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시공간분석연구소장 - “연구소 법인화로 민간기업 자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낼 것”
이승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시공간분석연구소장 - “연구소 법인화로 민간기업 자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낼 것”
  • 박금현
  • 승인 2017.06.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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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일 서울시립대학교 시공간분석연구소장이자 동 대학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관리를 위한 주거-기업-교통 상호작용 기반의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시스템 개발·운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의 연구는 현대도시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론을 개발하는 융합연구로써 학계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 결과에 대한 기대치와 함께 그가 몸담고 있는 연구소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승일 교수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에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국내 도시는 그동안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도시화 과정을 밟았으나 최근 저성장·저출산·고령화·사회불균형 등 경제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미세먼지와 같은 심각한 환경문제까지 직면하며 지금까지의 계획과 정책방식을 전환해야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맞서 있다.

이승일 교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은 실행에 앞서 정책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북미와 유럽의 도시에서는 이를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해 정책 실무에 적용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실무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사실입니다”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 교수를 필두로 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관리를 위한 주거-기업-교통 상호작용 기반의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시스템 개발·운영 연구’는 현대도시가 당면한 경제, 사회,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방법론을 개발하는 융합연구이다.

그는 그동안 선진국에서 개발한 거시적 모델을 도입해 수도권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오랜 기간 수행해왔다. 2015년부터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최근 ‘저탄소녹색성장’, ‘지속가능교통물류’, ‘도시재생’ 등 새로운 정책 수요에 부합하는 미시적 모델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거시-미시 연계모델의 개발에 필요한 이론연구와 기술적 연구를 융합적으로 수행해온 것이다.

거시-미시 연계모델은 기존 거시적 모델을 기반으로 하되 작은 규모의 대상공간을 선정해 원하는 미래의 시점을 기준으로 미시적으로 확대(zoom-in)하는 방식인데, 도시권의 거시적 관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파급효과를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시적 분석 대상은 도시의 모든 지역이 될 수 있으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분석 방법이 다르므로 매번 다른 분석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각 분석은 어플리케이션의 형태로 시스템의 모듈이 돼 유사한 성격의 지역에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적용 사례가 많아지면서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늘어나서 결국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미시적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져 적용 경험을 축적시키면서 도시권 전체로 시스템을 확대시키는 방식이다.

이 모든 연구를 수행하는 시공간분석연구소(Temporal and Spatial Analysis Institute)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에 있는 여러 연구실 중 하나이다. 아직은 공식적으로 연구실이지만 2년 전 연구소의 체제를 갖추었고, 3년 안에 학교 안의 창업기업으로 법인화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는 토지이용과 교통 상호연계의 이론에 기반을 둔 도시통합모델이라는 큰 우산 아래 주거 입지, 기업 입지, 교통과 접근도 등의 세 가지 연구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각 연구 분야는 주거-기업-교통의 연계성을 공통분모로 삼고 있으며 주거, 기업, 교통은 도시의 핵심 구성요소로서 도시의 변화를 분석하는데 반드시 수반돼야 하므로 지속가능한 도시관리를 위한 미시적 모델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시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교수 세 명이 함께 하고 있는데 이창효 박사(주거), 안영수 박사(기업), 장성만 박사(교통)를 중심으로 석사 및 박사과정 연구원이 하나의 나무에 속한 가지들처럼 이어져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융합학문으로 영역 확장 및 발전

“이번 연구의 본질적인 목적은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를 위해 필요한 거시적 도시시뮬레이션 모델을 미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한 성과는 지방자치단체 및 시정연구원 등 공공부문에서 도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 연구에 대해 확신을 보이고 있는 이승일 소장은 미시적 분석 모델을 어플리케이션의 형태로 개발하기 때문에 건설, 부동산, 금융, 보험, 투자 등 다양한 민간 부문에서도 에너지, 대기오염, 미기후 등 지역의 환경문제를 개선하는데 활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역세권 혹은 간선도로 주변의 건축개발, 상권, 기업 및 주택입지 등의 분석을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기존에 이와 관련된 수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도시권의 거시적 관계를 고려하면서 미래의 특정 시점을 대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는 도시 관련 인문사회학 분야에 공학적 분석방법론을 접목시키는 융합연구에 해당하므로 기존 학문의 영역을 확장시키면서 학문의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미래 도시를 위한 폭넓은 안목의 인재 양성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인 학계의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 소장은 이번 연구의 경우 학문적 요구와 정책 실무에서의 요구 간에 괴리가 어려웠던 부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를 위해 연구에서 개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학문 분야에서는 쉽게 공감하지만, 정책을 입안해 수행하는 전문가에게는 아직 생소한 방식이라 실무에 적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연구원들이 사회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원인이 되며 모델 적용에 필요한 데이터를 매번 별도의 과정으로 수집해 복잡한 가공작업을 거쳐야 하므로 정책 실무의 활용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통합모델 관련된 연구수행 업적 ‘다수’

이승일 교수는 그간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지속해왔는데 2001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에 부임한 이후로 줄곧 토지이용과 교통 상호연계의 이론에 기반을 둔 도시통합모델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왔다.

