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희 충남노사민정협의회(일자리 더하기) 위원장·㈜드리미 대표 - 꿈의 씨앗 심어주는 멘토, 3대에 걸친 내리사랑 전하다
최애희 충남노사민정협의회(일자리 더하기) 위원장·㈜드리미 대표 - 꿈의 씨앗 심어주는 멘토, 3대에 걸친 내리사랑 전하다
  • 박금현
  • 승인 2017.06.1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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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 김춘수의 <꽃>의 한 대목이다. 진정한 멘토를 만나고, 그로 인해 자신의 꿈을 꽃피운 최애희 대표의 모습은 이 시를 떠올리게 한다. 멘토를 만나 꿈을 향해 달려왔듯 자신 역시 멘티들에게 꿈을 전하고, 그 멘티들이 다시 멘토가 되어 ‘손자 멘티’를 만나기를 소망하는 그는 오늘도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꽃들에 명명(命名)하고 있다.

최애희 위원장

14년차 여성CEO 존재하게 한 ‘사람’의 힘

여성CEO로서 14년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최애희 대표가 현재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힘은 ‘사람’에 있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가 1993년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에게 유일하게 ‘연구원’이라는 호칭을 부여하며 꿈을 응원해줬던 이상산 센터장(현 핸디소프트 대표이사)과의 만남은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저 사람처럼 나이 들고 싶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존중해주자’라는 꿈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목표 아래 충실히 살아가던 그에게 충남도청 창업보육센터는 창업을 권유했다.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해내는 그를 눈여겨보던 기업 및 기관들의 요청이 그 이유였다. 최 대표는 충남도로부터 지원받은 컴퓨터 4대와 함께 2003년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상산 센터장은 창업을 고민하던 그에게 ‘드리미’라는 사명(社名)을 선사하며, 꿈을 도와주는 기업이 돼라는 비전을 전했다. 최 대표가 여성CEO로서의 삶을 꾸리게 된 것이다.

소비자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드리미는 LED TV 시장의 호황과 여성CEO라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렸다. 연 매출 300억 원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급성장을 이루었지만 호황은 지속되지 않았다. 일본에 거대한 쓰나미가 들이닥치며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부도를 맞이한 것이다. 그는 부도만은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대재앙 앞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에 대한 자책감과 사업에 대한 후회로 우울증까지 겪던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사람들이었다. 다시 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공부와 강의에 몰두할 것을 권한 것이다. 당시 지도교수는 ‘하루하루 무사히’ 살아간다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거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2년 간 강의에 몰두하던 그는 재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이대로 쓰러진 채 도망만 다녀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이 그를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최 대표는 ‘드리미’라는 이름을 다시 찾았다. 재기에 도전하는 만큼 드리미는 예전과는 다른 각오로 무장했다. 사업 실패의 경험을 가진 임원진이 모인 것이다. 최 대표는 사업에 실패했을 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함께 재기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의 말처럼 드리미는 최 대표의 경영 노하우와 임원진의 기술력이 힘을 모아 만든 회사다. 꿈을 돕는 기업이 돼라는 멘토의 당부처럼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최 대표의 다짐이 엿보인다.

“‘사람’이야말로 제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제가 부도를 맞았을 때도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재기에 대한 용기를 얻을 수 있었죠. 부도 당시 사춘기였던 아이들도 다행히 충격을 딛고 저에게 큰 응원과 지지를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격려의 목소리는 제가 지금 여기 서 있을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100년을 가는 기업보다 하루하루에 충실한 기업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제어장치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드리미는 재기에 도전하며 디스플레이 제조용 오븐장비를 제작하는 히터사업과 LED 조명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들은 각 분야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 모인 기업답게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드리미의 히터사업은 원적외선 히터를 이용한 핫플레이트, 다단카셋트오븐, 실험실 IR(Infrared) OVEN 장치를 설계 및 제작을 전문으로 한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은 현재 국내 굴지의 진공 및 고온 오븐 전문기업들에 납품되고 있다. 특히 온도 균일도 및 아킹 방지 기술에 대한 특허와 수소 자동차용 연료탱크 생산에 필요한 원적외선 히터를 활용한 융착설비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는 등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LED 조명사업 역시 전기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LED 조명 개발에서 나아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독창적인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최애희 대표는 드리미의 LED 조명은 기존 조명 대비 최대 6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해주는 것이 장점이라며, 수은, 납, 카드뮴 등 환경유해물질이 전혀 없다고 소개했다. 긴 제품 수명 역시 장점이다. 낮은 기온이나 빈번한 점등과 소등에도 안정적이며 빛의 깜빡임이 적어 눈의 피로감을 대폭 줄였다.

