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데이터로 만드는 디지털 기반의 미래 식품

김상오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교수

2022-11-16     월간인물
김상오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지금까지 컴퓨터가 사람을 이긴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 대결도 당연히 사람의 승리로 이길 것으로 점쳐졌었고 컴퓨터가 어쩌다 한 번쯤은 이길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새로운 인공지능의 세상이 도래하기 시작하였다. 데이터 학습에 기반을 둔 기계학습(머신러닝)의 한 종류인 인공지능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고 기존에도 존재하는 기술이었으나 인공지능의 허들이라고 불리는 ‘XOR’ 연산을 해결하지 못하여 인공지능은 그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딥마인드사의 공간을 왜곡시켜 학습시키는 다층 퍼셉트론이라는 개념을 통해 수십 년간 막힌 장벽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새로운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게 하였다. 또한, 모바일과 IoT를 통해 얻어지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빅데이터와 그 빅데이터를 모으는 공간인 클라우드 기술 그리고, 뛰어나게 성능이 개선된 컴퓨팅 하드웨어 기술과 다중퍼셉트론을 적용한 인공지능학습 프로그램도 한몫하여 세간을 흔들게 되었다. 이처럼 컴퓨터가 인간을 이겨버린 특이점이 온 이후 모든 산업계는 새로운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게 되었고 식품 업계 또한 이 기술을 식품 산업 전반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현재,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적시에 필요한 가공식품 또는 식품 원재료를 생산 및 공급하여 재고를 최소화하는 유통 최적화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신제품 개발 기획할 때 소비자의 기호 트렌드를 포털이나 SNS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하여 마켓에 영향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이용하기도 하며, 생산 공정에서는 기존 데이터로 얻어낸 인공지능 모델을 이용하여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제어 로직에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실용화되어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처럼 뛰어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면 미래 식품 개발에 훌륭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만 한다. 식품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수 세기를 거쳐서 기록을 통해 전해지고 있고, 현재는 최신 분석 장비를 통해 더욱 치밀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분석하여 얻어진 데이터는 논문과 같은 자료를 통해 공개되고 전문가에 의한 시스템 리뷰를 통해 빅데이터로 모아져서 제공되고 있다. 데이터가 포함하는 요소는 식품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에 대한 정량적 수치로서 역으로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하는 다른 식품들을 조합하게 되면 원래의 분석된 식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식품을 다른 식품을 조합하여 만들어 내거나, 여러 이유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식물성 식품을 조합하여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쩌면 데이터를 보고 사람이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무한의 데이터에서 성분을 일일이 가려낸다는 것도 쉽지 않고, 그렇게 찾아낸 경우의 수의 조합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배합을 하고 확인하는 과정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이때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면 짧은 시간에 무한의 데이터에서 얻어진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가상 배합을 통해 결과물을 얻어내고, 이 중 가능성이 큰 것만을 실제로 배합해 보고 전문가의 추가적인 터치를 통해 최종적인 맛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개인 소비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여 소비자에게 필요하거나 필요치 않은 성분이 있다면 제거하거나 첨가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맞춤형으로 빠르게 조합하여 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식품을 통해 얻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현재의 맛을 기록하여 미래에도 그 맛을 구현해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고, 원하는 맛을 입력하면 필요한 영양을 고려하여 맛을 구현해 내는 것도 가능하며, 데이터를 이용해 버려지는 가공 부산물이나 농작물을 새롭고 가치 있는 업사이클링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식품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디지털 기반의 미래 식품을 개발하기에 좋은 기술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관련된 아이디어가 기술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현재의 우리 것을 보존하고 미래의 식량 자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