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서연 한국국악교육원 상주분원 원장 - “대중들이 민요와 접할 수 있는 징검다리 되겠다”

2015-07-06     안수정
경기민요의 가장 큰 매력은 맑고 깨끗한 소리다. 목소리가 꺾이는 대목에서는 높은음들이 쉼 없이 쏟아진다. 어느 노래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우리 소리는 특히나 가창자의 삶의 흔적이 물씬 묻어나는 느낌을 준다. 한이 서렸다는 표현을 흔히들 하는데, 금서연 원장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런 아름다운 한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청아하다. 어떠한 고음에서도 잡티가 전혀 없는 잘 훈련된 목과 탁월한 성량, 미세한 음 처리까지 빈틈없는 완결성을 유감없이 뽐낸다.
 
“경기민요의 매력은 경쾌함이 끝이 아니에요. 민족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구성지고, 겉으로는 흥이 넘치지만 안으로는 한이 많은 한국인의 정서와 똑 닮아있죠. 잘 빚은 술과 같다고나 할까요? 보기에도 맛깔나고, 조금 접하면 달착지근하고 깊이 빠지면 말로 설명이 힘들죠.”
 
ㅣ 한국국악교육원 상주분원 금서연 원장
  
경기민요에 빠져 우리 가락의 보급과 국악인구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국악교육원 상주분원 금 원장.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그의 어린 시절이 꼭 그랬다. 풍물매 단원으로 활약한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노래하기를 즐겨했다. 하지만 종가댁 7남매 맏이로 자라 어른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마음속 소리를 세상에 쏟아냈다. 이후 체계적인 배움을 통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 한국국악교육원 민요1급 지도사가 되었고 각종 국악경연대회에 참가한 결과 종합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입상 경력을 쌓았다. 
 
그는 이 소리가 자신의 곁에만 머무르길 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국악교육원 상주분원을 맡으면서 국악 자격증인 국악지도사와 국악사 과정을 지도하는데 힘쓰고 ‘얼씨구 민요교실’을 비롯해 교육기관과 문화센터 등 강의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전통예술학교 전통음악과에 재학하면서 경기민요 명창 이춘희 선생을 비롯한 문화재 스승으로부터 전반적인 국악 분야의 수업을 받는다. 지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더욱 기운 가득한 모습의 그는 “상주에는 가요교실 문화강좌는 많지만, 민요를 가르치는 강좌는 단 한곳에 불과해요. 시민들이 국악을 자주 접해야 우리 가락이 동시대와 호흡하면서 발전을 거듭할 수 있지 않겠어요?”라며 “국악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위해서는 우리 소리를 접할 수 있는 민요강좌 마련이 우선이에요”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금 원장은 웃음을 잃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상대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이 모든 언행이 ‘민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언하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국악을 접하면 아름다운 정서 함양 및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 고취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터뷰 끝까지 방과 후 수업이나 학부모 대상 초청수업 등을 통한 국악교실 확대를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소리에 대한 그의 열정이 아닐까.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 마음을 울리는 깊이 있는 소리를 이어나갈 거예요. 잠깐 귀를, 눈을 기쁘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소스 일 뿐입니다.” 금서연 원장이 마지막으로 던진 돌팔매 같은 이 말에서 우리 민요의 대중화가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