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로봇 수요·투자 급증…인간 공존 가능할까

2022-03-12     박소연 기자
Ⓒgettyimagesbank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영향으로 최근 비대면 기술 진보가 한층 가속화한 가운데 이 중 하나로 로봇 산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형 기술 발전의 총아로 평가된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과 접목하면서 윤리적 문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효율성 사이에서 오랜 기간 충돌하고 있다.

 

로봇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로보칼립스와 긍정적 전망을 밝히는 로보토피아 간 오랜 논쟁에도 불구하고 최근 로봇 산업 확대는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 로봇 산업 확대는 현재 진행형인 인구 감소 및 일자리 축소 등의 실질적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첫 손에 꼽히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심화는 로봇 도입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속히 취약해질 산업 경쟁력을 일정 부분 충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손이 부족해진다 해도 로봇이 노동 현장에 투입될 경우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사람보다 정확하고 높은 생산성을 지닌 로봇은 활용 가치가 높다. 또한 산업재해나 복리비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입장에서도 반길 만하다.

 

사람에 있어 노동 부하가 걸린 이른바 ‘3D’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면 그만큼 인간에게는 더 큰 자유성이 주어지게 돼 현시대 대세로 인식된 워라밸 실현도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에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민관 가릴 것 없이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를 로봇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으면서 정부는 물론 기업들의 로봇 도입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업계에 따르면 인천교통공사는 국내 도시철도 기관 가운데 최초로 이달 로봇 역무원을 도입했다. 첫 번째 도입한 역은 인천대입구역으로 로봇 역무원은 역사 내 길 안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9개월 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향후 다른 역사로 추가 확대된다.

 

우아한형제도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딜리 드라이브는 지난해 12월 처음 시작됐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동해 공동현관문, 엘리베이터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등 배달업무를 원활히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로봇 회사를 향한 투자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용·지능형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유일로보틱스가 최근 기업 공개(IPO) 과정에서 기업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희망 공모가보다 높은 최종 공모가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또 다른 로봇 사업자들의 투자 기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로봇 산업 활성화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필리프 아기옹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 2월 초 발표한 논문에서 로봇 등 자동화의 직접적인 결과는 기업에서 고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자동화로 기업 이익이 증대되면서 기업이 규모를 확장해 채용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업은 기술을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옮겨가거나 노동집약적인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사회 전반적인 취업통계를 봐도 오랜 기간 취업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일시적 돌발 사태 전후에 그친다. 외환위기·카드대란·금융위기 등 발생 직후 일자리가 줄었을 뿐 일자리 총량을 따지면 평소에는 지속적으로 늘어왔다. 혁신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 대체보다 생산량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 필요노동은 역사적으로 반복 증가해왔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혁신 과정에서도 고용은 항상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로봇 투입생산 향상소비 증가신규 욕구추가 고용의 구조로, 창조적이거나 협업·대면직종을 중심으로 사라진 일보다 새로운 일이 더 많이 생겼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워라밸 인식 확대로 자발적퇴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의 구인난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봇이 대신할 일자리는 단순노동 직무로 제한해 이를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