대에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회의원, 대한간호협회장, 복지부장관을 역임한 후 전 재산을 연세대학교에 기증한 김모임 전 장관은 간호분야의 상징적 리더십을 실천한 인물이다. 오 교수는 간호계의 훌륭한 스승과 선배님들의 정신을 본받아 미래 간호 발전방향을 연구하고, 간호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 말했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지내다보니 어느덧 리더의 자리에 도달했음을 발견했어요. 리더로서 부족한 면이 많지만 저의 자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선의 간호사들에게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습니다.”

오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보건의료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약 및 의료기기 등 보건산업에서도 간호계는 시장 창출 잠재력이 우수한 전문직임을 강조했다. 신약 개발에 있어 그 효과가 검증되기까지 과정의 핵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간호사이며, 의료기기의 실질적 사용자가 간호사들인 만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서도 이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까닭에서다. 오 교수는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일선 간호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에서부터 간호향상성 증강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서비스가 갖는 특성인 일회성, 휘발성을 지닌 간호서비스 특성을 고련한 R&D 및 그 평가 기준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오 교수는 간호서비스는 무엇보다 환자의 주관적 평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간호의 과정부터 삶의 질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등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 개방 시대에 발맞춘 교육 표준화와 동아시아 의료 선도국으로서 한국 간호계의 역할을 제시하는 것 역시 그가 무게를 싣고 있는 부분이다.

 

타인 위해 기꺼이 봉사하는 간호사의 삶

간호는 과학이자 예술입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과학과 예술의 균형을 잡으며 환자에게 감동을 전해야 하죠.”

오의금 교수는 간호사는 그 어떤 직업보다 소명의식이 중요한 직업이라 말한다. 여기에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삶의 경험과 연륜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제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오 교수는 타인을 돌보는 간호의 길을 선택한 것 자체로 훌륭한 삶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며, 간호인에게는 소명의식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함을 전한다.

타인을 끊임없이 돌보는 직업이기에 자신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오 교수는 음악부터 그림, 꽃꽂이에 이르기까지 재충전의 시간을 병행하며 과학적 전문 지식과 예술적 감각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채울 때 비로소 타인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기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삶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교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 전주기 예방에서 건강증진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목표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균형 있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간호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타 분야와 소통하겠다는 의지와 함께였다. 인터뷰 내내 오 교수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간호라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조약돌 하나가 잔잔한 호수에 변화의 파장을 전파하듯 끝없는 발전을 갈망하는 연구자이자 조력자였다.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간호사의 길, 그 선봉에 선 오 교수가 제시하는 간호계의 미래를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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