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르네상스] 반도체 메모리 용량 1,000배 향상시킬 산화하프늄의 신기능 발굴

원자간 상호작용 소멸로 원자 4개당 1bit 저장, 500TB 급 반도체 가능성 제시 울산과학기술원 이준희 교수팀 단독교신, 사이언스 논문 게재 -

2021-01-11     박소연 기자
박소연

축구장 면적의 몇백 배 규모인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근본적으로 높여 데이터센터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도록 메모리 소재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준희 교수팀이 메모리 소자의 용량을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산화하프늄(HfO2)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10nm 수준에 멈춰선 메모리 소자의 단위셀 크기 한계를 단숨에 0.5nm까지 축소할 수 있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메모리 소재 원리를 발견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고,

본 이론을 적용하면 원자에 직접 정보를 저장해, 기존 메모리 소재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작은 크기의 반도체 뿐 아니라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에까지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강유전체 메모리의 경우, 원자 수천 개 이상이 모인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이라는 영역에 1비트를 저장한다. 이에 이준희 교수는 도메인은 메모리 저장에 반드시 필수 불가결한 최소 단위로 생각하고, 모든 메모리 연구가 이 도메인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준희 교수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패러다임에 갇힐 경우, 5 나노미터 이하의 반도체 공정은 실현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정보저장을 위해 이 도메인이 꼭 필요한가라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하지만 꼭 필요한 근원적인 질문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준희 교수는 평평한 에너지 띠(flat energy band)라는 물리학 이론에 주목했다. 물질에 평평한 띠가 있을 경우, 원자끼리의 탄성 상호작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론인데, 이를 처음으로 메모리 물질에 적용했다. 또한, 원자간 스프링 같은 탄성 상호작용으로 수천 개의 원자가 같이 움직여야만 했는데, 이 이론을 적용하였을 때 특정 전압을 걸 때만 탄성작용이 소멸되어, 반도체 내에 원자의 위치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이는 전압을 걸때만 원자가 스프링 없이 진공에서처럼 개별적으로 움직임을 증명한 이론과 이를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한 소재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전자 제품의 휘발성, 비휘발성 소자의 집약도를 수천 배 이상 높이는 최종적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시된 HfO2 라는 산화물이 기존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 이미 흔하게 사용되는 물질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0.1Tbit/cm2 의 현 평면 메모리 집적화를 1,000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500 Tbit/cm2 의 최고 집적화도 가능한 소재를 제시하게 된다. 나아가 전하를 조절하는 모든 반도체 영역에 확대되므로, 미세 전극기술이 뒤따를 경우, 시스템 반도체 개발이나, 플렉서블 소자, 초집적/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에까지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희 교수는 향후 초집적 반도체 분야에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는 이론으로, 개별 원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은 원자를 쪼개지 않는 한, 현 반도체 산업의 마지막 집적 저장 기술이 될 확률이 높다고 연구의 파급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