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천정배 "野圈 전면 쇄신하겠다"

2015-04-29     안수정
광주 서을의 무소속 천정배(61) 당선자는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3년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2013년 광주로 내려가 재기를 노린 천 당선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은 천 당선자는 29일 상기된 표정으로 지지자들에게 "광주 정치를 바꾸고 호남 정치를 살려내겠다"고 했다. 천 당선자는 "야권을 전면 쇄신해서 정권 교체의 밀알이 되겠다. 광주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 차별도 불안도 없는 정의로운 통일 복지 국가로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천 당선자는 경기 안산에서 15~18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했다. 2009년 7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하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2010년 1월 국회로 복귀했다. 2012년 총선 때에는 지역구를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서울 송파을로 옮겨 46%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석패했다.

이후 천 당선자는 호남에서의 재기를 노렸다. 2013년 광주에 변호사 사무실 '법무법인 해마루'를 열었고 작년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때 출사표를 내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김한길·안철수 지도부는 "경선까지 불사하겠다"는 천 당선자 대신 권은희 의원을 전략 공천했고, 천 당선자는 출마를 접었다.

천 당선자는 다시 지역구를 광주 서을로 옮겨 이번 보선에 재도전했다. 당을 떠나 진보 성향의 학자 등으로 구성된 '국민모임'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전 의원이 "함께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했지만 천 당선자는 "호남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모임에 합류하는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천 당선자의 승리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발(發) 야권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오른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가 여섯 차례나 광주를 찾는 등 조영택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지만, 광주 민심이 새정치연합이 아닌 천 당선자를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물 경쟁력 등에서 새정치연합 조 후보가 천 당선자에게 밀린 것도 패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전남 신안 출신인 천 당선자는 목포고를 졸업했고 1972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했다. 사법고시(18회)에 합격했지만 전두환 정권 당시 판검사 임용을 거부했다. 1988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고, 이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