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구조에서 발견한 새로운 현상, 위상홀효과

충격에도 보존되는 양자정보 확보 도울 실마리 찾아

2022-06-17     박금현 기자

□ 스마트폰 안에 있는 첨단 센서 가운데 하나인 홀센서*. 이는 정밀하게 자기장의 크기를 측정하여 방향을 알려주거나 정해진 경로로 로봇을 이동할 때 활용이 가능한데, 이러한 홀센서를 양자정보에 활용할 수 있는 위상홀효과**가 자성체 양자나노구조에서 발견되었다.

* 홀(Hall)센서 : 자기장에 의해 전류방향에 수직으로 생기는 전위차를 이용한 센서

** 위상홀효과 : 인접한 스핀들 간의 꼬인 정도에 비례하여 나타나는 홀효과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천승현김건 교수(세종대학교)박성균 교수(부산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강자성체*-반강자성체** 이중층에서 스커미온(skyrmion)***과 같은 특이한 스핀분포의 상징인 위상홀효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강자성체 : 흔히 말하는 자석으로, 철(Fe)과 같이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물질

** 반강자성체 : 스핀이 위-아래-위-아래처럼 교대로 정렬된 물질

*** 스커미온(skyrmion) : 스핀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휘감아진 덩어리. 1, 0, -1 등의 위상값을 갖고 있어 데이터의 기본 단위로 쓸 수 있으며크기가 아주 작고 안정적이어서 전력소모가 거의 없다.

○ 최근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양자 스핀 구조체스커미온은 가상의 자기장에 의한 위상홀효과라는 독특한 현상을 보이는데역으로 위상홀효과의 발견은 이와 같은 스커미온의 존재를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 기존에는 중금속인 백금이나 위상부도체처럼 큰 스핀-궤도 결합력을 가진 물질과 강자성체의 조합에서만 위상홀효과가 발견되었으나,

○ 스커미온의 위상 특성을 이용한 인공지능 소자 발전이나 위상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위해서는 훨씬 넓은 범위로 확장 가능한 위상홀효과 연구가 필요했다.

 

□ 연구팀은 원자층 단위로 물질을 쌓는 분자선속증착(MBE)* 장비로 2차원 자성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위상홀효과가 나타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하였는데,

○ 기판 위에 강자성체만 증착하면 기존에 알려진 이상홀효과**가 보이는 반면반강자성체를 같이 증착할 경우 위상홀효과로 바뀌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 분자선속증착(MBE) 장비 : 원자 단위로 물질을 쌓는 초고진공 장비

** 이상홀효과 : 자기장 대신 자기 모멘트에 비례하여 생기는 수직방향 전위차

○ 강자성체-반강자성체 이중층은 거대 자기저항 현상이나 컴퓨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읽기헤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만큼 친숙한 나노구조이지만, 위상홀효과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 천승현 교수는“이번 연구 결과가 외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보존되는 양자정보소자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후속 연구를 통해 2차원 자성체와 위상물질 결합을 시도하여 새로운 양자현상 발견 및 위상 양자컴퓨터 등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5월 27일 온라인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