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통합 승부수 "모든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

2017-12-20     안수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또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엔 보수야당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다. 앞서 2011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안 대표는 이번에는 "만약 당원이 통합을 반대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 나가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안 대표가 당내 호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봉합해 바른정당과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지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대표는 20일 오전 11시15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국민의당 대표 직위와 권한 등 모든 것을 걸고 전(全) 당원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사를 묻겠다"며 "통합정당 출범 뒤에는 새 인물 수혈 등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과 통합 관련 의견을 나누기로 한 지 불과 3시간을 앞두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발표했다. 당내 호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중도·보수 통합을 이루겠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이는 국민의당의 현 상황을 놓고 볼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바탕이 됐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정치권은 5년여 전 '새정치'를 화두로 안 대표가 정치권에 뛰어든 뒤 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진 안 대표가 이번에 '통합'이라는 정치적 모험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들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안 대표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불출마했다. 이어 2012년 9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혔으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했다. 

2015년 12월 13일엔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한 뒤 2016년 2월 2일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천정배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안 대표는 새정치의 방안으로 '다당제'의 실현을 내세웠다.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제3당인 국민의당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현재 3당인 국민의당이 2등으로 올라서야만 다당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안 대표가 새정치를 향한 구상이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선 먼저 당내 호남권 의원들과의 극심한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안 대표는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과 평행선을 달리며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분쟁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엔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 내지 분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대표는 이날 통합 반대파에 대해 "일부 중진의원이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지지자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에 맞서 호남 중진의원들은 이날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결의안으로 안 대표의 당무정지와 불신임 등도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날 이상돈 의원은 안 대표를 두고 "외계인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의 통합 추진을 두고 "안철수대표가 독재자 박정희에게 배운 것 같다"며 "오전 11시에 '알박기 기자회견'을 통해서 당원투표를 발표한 이 반 의회주의자의 태도에 분개한 의원들이 당 대표의 불신임을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