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INSIDE] 암세포 표적 치료가 가능한 약물 전달시스템

2020-05-17     박성래 기자
R&D부

항암제는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화학요법 치료제이다. 여기에 외과적 수술의 성공을 높이기 위해 수술 전후에 사용하여 암의 미세 전이를 억제하거나, 재발 방지 및 말기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이나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 치료제도 넓은 의미로 포함할 수 있다우리 몸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는 죽게 되지만 또한 정상 세포 또한 영향을 받아 사멸하게 되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구역, 구토, 탈모, 전신 쇠약 등이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와 암 줄기세포만 타겟팅 할 수 있는 특이성 높은 제제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이에 충북대학교 신대환 교수는 본지 5월호 인터뷰를 통해 암세포 및 암 줄기세포로의 복합약물 전달을 위한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 연구를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산소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암세포들이 에너지 대사적으로 효율이 높은 산화적 인산화 과정보다 해당 과정을 선호하는 현상을 와버그 효과(Warburg-effect)라 한다. 그는 이로 인해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은 우리 몸의 세포들보다 pH가 낮은 경향을 활용하여 약물이 봉입된 마이셀(micelle)과 젤(gel) 등의 주사 제제화로 우리 몸의 pH보다 낮은 환경에서 약물을 방출하면 더 선택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은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다가 pH가 낮은 환경인 암세포를 만나면 암세포 내로 이동하고 그 이후에 마이셀이 엔도솜(진핵세포 내에 있는 막으로 둘러싸인 구조)에서 급격히 파괴되면서 약물을 방출시켜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표적화할 수 있다. 연구는 현재 쯔비터 이온 마이셀을 확보한 후 각종 약물의 봉입효율과 마이셀의 물리 화학적 특징들을 조사하여 약물들의 최적 비율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암세포, 특히나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이 커서 한가지 약물만 사용하면 완벽히 제거하기가 어렵다. 따라 신 교수는 3가지의 각각 기전이 다른 항암제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향후 특이성은 높고 부작용은 적어 암세포 표적 치료가 가능한 약물 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당면한 과제들도 있다. 각 약물의 비율에 따라 효능이 상승작용을 나타낼 수도, 오히려 반감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어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야 하고 독성과 효능평가를 통해 실제적인 항암작용을 관찰하여 증명해야 한다그러나 '당장 눈앞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서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던 일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가치관은 자연스레 혁신적인 암세포 약물치료의 그 날을 상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