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천대 축구부 김시석 감독 -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챔피언 향하다
[스포츠] 인천대 축구부 김시석 감독 -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챔피언 향하다
  • 박성래
  • 승인 2015.06.08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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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99%는 선수가 만들고, 1%는 감독이 만든다. 그러나 감독이 없으면 100%가 될 수 없다. -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son)-

| 인천대학교 축구부 김시석 감독
| 인천대학교 축구부 김시석 감독

선진 축구의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지도자 
올해 1월에 끝난 제16회 호주 아시안컵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을 만난 이정협이다. 상주상무에서 뛰던 무명의 선수를 아시안컵 멤버로 발탁한 슈틸리케와 이정협의 스토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정협이 슈틸리케라는 좋은 스승을 만나면서 그의 축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종목을 막론하고 선수가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도자와 선수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이는 경기가 진행되는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감독과 선수로 만나 사제의 관계를 맺고 있는 매 순간이 그렇다. 선수는 경기를 지배하지만 감독은 선수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인천대학교 축구부 김시석 감독은 이를 직접 증명하며 인천대학교 축구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전국 탑 클래스의 팀으로 거듭나게 했다.
  
과거 할렐루야축구단에서의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배우자의 권유로 2년 동안 신동아화재 보상팀에서 또 다른 인생을 경험했다. 운동세계에만 있던 김 감독이 또 다른 세상 경험을 통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길 원했던 배우자의 깊은 뜻이 담긴 조언을 김 감독이 잘 받아들였던 것이다. 김 감독도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의 경험이 지금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부인의 조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평생의 꿈인 축구감독이란 사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부인과 약속했던 2년간의 시간을 뒤로하고 지난 2013년 인천대 축구부에 부임했다. 인천대학교는 김 감독의 모교이기도 하다. 

1982년 인천대 축구부에 입학한 그는 당시 창단 멤버로 활동하며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인천대학교를 전국추계대학축구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끌어 큰 기대를 모았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오던 김 감독은 할렐루야 축구단에서 은퇴한 뒤, 1994년 12월부터 1996년 10월까지 인천 부평동중 축구부 감독을 역임하면서 이천수를 길러낸 은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할렐루야축구단 수석코치, 서울기계공고 감독, 인천대 감독(2000~2003년), 인천유나이티드 수석코치, 2008년에는 ‘미래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을 스코틀랜드 셀틱 FC에서 수행하면서 셀틱의 2007-2008 스코틀랜드 프로축구리그 SPL의 우승을 함께 했다. 

셀틱에서는 클럽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코치로서 1년 동안 연수를 받아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U-12, U-15, U-18 총괄감독을 역임하면서 선진 축구의 이론과 실전을 그대로 전파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력은 김 감독이 유·소년팀부터 프로팀까지 모든 연령대의 선수들을 지도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유능한 지도자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제자로는 이천수 외에도 조용형, 김정우, 박용호 등이 있다.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
김시석 감독이 부임한 이후 인천대학교 축구부는 2년여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김 감독은 만년 약체였던 인천대를 부임 이후 강팀으로 변화시키며 2014년 8월 개최된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8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1981년 11월에 창단된 인천대학교 축구부는 창단 이듬해 김시석 현 감독이 포함된 1학년 선수만으로 구성된 팀으로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준우승, 대학선수권우승, 인도DCM우승을 차지하며 그동안 9회의 우승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축구 명문 학교이다. 출신 선수로는 94년 미국월드컵 대표 이영진을 비롯해 전북 현대 골키퍼 코치 최은성 등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를 다수 배출하는 등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김 감독이 부임하기까지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자존심을 구겼던 인천대는 김 감독의 부임과 함께 한 달여 만인 2013년 10월에 전국체전 준우승을 하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8월 8년만에 결승에 진출했던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8경기에서 5실점 17득점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밝은 미래를 보여주기도 했다. 

부임 당시만 해도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였다. 10년 만에 모교에 돌아와서 처음 마주한 선수들은 실망스러웠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없거니와 패배 의식에 젖어 상대팀 선수들에게 손쉬운 상대로 여겨져 서로 인천대를 만나면 손쉬운 대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인천대를 바꿔 놓은 것이 김시석 감독이다. 이는 물론 선수들의 노력이 서려 있기도 하지만 김 감독의 그라운드 안팎의 완벽한 구상을 통한 완성된 시나리오기도 하다. 

‘모두를 위한 하나가 되고, 하나를 위한 모두가 되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김 감독의 철학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다. 그는 감독으로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자신을 낮추고 선수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낮은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자신이 정한 규율에 대해서는 솔선수범 해 철저히 지키는 한편,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처한 상황과 심리를 파악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언과 프로그램을 이용해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 인천대학교 축구부
| 인천대학교 축구부

부드러움 속에 단단해져가는 인천대학교 축구부
“저는 항상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합니다. 그리고 규칙을 어기면 벌금을 부과해요. 이는 선수가 입단할 당시 선수와 선수 부모님들에게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 설명하고 사인을 받습니다. 주로 음주, 흡연 등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부분과 심판에게 쓸데없는 어필을 하거나 지나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는 등 조직에 문제를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한 제제를 가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규칙은 꼭 엄수하도록 하고 핑계를 대지 못하게 합니다. 누구나 잘못에 대해 핑계를 대고는 하지만 사회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줄 아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그럼 그라운드 안에서도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임하게 되겠죠.”

김 감독은 학교와 부모님을 위해서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10분이든 90분이든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만큼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뛰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성적과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을 뿐더러 성적이 좋아도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자신에 의한 축구를 하라고 강조합니다”라고 전했다.

아직 부임 이후 우승 경험이 없는 김 감독은 ‘No Pain, No Gain’을 선수들에게 강조하며 좀 더 훌륭한 선수가 되고자 한다면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감수하라고 지도한다. 지도자가 훈련을 이끄는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팀과 더 나아가서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축구 외적으로도 선수들에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축구 감독으로서 모든 선수들이 다 프로가 되고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냉정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학교 공부와 외국어 공부 등을 강조하며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무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선수들 외에 일반 학부생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가 축구 외적으로도 자기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프로에 가서도 감독 생활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김시석 감독은 언젠가 프로에서도 기회를 준다면 모두가 놀랄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종적인 그의 목표는 축구 경영. 인천축구협회 전무로 5년간 활동하고 있는 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축구 종목 조정관으로도 활동하며 현장이 아닌 행정적인 업무에도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지도자로 이룰 목표가 많아 아직은 먼 얘기입니다”라며 멋쩍은 모습으로 자신의 목표를 밝히는 김 감독에게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가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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