“드리미는 각 사업 분야 팀장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기술 뿐 아니라 사업타당성에 대해 논의하며 분야별 소통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저는 경영전문가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 대화하고, 머리를 맞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나가는 것이 드리미의 경쟁력입니다.”

처음 드리미를 창업하던 당시 ‘100년을 가는 기업’을 꿈꾸던 최 대표는 한 번의 실패를 겪은 후 생각의 방향을 바꾸었다. 100년이 아닌 하루하루에 충실한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매일을 무사히 보낼 때 기업의 수명은 10년으로, 다시 100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말했다. 좌절했던 그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던 ‘오늘도 무사히’라는 말은 곧 그의 경영철학이 되었다.

 

‘실패’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응원이 필요하다

부도를 맞았을 당시 최애희 대표는 엄청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 외에도 세상의 비난 속 자꾸만 숨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때 그를 지지해준 것은 지도교수과 동료교수들이었다. 당시 그에게 충남노사민정협의회 일자리더하기 분과 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죄 지은 것이 없다면 당당히 수락하라던 조언은 유효했다. 현재 그는 자신처럼 사업에 실패해 용기를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강의를 하던 그에게 ‘망한 사람이 강의를 하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을 때도 그는 당당했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으며, 넘어졌을 때 다시 재활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입증하고 있는 그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저는 제가 넘어질 거라고 꿈에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너지는 환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죠. 하지만 제가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주는 친구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최 대표는 우리 사회에는 실패한 사람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실수가 있었다면 그를 비난하기보다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 번 실패한 사람이 재기했을 때 사회는 실패에 대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는 최 대표는 기업이 실패했다고 해서 결코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 거듭 강조했다. 이들을 비난하기 전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견해와 함께였다. 실패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한 번 더 끌어안을 때 그들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각 기관에서 창업에 관한 지원은 많지만 사업에 실패한 상황에 대한 대비비용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청년 창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들이 사업에 실패한다면 곧바로 2억 원 이상의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죠.”

실패를 딛고 일어난 만큼 최 대표는 청년들에게도 실질적인 조언을 전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다포세대와 양극화, 열정페이 등을 직접 바로잡을 수는 없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을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창업과 성공에 대한 환상보다는 가족과의 일화 등 소소한 삶의 모습을 서로 나누며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나누고 있다.

또한 그는 여성CEO로서 겪은 편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사회적 배려와 혜택도 있지만 그만큼의 편견과 질타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제품 구매시 3~5% 여성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 등 여성기업인에 대한 혜택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최 대표는 이에 대해 불평하기 전에 여성CEO 스스로가 떳떳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사업을 꾸려간다면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전했다.

 

멘티에서 멘토로, 후배세대 응원하는 ‘내리사랑’

현재 최애희 대표는 충남노사민정협의회(청년 일자리 더하기) 위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멘토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충남노사민정협의회는 ‘2014 노사민정 협력 활성화 전국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며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충남노사민정협의회 활동의 일환으로 ‘마이크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충남도청 관계자들과 함께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며 실제 도정에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가 자신의 멘토인 이상산 대표에게서 받았던 감명이 현재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자신보다 아랫사람인 한 청년을 인정해주며 존재감과 꿈을 인정해주었던 멘토를 본받아 청년들의 멘토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멘토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최애희 대표의 의지는 확고했다. 예산 문제로 청년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중지 위기에 처했을 때 동료 기업인들과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지속적으로 행사를 개최한 그다. 최 대표는 현재 기관에서 주최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행사들은 일회성에 그치거나 실적 위주에 치우쳐 있다며, 프로그램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 보다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창업으로 내몰기보다 청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지원과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진정한 멘토멘티를 맺어주고, 손자멘티까지 낳을 수 있는 사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강의를 듣고 창업한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상산 대표님은 제게 ‘손자 멘티’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며 인사하셨죠. 제가 스무살 때 그 분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생각했듯 지금의 학생들은 저처럼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꿀 수 있도록 멘토로서 그들을 돕고 싶습니다.”

최 대표는 멘티들에게 다시 후배들을 위한 멘토가 될 것을 권하고 있다. 후배 세대를 위한 내리사랑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그는 보다 많은 청년들이 멘토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확신했다. 이밖에도 최 대표는 여성기업인협회, 충남벤처협회, 충남도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힘은 네트워크라 강조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격려와 지지를 보낼 것이라 다짐했다. 경제와 경영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현재 자신이 체험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변 사람들이 보내온 지지와 사랑 덕분이라며 거듭 감사를 전했다.

“멘티들에게 항상 사람을 너무 크게 보지 말라고 강조하곤 합니다. 저 역시 저의 멘토이신 이상산 대표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단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죠. 역사 속 위인들은 물론 훌륭한 분들이지만 당장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자신이 힘들 때 답을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힘든 시간을 지날 때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멘토들이야말로 진정한 위인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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