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르네상스] 늘었다 줄었다 하는 나노코일로 골세포 분화 조절 실마리

자기장을 사용해 동물모델에서 실시간으로 원하는 시점에 원격으로 줄기세포 분화 제어

2021-03-29     박소연 기자
박소연

강희민, 김영근 교수(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공동 연구팀이 임플란트 소재 표면에서 실시간 원격제어로 생체 내 세포의 부착과 분화를 조절할 수 있는 자성 나노코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를 특정 환경이나 신호에 노출하여 뼈, 지방, 근육, 심근, 혈관, 연골 등 원하는 조직으로 분화를 유도하려는 연구가 인공장기나 세포치료 등을 위한 재생의학 분야에서 활발하다. 특히 골다공증, 골연화증, 퇴행성 골질환 등의 치료를 도울 수 있는 단단한 임플란트 구조물의 표면에서 줄기세포를 자극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시간 원격으로 분화를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역적 제어라는 측면에서도 숙제가 남아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마치 용수철처럼 자기장에 의해 길이가 늘어났다가(원래 길이의 126%) 자기장 인가를 멈추면 다시 원래 길이로 돌아오는 1μm 남짓(두께 70nm)한 나선형 합금 나노코일을 제작했다.

연구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나노코일은 약 70nm 두께의 나노선들이 외경 180nm, 총 길이 1μm로 꼬인 나선형 구조를 갖고, 나노코일 시스템은 외부 자기장에 의해 최대 26% 신장할 수 있으며, 자기장이 없을 때는 원래 상태로 수축하여, 세포에 제시되는 세포접착성 RGD 리간드의 간격을 실시간 원격, 가역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나노코일은 세포 내부로 함입되거나 부러지지 않는 기계적 강도를 갖고 있으며, 생체 내에서도 가역적으로 신축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체외 및 체내 세포 실험에서 동일하게 외부 자기장을 인가하여 나노 코일의 간격이 늘어난 상태 즉, 세포접착성 RGD 리간드의 간격이 늘어난 신장 상태에서 줄기세포의 부착 및 골분화율이 확연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체외 및 체내 세포 실험에서 줄기세포의 부착과 골분화의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나노코일의 RGD 제시 간격을 원하는 시점에 원격으로 조절하여 줄기세포의 세포부착 및 분화 촉진의 정밀한 제어가 가능함을 검증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코일은 줄기세포의 부착과 분화를 조절하여 원하는 장기나 조직의 재생 등 다양한 재생의학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당 나노코일 구조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치료 시점의 원격 제어가 가능하므로 최근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맞춤형 의료에 맞추어 환자 치료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세포의 부착에 영향을 주는 RGD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줄기세포에 제시한 이후 세포 반응을 켰다 껐다 반복할 수 있는 소재를 고안하는 연구는 매우 미진한 상황이었으므로 이번에 개발한 자성 나노코일 시스템과 같이 외부 자극으로 실시간, 주기적으로 줄기세포의 접착과 분화가 조절되는 연구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매우 독창적인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더불어 연구팀은 향후 세포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향후 조직 재생 치료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여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또한,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현재의 나노코일을 이용한 실시간 나노-리간드 간격 조절은 대식세포, 암세포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나노코일 연구를 기반으로 건강 100세 시대를 여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