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자연 이주호 우디자인크래프트(주) 대표 - 함께 하는 삶을 만들어 내는 공방

2016-03-03     배한민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우디자인은, 2013년도 이자연 이주호 부부가 설립한 공방이다.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이자연 대표가 육아 문제로 경력단절여성이 되면서,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하던 중 함께 ‘만듦’에 대한 로망을 실현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우디자인은 직접 만든 가구를 판매하는 건 물론, 공방에서의 다양한 체험 활동도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 되었다. 문화체험활동 공간이 적은 세종시이다 보니 가족과 함께 하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인기도 높다. 2015년에는 학교에서도 진로탐색활동 차원에서도 많이 방문해 추억을 쌓았다고 한다.


|
| 이자연 이주호 대표


체험활동 외에 직접 만든 가구도 판매하고 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구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원자재의 가격은 줄일 수 없으니 다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목재를 실어 나르는 수고도 마다않는다. 스타일도 ‘맞춤형’이다.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이 나올 때까지 도안을 수정한 후 가구 제작에 착수한다. 고객의 ‘니즈’를 100% 반영해 제작한 가구만 판매하다 보니 드는 노력도 만만치 않지만, 받아본 후 고객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것 이상으로 보람차다고, 이 대표는 부드러운 미소로 전했다.



이 대표는 직접 경험한 경력단절여성의 어려움을, ‘목공천사’라는 재능기부모임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목공천사’는 우디자인에서 제공하는 20시간의 무료 목공 교육을 수료한 후, 20시간 동안 다시 사회에 기부할 목재 가구를 만드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이다. 목공천사들이 힘을 모아 가구를 만드는 것도 뿌듯하지만, 그 가구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것으로 보람은 배가 된다. ‘가구’를 통한 일상생활의 변화라는 도움을 받은 이들이 직접 감사의 뜻을 담은 손편지를 전달하기도 해 목공천사들의 활동을 더 값지게 만들고 있다. “DIY는 시간과 정성을 쏟아서 나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창작활동이잖아요. 내 손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을 통해 ‘살아있음’을 실감한다는 목공천사분도 있어요. 우울증이 심했는데, 저희 공방을 다니면서는 상태가 호전되셨다고 해요. 자기가 미미한 존재라는 마음에서 우울증이 오는데, ‘나도 쓸 만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힐링이 되는 거죠.” 경력단절여성 뿐 아니라, 앞으로의 가구 제작 분야에서는 실버 인력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 정정한 장년층이 퇴직 후 사회로부터 도태됐다고 느끼는 것이 마음 아팠던 것. 이들을 다시 사회에 소속되게 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함은 물론, 더욱 책임감 있고 든든한 인력까지 얻고 있다. 실제로 생산장에서 일하는 한 실버인력이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쉬엄쉬엄 하세요’라고 하자, “써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받는 값 이상은 해주고 가야지”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필요한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더 열정적이고 든든한 후원자를 얻고, 사회 발전을 위한 밑거름까지 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모든 층을 망라하고 인기가 높은 셀프인테리어 시장을 겨냥해 원목 인테리어 관련 컨텐츠와 소가구, 소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밀리메터’도 오픈했다. 이어 1월에는 더 많은 경력단절여성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목공천사 2기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수익을 기반으로 언젠가 우리나라에 ‘어린이 건축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목재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체험으로 가족과의 시간도 나누고 진로도 탐색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기술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인재들이 언젠가 국가 경쟁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이자연 대표. 우디자인이 만드는 건 가구 뿐 아니라, 함께 하는 따뜻한 삶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