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윤 작가 - 자유로운 발상과 표현, 현대 미술계 주목받는 작가
이태윤 작가 - 자유로운 발상과 표현, 현대 미술계 주목받는 작가
  • 김윤혜
  • 승인 2017.09.15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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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환상을 가져야 한다.(Everybody must have a fantasy.)”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로 평가되는 팝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의 말이다. 돈을 벌고, 일을 하고, 훌륭한 사업을 하는 모든 것이 곧 뛰어난 예술이던 그의 말처럼 인생 자체가 환상적인 예술이라는 마음가짐이 지금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환상적 동물 표현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태윤 작가 역시 실험과 도전을 이어가는 예술가의 길을 바삐 걷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열린 개인전 현장에서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태윤 작가

현대적 감각의 분청사기 돼지물고기

돼지의 코와 물고기의 몸통을 한 이태윤 작가의 작품 돼지물고기는 보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느 날 초등학생인 그의 아들이 그려낸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이 작품은 이제 그를 대표하는 하나의 시그니쳐가 되었다. 순수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던 아이처럼 그는 항아리에 이 그림을 평면 문양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여 지금의 입체작품으로 구현해내기에 이르렀다. 현대적 도예를 추구하는 이 작가는 부의 상징인 돼지에 출세와 해탈을 나타내는 물고기를 접목해 긍정적 의미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그만의 독자적인 장식기법인 조화상감분청장식으로 독특함을 더했다.

“분청태토 위에 섬세한 점상감을 반복해 시문하고 그 위에 다시 분을 발라 선조화기법으로 이중장식합니다. 마치 흩날리는 눈꽃 혹은 벚꽃 같기도 하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자인 분청에 저만의 독특한 장식기법을 접목해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분청사기는 담대한 해학과 거침없는 파격미를 지닌 친근하고 서민적인 조선 초기 도자기로써 우리 민족혼이 잘 담겨있다. 이태윤 작가는 신비스런 동물의 형상을 분청도자의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거의 조형에 가까운 그의 작품에는 그 열정과 자유분방한 정신이 오롯이 드러나 있다. 처음 국립대구과학관의 전시 제안을 받고 이 작가는 주저 없이 응했다. 기존의 미술관이나 아트갤러리에서의 전시가 아닌 과학관에서의 이색전시를 특별히 생각하여 오랜 시간 열심히 준비하였다. 전시 기간 한 달간 그는 주말마다 직접 전시현장에서 관람객과 함께하는 도예 체험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금번 전시가 의미를 더하는 요소는 한층 다양한 관람객을 동원한 점이다. 과학관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 중 특히 아이들의 시선에서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할 작품이기에 이 작가는 더없이 적합한 전시장소라고 여겼다. 기획의도와 부합해 수많은 관람객의 호평으로 전시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매년 꾸준히 열정 넘치는 작품 활동을 해온 이 작가는 그동안 15회 개인전을 열었고 수많은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최근 돼지물고기 작품으로 해외전시 또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홍콩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 등 해외아트페어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그리스, 미국, 중국, 일본에서의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망 작가다. 얼마 전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에서의 대상 수상으로 도예계에서 작품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대구 시내에 위치한 공방에서는 지역민들과 접근성을 높여 공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오랜 시간 대학 강단에 출강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특수학교인 대구선명학교에서 장애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도예교육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교육 시 그는 무엇보다 자율성과 함께 즐길 것을 강조한다. 어떤 제약이나 지시 없이 과감한 창의성을 북돋는 것은 교육 차원에서 중요함과 더불어 실제 작업현장에서도 획기적으로 형태를 탈피하는데 관건이 된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다.

 

그만의 작품이 곳곳에 자리하는 날까지 열정으로 달릴 것

최근 차 문화가 대중화되며 각광받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전통 차그릇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전통 차그릇은 수요가 늘며 분야 내 또 하나의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태윤 작가는 단순히 그릇을 빚고 전시하고 판매를 하는 것을 넘어 그만의 진짜 작품을 하고자 했다. 이에 지금도 거의 매일을 그는 작업에 시간을 투자한다. 대구 팔공산 한티자락에 위치한 그의 작업장에서 작업에 몰두하며 그는 ‘스스로 창작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저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 즐거움과 만족을 얻는 것을 넘어 이제 대중과 호흡하고자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직접 작품으로서 표현하는 것이 작가로서 소신이자 앞으로의 활동 계획입니다.”

이미 다음 작품전을 준비 중인 그는 향후 현대 설치 미술로의 분야를 넓힐 계획도 지니고 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작가로서 그는 처음 배운 것이 흙을 만지는 일인 만큼 흙을 기본으로 타 재료와 결합된 무한한 표현을 하고자 한다. 보고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실험적 작품, 누구나 알고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작품. 두 가지 다 해내고자 작업에 몰두할 예정인 그다.

이 작가는 다소 정체된 분야 내에서 작가들의 역할은 자기만의 작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저의 열정과 소신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우리 전통 문화유산이 이어졌으면 합니다”라고 진심어린 바람을 전했다.

스스로 디자인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는 이 작가는 앞으로도 새로움을 찾아 나아갈 것이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즐거운 작품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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