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철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 법률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위한 지속적 법률구조서비스 확충에 앞장설 것
황희철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 법률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위한 지속적 법률구조서비스 확충에 앞장설 것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1.03.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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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치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
황희철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박소연 기자
황희철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남윤실 기자

법률구조야 말로 사법정의의 초석이며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황희철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법률상담 등 법률구조산업에 대해 경제적 약자와 이주외국인(다문화가정), 난민, 북한이탈주민, 가정·성폭력피해여성 등과 같은 사회 소수자들을 위한 법률상담, 소송대리 등의 기본 법률구조사업도 적극적으로 실시해 나가야 합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법률구조란 억울하게 자기의 권리를 침해받았음에도 법절차를 모르거나, 경제적 빈곤, 기타 사유로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법률상담, 변호사에 의한 소송대리, 형사사건의 변호 등의 법률적 지원을 통해서 피해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침해당한 권리를 구제하여 줌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한 헌법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정의실현에 기여하기 위한 법률봉사 제도입니다.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은 사회 곳곳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법적 절차에 대한 지식 부족 등으로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법률지원을 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대한변호사협회가 설립한 법률구조법상의 재단법인으로, 최근 매년 평균 1,000건 이상의 법률구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사장님께서 주목하고 있는 중요이슈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기관을 통해 최근 주력해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법무부는 2021년 주요 업무계획으로 국민의 사법접근성 향상을 위하여 여러 기관에 산재된 법률구조를 통합하는 사법지원일원화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법률구조사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성급한 판단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첫째, 법률구조는 다른 복지 프로젝트와는 달리 상대방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완벽을 기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편의 손을 들어주면 그 당사자는 고맙겠지만 상대방은 억울할 수도 있고, 더구나 후견인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정부가 민간의 분쟁에 개입한다는 것도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법률구조는 재원을 조금 투입할 때에는 효과가 크지만 재원이 불어나면 불어날수록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구조를 담당하는 기구는 비대화되거나 관료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구조사업을 직업으로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떤 면에서는 모순입니다. 구조사업은 봉사활동으로 해야 의미가 있고 그 효과가 커질 수 있는 것이지, 월급을 받으면서 하는 것은 아무래도 순수성이 떨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경우에 따라서는 각계 전문가의 관여가 필요한 데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두 고용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를 조직화해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재단의 서비스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부 당국에서도 결국은 이러한 점을 잘 헤아려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대한민국 사법기관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지, 관련 기관 내에서 필요한 개혁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느 조직이나 제도도 생로병사의 순환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제도나 조직도 출범 당시의 취지를 몰각하고 눈앞의 이해관계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성향에서 자유스러울 사람은 없다고 보입니다. 법조계나, 사법기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신망을 받기 위해서는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박들은 시간이 지나면 배 밑에 여러가지 이물질들이 붙어 성장하기 때문에, 항해할 때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배 밑을 청소하지 않으면 고속 항해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군함이 전쟁에 나가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패배를 안겨주는 경우가 흔합니다. 모두가 초심에서 벗어나 눈앞의 현상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재단에 어떤 영향을 줬으며 또한 어떤 점이 가장 안타까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재단에도 많은 어려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구조사업은 사람들이 모여야 서로 의견도 공유하고 협력하며 좋은 일에 힘을 보탤 수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모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열기가 많이 식어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우리 재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사업을 하는 모든 단체에 공통된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코로나19는 극심한 경제적 충격을 가져왔고 특히,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분들이 우리 재단의 지원 대상자들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보게 됩니다. 경제 불황으로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해 재단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는데, 상대방도 자영업을 영위하며 실질적 폐업상태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정이 많아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무료 소송대리를 통한 법률구조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상대적으로 많은 난관에 부딪힐 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재단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점은 우리 재단이 여러모로 구조사업을 잘하고 있고 또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구조임에도 이러한 점에 대해 관심과 이해가 낮다는 것입니다. 우리 재단은 직접 변호사를 채용하는 구조가 아니라, 1,300여 명에 이르는 법률구조 수행 변호사단을 만들어 네트워크 방식으로 관리하며 구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각 변호사들이 각자 전문 분야 및 이주외국인, 북한이탈주민, 난민, 성폭력 사건 위원회 활동 등에 종사하면서 시간을 쪼개 우리 재단 업무에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즉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그리고 공익활동에 대한 적극성을 갖춘 개별 변호사들이 사건을 수행하고, 재단은 이를 연계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구조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호사들이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개별 변호사가 수행하는 법률구조 사건의 수가 과중한 수준에 이르지 않기 때문에, 그 업무수행의 품질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재단을 통한 법률구조에 대한 만족도 또한 다른 구조 단체에 비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재단의 사업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 구조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효율성), 개별 변호사들이 외부 또는 재단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독립성), 본업에 종사하면서 쌓은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으며(전문성), 양쪽 당사자를 대상으로 모두 법률구조를 하는 것도 가능하고 사건의 제한이 없으며 심지어는 국가나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하는 법률구조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확장성)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우리 재단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정부와 민간분야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입니다. 법률구조는 원칙적으로 국가의 책무입니다. 그러나 법률구조는 사업의 특성상 정부기구가 독점하거나 일원화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은 그것이 상징적인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 민간분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법률복지 시대를 열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변호사단체나 각 변호사들 역시 사회에 대한 기여와 봉사가 자격제도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자원봉사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여건들이 만족된다면, 민간분야의 동참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치사회를 위한 올바른 사법제도의 정립과 원칙을 통해 안정된 포용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법계의 어떤 정책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혹은 이를 위해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재단은 법률구조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모든 쟁송에는 상대방이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구조에서 법률구조를 끝없이 늘려가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법률구조를 확대할 경우, 구조를 담당하는 조직이 커질 수밖에 없고 조직이 커지면 비대화되고 관료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비효율이 극대화되고 따라서 오히려 자원의 낭비가 초래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우리가 특별히 착안하고 있는 점은 소위 위하효과를 통한 법률지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 사람을 집중구제함으로써 백 명의 피해를 예방하자는 것입니다.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한정된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도 그 뒤에 그들을 끝까지 지원하는 우리 재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사회적 약자를 얕잡아보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재단이 추구하는 위하효과’, ‘승수효과인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우리 재단은 비록 자원이 한정되어 있지만 결국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보편적 법률복지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을 돕는 법률복지기관으로서 국가의 올바른 법률구조 정책 발전에 앞장서는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사법정의는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없다면 법 앞의 평등이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변호사의 조력 중에서도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품이 많이 가는 것이 법정대리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변호사의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 변호사 부족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지만, 법정대리인을 구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쓸데없는 쟁송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때 인지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법정대리인을 선임하여 법원에 도움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정은 사정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편적인 법률복지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다중적이고 다층적인 법률구조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한 우리 재단의 역할이 특히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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