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불안 속 도쿄올림픽, 진정한 ‘세계인의 축제’ 될 수 있을까
[MonthlyNow] 불안 속 도쿄올림픽, 진정한 ‘세계인의 축제’ 될 수 있을까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1.04.02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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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올림픽 공식 로고 Ⓒtokyo2020.org
도교올림픽 공식 로고 Ⓒtokyo2020.org

일본 내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가운데 최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해외 관중을 들이지 않기로 했다. 일본이 주장해온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과는 거리가 생긴 셈이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있어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더불어 방사선 오염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10주기,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생선에서는 기준치의 5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되었다.

 

해외 관중 없이 치르는 도쿄올림픽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데에는 세계인이 한데 어우러져 경기를 관람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OC 내부에서는 관중 없이 올림픽을 치르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2021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연쇄 취소를 걱정해야 했던 IOC는 올림픽 정신보다는 올림픽 생존을 택했다.

도쿄올림픽은 여전히 불안과 의혹에 놓여있다. 해외 관중 없이 행사를 치르는 데에는 협의했으나 일본인 관중 수용에 관한 문제는 아직 답을 내리지 않았다. 관중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도쿄올림픽에는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 스태프, 취재진 등 200여 개국 6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측된다. 올림픽 기간에는 일본 전역 42개 곳에서 33종목의 스포츠 경기가 진행된다. 감염병 전문가 스펜서 폭스 텍사스대 교수는 도쿄올림픽에 가는 사람 수와 세계 확산세를 고려하면 이번 올림픽은 절대적으로 많은 수의 감염을 유발하는 슈퍼 전파 이벤트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먹거리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선수촌 식탁에는 일본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이 오를 예정이었다. 2014년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부흥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하며 가능한 한 많은 외국인에게 후쿠시마 식재료를 맛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부흥) 대책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여러 나라에서 우려를 표한 가운데 조직위원회는 최근 외부 음식의 선수촌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인근 호텔을 통째로 임대해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한국산 식재료를 이용한 한식을 제공한다.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 “현재 진행형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오염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염물질은 원전 주변 바다는 물론 인근 토양과 민물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고비와 죽순, 고사리에서는 기준치의 4, 버섯에서는 17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되었다.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야생동물 중에는 기준치의 50배가 몸에 쌓인 동물도 있다. 우리 정부가 수입을 금지한 후쿠시마현 등 8개 지역 수산물에서는 세슘 검출률이 다른 지역보다 11배나 높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2월부터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모든 어종의 출하 제한이 해제된 상태다. 그리고 지난 2월 후쿠시마 앞바다의 우럭(조피볼락)에서 기준치의 5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되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자체 기준(kg50Bq)10배에 달하는 양이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우럭의 출하를 중단하기로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3월 발간한 ‘2020년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분석 보고서에는 일본산 축산물과 가공식품, 농산물, 수산물 등이 여전히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정부가 2020년 총 139,731건의 농수축산 식품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세슘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2019년의 결과와 비교할 때 전체 검사 건수는 줄어든 반면 검출률은 늘어났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에서의 세슘 검출률은 9.2%로 다른 지역보다 11배 높았다. 농산물 또한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된 작물의 검출률 18%로 다른 지역보다 1.5배 높은 수치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식품의 방사능 오염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풍문 피해로 매도하며 후쿠시마산 식품이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라며, “후쿠시마 포함 주변의 8개 현과 그 외 지역의 농··수산물에서의 세슘 검출량을 비교하면 검출량이 크게 차이가 나고 있어 후쿠시마산 식품이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방사능감지센터와 2018년부터 매년 일본 후생노동성 농수축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 자료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방사능 위험 도쿄올림픽 중단을 촉구하는 거리행위극을 진행하며 도쿄올림픽 중단과 이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후쿠시마 앞바다 둘러싼 국제사회 갈등 여전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품의 안전을 주장하며 수입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 또는 제한 중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15개국이다.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팔린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의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를 재차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15년 수입 규제 조치와 관련해 WTO에 제소했지만 패소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퍼붓는 냉각수로 인해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는 매일 140t씩 불어나고 있다. 현재는 핵 물질 정화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지만 124t을 넘어선 오염수에는 여전히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 등이 남아있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에는 총 137t 규모의 저장 용량이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며, 육상 보관 중인 오염수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분 방식으로는 해양 방류가 유력하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후쿠시마 제1원전에 남아있는 오염수는 환경 및 인권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라며, “일본 당국이 국제 인권 의무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고 방사능 노출 부작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방사선 물질 기준치를 초과하는 우럭이 잡힌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염수 방출이 실행되는 경우 일본산 농수산품 수입을 전면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릭픽 개최를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년이 되는 해라는 상징성을 더하며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성화 봉송은 후쿠시마현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NBC에 게재된 한 칼럼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성화 릴레이는 올림픽의 가식을 위해 공중보건을 희생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후쿠시마현이 성화 릴레이 출발지로 선정된 데 대해 올림픽을 향해 돌진하는 일본 문제의 축소판이라 말했다. ‘코로나19 슈퍼 전파’, ‘방사능 위험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세계인의 축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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