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박근혜 전대통령 재판날 첫 공판 출석, "안타깝다"

2017-06-16     안수정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첫 형사재판에서 "제가 모신 대통령이 탄핵되는 비극적 사태에 정치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자신의 형사 재판 공판기일에 출석해 "제가 피고인에 서게 된 것도 사태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준엄한 질책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23년간 검사였고, 변호사 1년 생활을 거쳐 2년 6개월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인생 대부분을 공직자로 살아왔다. 청와대 근무도 국민 직접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보좌하는게 공직자로서 최고 영예고, 개인적 형편을 불문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참된 자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공직자로서 저는 항상 사심없이 직무를 수행했고 그 기준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거의 매일 근무하며 대통령이 언제 전화할 지 알 수 없어 대기하고 집, 통근차량, 화장실까지 메모지나 수첩을 두고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일만 하고 살아온 제 인생은 잘못된 언론 보도 한 줄로 한순간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대상으로 전락했다.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공직자가 겪을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감내하고자 한다"며 "지금도 많은 언론이 제게 아직도 죄를 고백하지 않는다고 질책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상황에 대해 우 전 수석은 "청와대를 나온 이후 8개월 동안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고통의 나날 속에 지나간 공직 생활을 돌이켜보며 왜 피고인에 서게 됐는지 반추했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가 모신 대통령이 탄핵되는 비극적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왜 미리 살피고 예방하지 못했느냐고 국민들이 준엄한 질책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