본격적으로 모델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11년 12월부터 5년간 수행한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의 연구개발사업인 ‘탄소저감을 위한 도시공간-교통연계 탄소배출량 관리 시스템 개발’연구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지금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이 연구와 병행해 역시 2015년부터 시작한 국토교통부의 5년간 연구개발사업인 ‘기후변화 적응형 도시 열환경 설계시스템 개발’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도시에너지를 건물에너지와 교통에너지로 구분해 도시공간구조 및 토지이용패턴의 변화를 통한 도시 열의 저감을 통해 도시에너지의 소비량을 저감시키는 효과를 산출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두 연구 간의 시너지 효과는 매우 높다. 그간 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활동은 크게 토지이용-교통 통합모델을 활용한 장기예측 모델개발, 미시적 공간을 대상으로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들 수 있다.

이 중 미시적 공간을 대상으로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속하는 역세권 연구 성과로는 네트워크기반 역세권 범위설정 방법론 개발, 강남권역 역세권 보행 및 자전거 접근지도 제작, 대중교통 접근도가 수단선택에 미치는 영향, 역세권 내 상업입지 분포 변화 예측 연구가 있다.

특히 네트워크기반 역세권 범위설정 방법론의 경우 특허(10-2013-0050666)를 출원했는데 기존의 역세권 범위는 역 중심점을 기준으로 반경 500~1,000m의 원형이 적용됐으나 도로 네트워크 기반의 접근도달 거리(또는 시간)를 기준으로 역세권 범위를 설정하는 방법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소의 활발한 연구와 함께 이 교수는 사회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서 학술지(국토계획)의 편집위원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토계획’은 우리나라 국토 및 도시 분야의 대표적 학술지로서 역사가 매우 깊다.

그는 국토계획의 편집위원장으로서 우리 학문분야의 성과를 학자들 간에 효율적으로 공유해 학문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정책 실무뿐 아니라 민간 전문가들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에 학-연-산-관 모두 동참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속연구 활발히 ‘연구소 법인화’할 터

이승일 소장은 내년 초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관리를 위한 주거-기업-교통 상호작용 기반의 시공간분석 어플리케이션 시스템 개발·운영 연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후속 연구 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총망라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직접 사용이 가능한 형태의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의 꿈이자 연구소의 목표이다.

이 연구 사업에는 시스템 개발전문업체가 참여해 지금까지 연구소에서 사용해온 토지이용모델인 DELTA(영국 David Simmonds Consultancy 개발)를 개조하고, 교통모델은 국내에서 개발된 모델의 개발자도 참여토록 해 명실 공히 국내를 대표하는 미시 시뮬레이션 모델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연구뿐 아니라 후속 연구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공간분석연구소를 법인화해 공공 정책의 장기적 효과를 예측하여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관련 민간 기업에게 유용한 도시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나아가 상권분석을 통해 영세한 자영업자의 상업 활동을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활동을 하고자하며 법인화를 통해 연구소가 민간분야에 더욱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박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연구원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그는 정년 전까지 이러한 일들을 모두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학들이 안정적으로 학-연-산의 과정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이며 정년 이후에도 힘이 닿는 한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연구실의 연구원은 현재의 불안정과 미래의 불투명 속에서 연구를 해야 하는 현실로, 연구원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기에 연구원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위한 국가차원의 넉넉한 투자가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승일 교수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학사 (1979-1983)

독일 도르트문트(Dortmund) 대학 도시 및 지역계획학 석사/박사 (1988-1998)

국토연구원 초빙연구원 (1999-2001)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조교수 부임 (2001-현재)

건설교통부 신도시포럼 위원 (2004-2007)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 자문위원 (2006-2008)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연구원장 (2012-2015)

(사)도시정책학회장 (2015-2016)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학술지 편집위원장 (2017-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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