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수사 방해' 변창훈 검사, 투신한 화장실 창문 봤더니...의혹 가중

2017-11-07     안수정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당시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 구성원 4명이 모두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구속된 것은 작년 7월 구속기소 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7일 새벽 5시 30분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013년 국정원 사건을 수사 중인 당시 검찰 특별수사팀(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로 장 전 지검장과 고(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 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대비해 만들어진 '현안 TF' 구성원이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진홍 국정원 전 심리전단장과 문 모 전 국장을 구속했으며, 국정원 직원들로부터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들이 '국정원 파견수사' 방해를 주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영장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변 검사는, 법원 출석 앞두고 서울 서초동 한 건물에서 투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변 검사는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소속 정 모 변호사와 함께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 등의 변론 과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 변호사는 숨지기 전 자신과 함께 수사·재판 방해 혐의를 받는 변 검사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변 검사의 사망 이후 검찰의 국정원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